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inion] 소재와 시도가 좋았던 '싱크홀' [영화]

글 입력 2021.09.15 1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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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차극장의 매력을 느낀 이후 가끔 그 곳에서 영화를 본다. 주변을 신경 쓰지 않아도 되고, 편안하게 영화를 볼 수 있다. 영화보다 문화생활을 하는 시간 자체에 집중하게 돼서 극장에서 영화를 볼 때보다 가벼운 마음으로 영화를 고를 수 있다. 영화가 재미없으면 극장에서 봤을 때보다 실망감, 허탈함이 덜하다. 특히 요즘 같은 시기에 잘 이용하고 있다.


얼마 전, 자동차극장에서 본 영화는 ‘싱크홀’이다. 우선 코믹영화라니 가볍게 보기 좋을 것 같았고 ‘싱크홀’이라는 소재와 ‘유쾌한 재난영화’라는 시도가 마음에 들어서 이 영화를 골랐다.


김지훈 감독의 영화 ‘싱크홀’은 8월에 개봉한 작품이며 차승원, 김성균, 이광수, 김혜준, 남다름이 출연했다. 배우 차승원과 김성균의 연기를 좋게 봤던지라 이 영화에서는 어떤 연기를 보여줬을지 기대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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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는 동원이 오랜 시간과 노력 끝에 서울에 집을 사고, 그 집에 살게 되면서 이야기가 시작된다. 신축 빌라를 샀다는 뿌듯함과 기쁨을 가득안고 이사 온 동원이 처음 만난 이웃은 만수였다. 두 사람의 첫 만남은 유쾌하지 않았으나 자꾸 마주치게 되면서 알게 모르게 서로에게 정이 들기 시작한다.


어느 날, 동원은 구슬이 저절로 굴러다니고, 뻑뻑한 창문을 발견하게 되면서 지반이 기울여 졌다는 것을 눈치 채고 불안해진다. 지반에 균열이 생기면서 단수가 되자 동원의 걱정과 불안은 점점 커진다.


동원은 내 집 마련 기념으로 회사 사람들을 집들이에 초대한다. 회사 사람들과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다음 날, 동원의 걱정과 불안은 현실이 되고 말았다. 결국 사고가 났다.


동원이 사는 빌라가 있는 곳에 싱크홀이 생긴 것이다. 그 바람에 빌라는 지하 500m로 떨어지고, 그 곳에 동원 그리고 그의 아들과 회사 사람들, 빌라 주민들이 갇히게 된다.


그들은 서로 의지하고 도와주며 함께 고난을 이겨나가고, 힘을 합쳐 싱크홀 속에서 빠져나오는데 성공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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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강서구에서 싱크홀이 발생한 만큼 우리에게 가깝고 현실적인 재난소재를 다룬 것은 좋았다. 무거운 소재를 유쾌하게 풀어가려는 시도도 좋았다. 관객이 공감할 수 있도록 세트장에 정성을 쏟은 점도 좋다. 그러나 그 정성을 세부적인 스토리와 작품 완성도에 더 쏟았으면 좋았을 거라는 아쉬움이 들었다.


싱크홀에 대한 경각심을 갖고 깊이 생각하기에는 스토리가 부족했다. 코믹, 감동, 메시지 모두를 잡고 싶은 욕심이 과했던 탓인지 어느 쪽도 돋보이지 않았다. 캐릭터 또한 입체적이지 않고, 개성은 없는데 과하게 표현하다보니 평소 좋게 봤던 배우들의 연기까지 어색하게 느껴졌다.


유쾌한 재난영화에 시도한 것은 좋았으나 센스가 부족했다. 무거운 소재와 스토리에서 코믹은 관객이 지루하거나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도록 도움을 주는데 여기서는 오히려 극의 흐름을 뚝뚝 끊기게 했다. 이는 차라리 코믹을 포기하는 편이 좋겠다는 생각에 이르게 했다.


감동 포인트는 관객을 설득하는데 실패했다고 본다. 재난영화에서 누군가가 희생하고, 그 부분에서 감동 포인트가 있는 클리셰는 관객도 이해한다. 그러나 이를 자연스럽게 스토리에 녹이느냐 녹이지 못하느냐에 따라 평가가 달라진다. 이 영화는 후자였다.


무엇보다 재난영화에서는 극 중 인물들이 재난현장에서 탈출하고 살아남는 씬은 극적인 순간이자 관객에게 벅찬 기쁨과 감동을 줄 수 있는 중요한 부분이다. 이 부분까지 관객을 이해시키는데 실패하면서 신파적이고 억지스럽다는 평가가 많았던 게 아닐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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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정말 마음에 들거나 장점이 더 많은 영화나 드라마를 봤을 때만 리뷰를 쓴다. 영화나 드라마는 최선을 다한 만큼의 결과가 나오지 않을 때가 많으므로 특별한 경우가 아니면 안 좋은 후기는 쓰고 싶지 않아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영화 ‘싱크홀’에 대해 안 좋은 후기를 쓴 이유는 소재가 너무 아까워서였다.


싱크홀은 우리가 가볍게 여기지 말아야 할 문제점이다. 하지만 안일하게 여기는 우리도 문제점이라고 본다. 이를 해결해주는 싱크홀 재난 영화가 또 나왔으면 한다. 그 때는 싱크홀이라는 소재에 대해 좀 더 세밀하고 날카롭게 그려냈으면 좋겠다는 마음으로 리뷰를 썼다.

 

 

이미지 출처 : 영화 [싱크홀] 포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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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득라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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