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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
[도서] 세상에 순수한 미술은 없다
걸작은 세 번 태어난다. 작가의 스튜디오에서, 미술시장에서, 그리고 컬렉터의 손에서.
걸작은 세 번 태어난다. 작가의 스튜디오에서, 미술시장에서, 그리고 컬렉터의 손에서. 작품의 가치가 만들어지는 진짜 무대, 미술 생태계 700년의 이야기. 파도바의 스크로베니 예배당은 조토 디 본도네의 프레스코화로 유명하다. 그런데 이 예배당을 지은 엔리코 스크로베니의 아버지는 파도바에서 악명 높은 고리대금업자였다. 고리대금업자는 천국에 갈 수 없다는 세
by
박형주 에디터
2026.08.28
오피니언
문화 전반
[Opinion] 빼앗은 예술은 박물관에 놓일 수 있을까 [문화 전반]
베를린, Neues Museum에 대한 단상
베를린에서 찾은 노이에스 박물관은 독일에서 처음 방문한 박물관이었다. 1843년에서 1855년 사이에 건설된 이 박물관은 2차 세계대전 이후 복원되어, 전쟁으로 인한 파괴의 흔적을 함께 안고 있다. 전쟁 이전의 고전주의 건축과 현대식 복원이 결합된 이 건축물은 보는 이로 하여금 과거와 현재의 시간성을 동시에 느끼게 하는 건축적 사료로 읽힌다. 박물관에 들어
by
문경란 에디터
2026.08.28
리뷰
영화
[Review] 사진으로 과연 무얼 할 수 있는가 - 사진의 얼굴 [영화]
영화 '사진의 얼굴'에 대한 개인적 단상
구와바라 시세이 씨는 90세의 일본인 포토저널리스트다. 그는 젊을 적 불의의 사고로 한쪽 눈을 잃었지만, 누구보다 초점은 잘 맞춘다고 자부한다. 그 시대의 순간에 멈춰 서서 초점을 맞춰야 하는 포토저널리스트의 운명은 그리 평온하지 않았다. 영화는 포토저널리스트이자 한 가정의 남편이자 아버지이자, 때로는 같은 현장을 두고 다투는 동료 기자들의 경쟁자이기도
by
문경란 에디터
2026.08.28
리뷰
PRESS
[PRESS] 1774년산 밤에는 이방인이 한 명쯤 필요하다 - 유다윤 바이올린 리사이틀 [공연]
가사 없는 노래로 들여다보는 이방인의 여러 얼굴 - 유다윤 바이올린 리사이틀 프리뷰
아아- 억울하다! 이만큼 어렵다니! 까만 밤, 어두운 골목길 위에서 나는 바일의 <서푼짜리 오페라>를 검색하느라 한참 머리를 싸맸다. 영어로도 검색해보고 독일어로도 검색해보다가, 끝끝내 9월 4일 공연 레퍼토리를 플레이리스트로 저장하는 데 성공했다. 끝끝내 플레이리스트를 완성하고 나니 오히려 억울한 마음이 더해져, 어느새 도착한 공연장 앞을 씩씩거리며 째
by
장유진 에디터
2026.08.27
리뷰
공연
[Review] 세상이 무너지는 데 걸리는 시간은? - 연극 '인간동물들' [공연]
인간이 그리는 비인간의 세계
인간에게는 멸망한 미래보다 극복된 미래가 더 익숙할지도 모른다. 2020년, 이름조차 낯설었던 감염병이 창궐하고 확진과 격리가 일상이 되었을 때만 해도 마스크를 벗고 거리를 활보하는 미래는 상상하기 어려웠다. 그러나 어떻게든 위기를 넘긴(혹은 극복했다고 믿는) 인간은 다시 평범한 하루를 되찾았다. 이겨낼 수 있으리라는 희망, 적어도 멸망하지는 않으리라는 낙
by
손현진 에디터
2026.08.27
오피니언
도서/문학
[Opinion] 책을 짓고 펴내고 알리는 겹겹의 마음들 [도서]
은유 인터뷰집 - 출판하는 마음
손에 쥔 책을 바라보는 한 사람의 뒷모습이 책의 표지에 그려져 있다. 무슨 생각을 하고 있을까? 어떤 마음일까. 책 [출판하는 마음]은 [쓰기의 말들], [싸울 때마다 투명해진다]의 저자 은유가 쓴 인터뷰집이다. 책을 만지는 다양한 직업의 사람들을 만나, 책을 짓고 펴내고 알리는 겹겹의 마음들을 담아냈다. 전주 여행에서 만난 [출판하는 마음] 며칠 전 전
by
방지수 에디터
2026.08.27
오피니언
미술/전시
[Opinion] 뒤집힌 세상에서 너와 나 - 게오르그 바젤리츠 [전시]
세화미술관 게오르그 바젤리츠 회고전에 다녀오다
전시장 벽면에 거꾸로 매달린 거대한 인물상이 눈길을 사로잡는다. 독수리와 나무, 사람의 손과 발까지 시선이 닿는 모든 대상이 우리의 일상적 감각을 비켜나 있다. 게오르그 바젤리츠(Georg Baselitz)의 화폭 앞에서 자연스럽게 떠오르는 질문은 하나다. 왜 모든 것을 거꾸로 그렸을까? 세화미술관에서 개최된 이번 회고전은 1960년대 초기작부터 '영웅'
by
최수경 에디터
2026.08.26
오피니언
도서/문학
[Opinion] 우리는 왜 시계모자를 벗지 못할까 - 우리들의 아름다운 나라 [도서/문학]
아무도 강요하지 않는데도 멈추지 못하는 이유에 대하여
「우리들의 아름다운 나라」에서 아이들은 해가 지면 학교에 간다. 정부가 국가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표준시를 바꾸면서, 사람들의 생활 리듬도 완전히 뒤집혔기 때문이다. 이에 더해 학생들의 성적을 올려준다는 ‘시계모자’까지 등장한다. 아이들은 머리에 시계모자를 쓴 채 수업을 듣고, 정부가 약속한 대로 성적은 눈에 띄게 오른다. 어두운 밤이 되어서야 학교에 가고
by
오가영 에디터
2026.08.26
리뷰
영화
[리뷰] 상처를 향해 셔터를 누른다는 것 - 사진의 얼굴
구와바라의 회고를 보며 사진가는 현장에서 직면하는 본질적인 질문을 떠올린다. 사진가는 비극의 실체를 온전히 고발해야 하는 사명과 타인의 고통을 자극적인 볼거리로 전락시킬 수 있다는 위험 사이에서 갈등하기 때문이다. 사진가가 참상을 정제 없이 보여주면 관객은 거부감을 느끼고 외면한다. 그렇다고 사진가가 현장을 지나치게 미학적으로 다듬으면 관객은 타인의 비극을 안전하게 소비한다. 결국 구와바라 시세이는 "보여줘야 한다면 어떤 방식으로 보여줘야 하는가"라는 질문을 안고 고민했다. 구와바라 개인의 고민은 누군가의 고통을 기록해 온 모든 사진가가 계속해서 풀어야 할 숙제였다. 따라서 우리는 사진가가 어떻게 현실을 증언하는 힘을 얻었는지, 사진가가 어떻게 보이지 않는 현실을 드러냈는지, 그리고 사진가가 왜 자신의 시선을 의심해야 하는지 살펴볼 필요가 있다.
고희영 감독은 영화 〈사진의 얼굴〉에서 사진가 구와바라 시세이의 삶을 조명했다. 구와바라는 60여 년 동안 미나마타병 파동, 베트남 전쟁, 한국 현대사의 현장을 기록했다. 특히 그는 미나마타병 환자들을 촬영할 때 겪은 윤리적 갈등을 회고했다. 수은 중독으로 온몸이 뒤틀린 환자들을 찍을 때 구와바라는 고통을 기괴하게만 담지 않았다. 그는 극심한 고통 속에서도
by
신동하 에디터
2026.08.26
오피니언
도서/문학
[Opinion] 타인의 아픔을 기억하는 일은 우리의 몫이다 [도서]
잊지 않기 위해 꺼내어 바라보아야 할 역사에 대하여
한강의 책 <소년이 온다>를 읽었다. 이 책을 선택한 이유는 단순했다. 잊어서는 안 될 우리의 역사이기 때문이다. <소년이 온다>는 1980년 5월 광주에서 벌어진 5·18민주화운동을 배경으로, 당시 희생된 사람들과 살아남은 사람들의 이야기를 그린 소설이다. 한 사람의 죽음에서 시작해 그 곁에 남겨진 사람들의 기억과 고통을 따라가며, 그날의 폭력이 이후의
by
강효정 에디터
2026.08.25
리뷰
PRESS
[PRESS] 왜 어떤 죽음은 쇄골에 잠들고 있을까? 연극 ‘쇄골에 천사가 잠들고 있다’
어떤 죽음은 지금도 쇄골에 잠들고 있다.
연극 <쇄골에 천사가 잠들고 있다>(극단 불의전차)는 일본의 극작가 ‘핑크 지저인 3호’의 동명 희곡을 원작으로 한다. 작품은 ISIL 일본인 인질 사건을 모티브로 삼는데, 이는 민간 군사 회사의 대표 유카와 하루나가 시리아에 납치를 당하고, 저널리스트 고토 겐지가 그를 구하러 갔다가 두 사람 모두 사망하게 된 사건이다. 당시 일본 사회는 이들이 공동체에
by
김나윤 에디터
2026.08.25
오피니언
도서/문학
[Opinion] 없앤 자리에 무엇이 들어섰는가 [도서]
『유토피아』가 사유재산과 화폐를 없앤 자리에 새로운 기준과 배제를 만들어내는 과정을 살펴본다. 하나의 세계를 읽는 즐거움은 여전히 남아 있지만, 이제는 그 세계에서 무엇이 사라지고 무엇이 그 자리를 대신했는지도 함께 바라보게 된다.
나는 활자를 읽는 일을 좋아한다. 소설을 읽으면 현실에 존재하지 않는 것들을 만날 수 있기 때문이다. 『유토피아』 역시 그런 책이었다. 사유재산과 화폐가 없고, 모든 사람이 공동체를 위해 노동하는 나라가 구체적인 제도와 생활 방식으로 그려져 있다. 현실과 다른 하나의 세계를 들여다보는 일 자체가 흥미로웠다. 하지만 읽을수록 눈에 들어오는 것이 있었다. 유
by
김민주 에디터
2026.08.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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