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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Writer
[이불] 까마귀
스물아홉이나 먹어서 무슨 어린애 같은 짓이냐고 꾸지람 들을 것이 분명했다. 하지만 돌이켜보면 아홉 살 때나 열아홉 때나 지금이나 똑같은 꾸지람을 들어왔다. 그럼 대체 나는 언제 어린애 같을 수 있었던 거지?
레진 몇 조각을 손톱에 얹고 기계로 굳히기를 반복하다 보니, 어느새 손톱이 알록달록하게 가득 채워지고 있었다. 꽤 오랜 시간 탐내던 반짝이는 동심이 손 위로 얹어진 듯했다. 오직 나만의 기준으로 형성된 엉성한 미(美)라는 것도 마음에 들었다. 물론 누군가 세련된 취향의 사람이 본다면 쟤는 왜 유치원 조카가 칠해준 것 같은 손톱을 자랑스레 보이고 다니냐며
by
이강현 에디터
2021.10.05
리뷰
PRESS
[PRESS] 친애하고픈 마음에게 건네는 문학 심리학 수업 - 친애하는 내 마음에게
문학작품으로 배우는 첫 심리학 수업
세상엔 너무도 많은 사람들이 있고, 그만큼 이해할 수 없는 마음들이 있다. 나는 왜 그러는 걸까. 그 사람은 왜 그러는 걸까. 누군가를 향해 고개 기울이며 던졌던 단순한 질문들이 그런 공존을 실감케 한다. 혹은 아무리 노력해도 고쳐지지 않는 자신의 모난 마음 때문에 보이지 않게 힘든 시간을 보내는 이들도 있을 것이다. 생채기가 나면 연고 한 번 슥 발라
by
오예찬 에디터
2021.09.22
칼럼/에세이
에세이
[에세이] 안녕, 나야.
작은 나에게 보내는 편지
수많은 소원 아래 매일 다른 꿈을 꾸던 아이는 그렇게 오랜 시간 겨우 내가 되려고 아팠던 걸까 가수 아이유의 노래, <아이와 나의 바다>에서 내가 가장 공감하는 가사다. 모든 사람의 내면에는 아이가 있다. 이는 ‘내면 아이(Inner Child)’라는 상담학 용어로도 정의된 개념이다. 개인마다 다른 성장 배경에 따라 쌓인 경험은, 아이가 성인으로 자라난
by
이남기 에디터
2021.08.27
오피니언
영화
[Opinion] 증오하는 나의 딸, 그리고 나의 어머니 - 현기증 [영화]
모든 가족에게는 보이지 않는 금이 있다
비약적 사자성어, 희로애락 나는 방어 기제로 이어지는 인간의 이기적인 본성이 표출하는 슬픔을 사랑하는 편이다. 단지 '나의 자식이 죽었다', '사랑하는 사람이 떠나갔다', '믿었던 사람에게 배신당했다'라는 근본적인 아픔과 분노보다는, 어쩔 수 없는 상황 속에서 괴물이 되는 인간의 모습을 그려낸 영화에 더 깊이 공감한다. 스스로조차 자신의 감정을 읽어내지
by
허향기 에디터
2021.06.03
오피니언
도서/문학
[Opinion] 더 없이 근사한 부재 [도서/문학]
우리는 오로지 부재 속에서만 제대로 볼 수 있고, 결핍 속에서만 제대로 말할 수 있다
요컨대 요즘은 결핍이라는 단어에 제대로 꽂혀 있었다. 창작은 결핍 속에서 나온다고 생각했기 때문일까? 그 결핍을 채우지 않고서는 행복하게 살 수 없고 결핍을 채운다면 창작을 하지 못할까 걱정스러웠다. “우리는 오로지 부재 속에서만 제대로 볼 수 있고, 결핍 속에서만 제대로 말할 수 있다.” 그래서일까 이 문장이 끌렸던 이유는. 마치 나에게 말을 거는 것만
by
박소희 에디터
2021.05.22
오피니언
도서/문학
[Opinion] 나와 참 많이 닮았습니다 - 데미안 [도서/문학]
책<데미안>을 읽고 시선을 머문 구절 속 의미를 쫓아 나의 이야기를 풀어봅니다.
책에 들어가며 새는 알에서 나오려고 투쟁한다. 알은 세계다. 태어나려는 자는 하나의 세계를 깨뜨려야 한다. 새는 신에게 날아간다. 신의 이름은 아브락사스. 아, 그 책. 읽기도 전에 유명한 구절을 먼저 알았을 정도로 헤르만 헤세의 <데미안>은 알게 모르게 내적 친밀감이 가득한 책이었다. 아무리 그래도 독문과인데 한 번쯤 <데미안>은 읽었을 법하지 않아?라
by
신송희 에디터
2021.05.01
오피니언
공연
[Opinion] 위키드 - 편견에 맞서는 내면의 아름다움 [뮤지컬]
악한 서쪽 마녀와 착한 남쪽 마녀의 숨겨진 진실은 과연 무엇일까?
어렸을 때 읽은 동화책에는 항상 선과 악이 공존했다. 필자는 마녀가 당연히 벌을 받아야 하며 주인공은 보상을 받는 구성에 약간의 의구심이 생겼다. 마녀에게도 그럴만한 사정이 있지 않았는지, 주인공이 너무 이기적인 것은 아닌지 말이다. 『오즈의 마법사』 속 악한 서쪽 마녀는 결국 도로시가 뿌린 물로 죽고 만다. 반면 북쪽 마녀는 도로시를 도와주는 착한 역할
by
황희정 에디터
2021.03.14
오피니언
미술/전시
[Opinion] 충돌, 충돌, 충돌! [미술/전시]
장 - 미셸 오토니엘과 제니 홀저의 작품을 감상하며 느낀 내면의 충돌과 그것이 이끄는 세계
지난 토요일, 마감을 앞둔 장 - 미셸 오토니엘과 제니 홀저의 전시를 관람하기 위해 국제갤러리에 방문했다. 두 작가 모두 현대 미술계의 굵직한 인물이며 그들의 작품이 우리에게 낯설지 않아서인지, 마지막 날임에도 불구하고 전시장은 꽤 북적였다. 오토니엘은 유리로 만든 벽돌을 쌓은 'Precious Stonewall' 연작과 수채화 드로잉, 그리고 루브르 박물
by
김현나 에디터
2021.02.04
오피니언
영화
[Opinion] 알지 못했던 내면을 발견하기 - 존 말코비치 되기 [영화]
융의 자기실현을 통해 본 영화 존 말코비치 되기 '알지 못했던' '내면'을 '발견하기'
“심혼은 육체보다 훨씬 더 복잡하고 도달하기 어려운 것이다. 그것은 말하자면 인간에게 의식될 때에 한해서만 존재하는 세계의 반쪽이다. 따라서 심혼은 단순히 개인적인 문제가 아닌 세계의 문제이며, 정신과 의사는 전 세계의 문제를 다루는 것이다.” - 카를 구스타프 융 (Carl Gustav Jung) 우리는 현실 속에서 살아가지만 가끔씩 꿈과 기억, 그리고
by
남윤서 에디터
2020.12.29
오피니언
영화
[Opinion] 보이지 않는 장벽에 관해 - 마틴 에덴 [영화]
자신에게 생명력을 불어 넣었던 순수한 의지가 좌절된 이유.
"당신처럼 말하고 당신처럼 생각하고 싶어요." 영화 <마틴 에덴> 속에서 초등교육도 제대로 마치지 못한 '노동자(선원) 마틴 에덴'이 우연히 알게 된 '부유층 집안의 엘레나'와 사랑에 빠지고 엘레나에게 한 말이다. 가난한 남자와 부유층의 여자의 사랑이야기를 담은 멜로 영화 <마틴 에덴>은 자세히 들여다보면 '인생의 본질적인 주제의식'을 담은 다큐 영화에
by
이현지 에디터
2020.11.11
리뷰
공연
[Review] 타인의 어둠 앞에서 더 이상 웃을 수 없게 된 우리에게 - 연극 '웃기는 어둠'
타인의 어둠을 낯설게 느끼는 순간부터 이 연극은 시작된다.
타인에겐 웃기는 어둠 연극 <웃기는 어둠>은 조셉 콘래드의 소설 ‘어둠의 심연’과 이 소설을 영화화한 ‘지옥의 묵시룩’을 토대로 독일의 대표 극작가 볼프람 로츠에 의해 창작된 오디오 극본이다. 그렇기 때문에 이 작품은 무대 공연을 위해서 폭넓은 변화를 추구한다. 볼프암 로츠는 직접 “전체적으로 대본 변경, 삭제, 다른 텍스트 삽입을 수용할 뿐만 아니라 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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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다온 에디터
2020.10.25
칼럼/에세이
칼럼
[씬(Sinn)의 혁명] 도시인의 우울에 관하여 - 영화 '도쿄의 밤하늘은 항상 가장 짙은 블루'
내면 죽이기의 일상화
1. 서울을 버려야 서울로 돌아올 수 있다는 말은 그럴듯하게 들렸다. 서울을 버려야 서울로 돌아올 수 있다는 말은 그럴듯하게 들렸다. 도시에서 자란 인간은 결코 자신의 내면에서 도시를 죽이지 못한다. 염증이 자욱한 도시인에게, 서울을 둘러싼 혐오감은 도시인으로서 자신에게 부여된 정체성을 재확인하는 일로 환원될 뿐이다. 빽빽한 아파트, 아파트보다도 많은 자
by
이소현 에디터
2020.1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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