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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도서/문학
[Opinion] 잔해 속에서의 손짓. [문학]
아직 작별이 흐릿해 보이는 이유는 인사를 건네는 그들의 손짓이 여전히 보이지 않기 때문이다. 덜 기억하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달에는 두 번의 조문을 다녀왔다. 죽은 자를 보내는 의식 속에 위치하는 건 매번 낯선 일이다. 몇 년 전 가까운 사람 둘을 떠나보내며 겪었음에도 여전히 장례 기간 중에는 머리가 멍해지는 종류의 둔중함 같은 게 자리한다. 세상을 떠나는 게 작별일까. 거기에 별다른 의심 없이 작별이라는 말을 붙일 수 있는 걸까. 인사를 채 나누지 못하고 멀어지는 건 작별
by
조원용 에디터
2022.01.04
오피니언
도서/문학
[Opinion] 언어와 왜곡과 현실과 세계 - 희랍어 시간 [도서/문학]
한강이 말하는 언어는 접착제가 덕지덕지 붙은 조각났던 세계였다.
** <희랍어 시간>의 전반적인 내용을 다루고 있습니다. 스포일러를 유의해주세요. 언어는 세계다. 볼 수 없는 것조차 언어로 규정짓고 나면 우리 머릿속에 자리 잡는다. 사랑, 삶, 혐오 따위가 그 예다. 말을 뱉는다는 행위는 곧 내 세계를 뱉어내는 것이다. 아무도 기억하지 않을 얄팍한 우스갯소리도, 몇 년을 고뇌한 끝에 내뱉은 사랑 고백도 모두 내 세계의
by
김가을 에디터
2022.01.03
칼럼/에세이
에세이
[에세이] 무애 無㝵
악흥을 좇아 실컷 우스워지리라
마음을 지키기 위해 세워둔 철책들을 거두어야 하는 때가 찾았다. 고꾸라지거나 꺾이지 않기 위해 대지에 깊이 박아둔 말뚝들, 비로소 뿌리가 자라니 그것들은 나를 구속하는 족쇄가 되어 있음을 본다. 이제 날아볼 만큼 나의 마음은 자유로와졌고, 나를 규정하고 보호하는 선과 푯말은 나의 한계가 되어주고 있었다. 가벼움에 대해 생각하는 나날이다. 가벼움 세 자를
by
서상덕 에디터
2022.01.02
오피니언
드라마/예능
[Opinion] 책을 읽어드리겠습니다 - MBC 금토드라마 '옷소매 붉은 끝동' [드라마/예능]
실제 문헌 <운영전>, <동국문헌비고>, <홍계월전>과 <이형경전>으로 이해하는 서사.
기우였다. 클리셰처럼 굳어진 영ㆍ정조 시대가 소환되는 이유는 무엇일까. 어찌 이리도 환대받을 수 있는 것일까. 유구한 역사가 주는 장엄함이 작품성을 더하고 사실에서 기인한 비극은 충만한 개연성을 선사한다. 난세의 현대인들이 정조와 같은 개혁 군주를 고대하고 있는지도. “북풍은 쌀쌀하게 불고 눈이 펄펄 내리네. 나를 사랑하고 좋아하는 이와 손잡고 함께 떠나
by
윤하정 에디터
2022.01.01
오피니언
패션
[Opinion] 패션산업과 다국적 기업 [패션]
라나 플라자 붕괴 사고와 글로벌 의류 소싱
바잉 단계 Buying 패션 머천다이징 과정에서 ‘신상품 개발’과 ‘상품 구성 계획’을 정립하고 나면 상품 기획, 즉 ‘바잉Buying’ 단계로 넘어간다. 여기에는 국내 브랜드나 도매상에서 제품을 구매하는 ‘국내 소싱’과 해외에서 소싱이 이루어지는 ‘해외 소싱’, 두 가지 방법이 있다. * 일전 참여했던 패션 머천다이징 수업은 팀 프로젝트로 진행되었다.
by
강현지 에디터
2021.12.31
리뷰
전시
[Review] 다시 만난 샤갈 - 샤갈 특별전 [전시]
샤갈만의 시선이 담긴 ‘성서’는 내게 크리스마스 선물로 다가왔다.
그때 아마 스물한 살이었을 거다. 같은 사무실에서 일하는 옆 팀 언니가 전시회를 보러 가자고 했다. 하지만 직업 특성상 서로 시간을 맞추기 어려웠다. 정확하게는 내가 시간을 낼 수 없었는데, 그 언니는 끝까지 기다려줬다. 전시 기간이 끝나갈 때쯤 겨우 보게 된 것으로 기억한다. 그림을 이해할 수 있을지 걱정할 겨를도 없이 전시를 관람했다. 덕분에 편한 마
by
강득라 에디터
2021.12.31
작품기고
The Artist
[wal space] 크리스마스 배달
언제부턴가 산타의 웃음소리가 들리지 않았다.
음.. 요즘에는 루돌프보다 배달 서비스가 더 많아요. 그게 편하기도 하고, 무엇보다 빠르거든요! 사라진 산타의 행방은 아무도 몰라요. 선물도, 음식도 모두 배달로 해결하니까요!
by
강하연 에디터
2021.12.25
오피니언
영화
[Opinion] 타이밍을 지켜라 [영화]
영화를 사랑하는 세 가지 방법
영화보기 완벽한 순간 우연히 보게 된 영화에 푹 빠질 때가 더러 있다. TV 채널을 돌리다가 무심코 발견한 낯선 제목의 영화들은 마치 강렬한 섬광처럼 번쩍이며 나를 압도하곤 한다. 때로는 잔잔하게, 때로는 유쾌하게 그리고 때로는 에로틱하게 화면 속에서 움직이는 사진들은 과하지 않은 몸짓으로 그들의 이야기를 속삭이고 결국 나는 들고 있던 리모컨을 천천히 내
by
강현지 에디터
2021.12.25
오피니언
공연
[Opinion] 뜻밖의 터닝포인트 - 노트르담 드 파리 : 프렌치 오리지널 [공연]
뮤지컬 ‘노트르담 드 파리’ 내한 공연을 관람한 것은 터닝포인트였다.
뮤지컬 ‘노트르담 드 파리’는 빅토르 위고의 동명 고전소설을 바탕으로 1998년에 초연됐다. 초연 공연부터 최다 관객을 기록할 만큼 세계적으로 유명한 뮤지컬이다. 이 작품은 국내에서도 인기가 많은데, ‘대성당의 시대’는 모르는 사람이 없을 정도로 유명한 넘버이다. 뮤지컬 한 편으로 종교가 중심인 대성당의 시대를 간접경험 할 수 있으며, 위선 그리고 선과
by
강득라 에디터
2021.12.23
오피니언
음악
[Opinion] 짧지만 강렬한 타임머신, 옛 노래들 [음악]
나보다 먼저 태어난 노래를 좋아하는 이유
요즘 매회 자체 최고 시청률을 경신하며 뜨거운 화제성을 입증하고 있는 <싱어게인2>를 보며, 나는 참가자들의 노래 실력에 탄복하기도 했지만, 동시에 한결같은 나의 음악 취향을 새삼스레 깨달았다. <싱어게인2>가 오디션 프로그램인 만큼 시청하는 동안 다양한 노래를 감상할 수 있었는데, 그중에서도 유독 나의 마음을 움직였던 노래들에는 공통점이 있었다. 김광석
by
임정화 에디터
2021.12.22
리뷰
전시
[Review] 그들과 소통할 수 있었던 전시 - 초현실주의 거장들 [전시]
‘문화는 소통이다’를 경험할 수 있었던 문화생활.
나랑 안 맞아. 자신과 반대인 사람을 만났을 때 많이 하는 말이다. 나는 무조건 안 맞는다고 결론 짓기 전에 상대를 이해해보려고 노력하고, 대화하는 시간을 가져야 한다고 생각한다. 다르기 때문에 배울 수 있는 점은 분명 있다. 그 후에 나랑 맞는지, 안 맞는지 결론 지어도 늦지 않다. 나한테 ‘초현실주의 거장들 : 보이만스 판뵈닝언 박물관 걸작전’은 나와
by
강득라 에디터
2021.12.18
오피니언
영화
[Opinion] 몽상과 꿈속으로 [영화]
서울아트시네마 "극장의 시간"
"35mm 필름 카메라 속에 시간을 담는 다는 건" 이삿짐을 정리하던 중 창고 한 편에 놓여있는 박스 안에서 오래된 필름 카메라를 발견했다. 십수 년 전 이모가 거금을 들여 샀던 삼성의 KENOX GX-1 이었다. 긴 세월이 지났음에도 외관은 먼지 하나 없이 깔끔했다. 다만 건전지로 작동되는 방식인지라 텅 빈 건전지 구멍을 바라보자면 그 기능이 여전히 정
by
강현지 에디터
2021.12.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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