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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
[리뷰] 익숙함 위에 라틴아메리카를 더하다 - 예술의전당 페르난도 보테로展
그럼에도 분명한 것은 보테로의 그림은 즐겁다는 것이다.
육감적인 화풍이 매력적인 페르난도 보테로. 그의 그림을 처음 보게 된 순간부터, 자력처럼 좋아할 수밖에 없었다. 순진한 표정과 통통한 몸매, 그와 어울리지 않는 대담한 태도의 인물들을 보고 있으면 절로 웃음이 났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의 그림을 제대로, 정확하게 본 적은 없었다. 따라서 그의 전시회 소식이 유독 반가웠다. 예술의전당 한가람디자인미술관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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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규리 에디터
2026.05.03
오피니언
공연
[Opinion] 장영실: 조선의 오디세우스 - 뮤지컬 '한복 입은 남자' [공연]
떠나보고 나서야 알게 되는 것: 내가 그곳을 얼마나 사랑했는지, 그곳이 나를 얼마나 단단하게 붙잡고 있었는지
내가 있는 곳을 문득 떠나고 싶어질 때가 있다. 그러다 막상 떠나보고 나서야 알게 된다. 내가 그곳을 얼마나 깊이 사랑했는지, 그리고 그곳이 나를 얼마나 단단하게 붙잡고 있었는지를 말이다. 이 극은 역사적 사실에 과감한 상상력을 덧입힌 가상의 이야기에서 출발한다. 여기 '별'에 닿고 싶었던 남자, 즉 장영실이 있다. 그는 비차(飛車)를 만들어 언젠가 그
by
이유빈 에디터
2026.04.30
오피니언
문화 전반
[Opinion] 미화의 계절이 다가온다 [문화 전반]
여름이 다가온다. 어김없이 또 아름다운 초록빛에 속을 시간이다. 이제는 무더위에 흘릴 땀도 기대되기 시작한다.
걸어가면서 길가에 보이는 초록색이 눈에 띄게 많아진 걸 느낀다. 여름이 다가온다. 여름은 다른 계절들에 비해 미화의 특성이 강하다. 초록빛으로 가득한 계절과 함께라면 머리가 아프도록 더웠던 날씨도 땀을 잔뜩 흘려 찝찝했던 기억도 다 아름답게 남곤 한다. 개인적으로 비와 더위를 정말 싫어해서 여름을 그닥 좋아하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사진첩을 보면 초록색이 가
by
김세진 에디터
2026.04.30
리뷰
영화
[Review] 망한 청춘이어도 상관 없어 - 올 그린스 [영화]
올 그린스, 모두 초록빛으로
* 본 리뷰는 영화 <올 그린스>의 스포일러를 포함하고 있습니다. 미래라는 단어는 우리에게 무한한 가능성을 안겨 줄 것 같지만, 막상 당도한 미래는 늘 삶의 따가움으로 우리를 밀쳐낸다. 청춘 역시 그렇다. 모두가 그토록 예찬하는 푸릇하고 톡톡 튀는, 빛나는 시기. 그러나 막상 그 소용돌이 속에 있는 이들은 이딴 게 청춘이냐며, 그 내실 없는 말에 조소한다
by
양예지 에디터
2026.04.26
리뷰
영화
[Review] 초록이 늘 싱그럽지만은 않기에 - 올 그린스 [영화]
초록은 종종, 가장 눈부신 얼굴로 우리를 배신한다. 그리고 우리는 그 배신 속에서, 비로소 무언가를 선택할 용기를 얻는다.
누군가는 청춘을 성장이라 부르고, 누군가는 가능성이라 부른다. 더 나은 도시, 더 큰 가능성, 더 눈부신 미래. 우리는 여전히 탈출을 꿈꾸는 시대를 살고 있다. 그러나 그 방향은 언제나 비슷하다. 지금 있는 곳을 벗어나는 것. 어쩌면 청춘이라는 단어 자체가 하나의 탈출 서사일지도 모른다. <올 그린스>가 ‘초록’이라는 단어에 기대는 방식은 생명이나 희망
by
오수민 에디터
2026.04.24
리뷰
PRESS
[PRESS] 나를 먹이는 일, 그 작고 확실한 기쁨 - 제철 채소 먹는 기쁨 [도서]
채소 한 접시에서 시작되는 일상의 감각
나를 먹이는 일, 그 작고 확실한 기쁨 — 정고메 작가의 『제철 채소 먹는 기쁨』 올봄 SNS 피드에 갑자기 초록빛이 넘쳤다. 봄동 비빔밥, 달래 간장, 냉이된장국. 늘 고기와 치킨으로 가득하던 SNS 화면이 어느 날부터 채소 사진으로 채워지기 시작했다. 처음엔 일시적인 유행이려니 했다. 그런데 봄동 비빔밥 사진 앞에서 내 손이 잠깐 멈췄을 때 떠오른 건
by
박지영 에디터
2026.04.22
리뷰
도서
[Review] 생각의 속도를 늦추는 법 – 우아한 사고를 위한 철학 [도서]
화려하지 않아도 괜찮고, 빠르지 않아도 괜찮은 삶. 이 책은 그런 방향으로 나를 조금씩 밀어주는 느낌이었다.
이 책을 읽으면서 가장 먼저 들었던 생각은, “내가 너무 빠르게만 살고 있었구나”였다. 『우아한 사고를 위한 철학: 어떻게 정신적 빈곤에서 벗어날 것인가』는 단순히 철학적인 개념을 설명하는 책이 아니라, 지금 우리의 생활 방식 자체를 조용히 돌아보게 만든다. 자극이 넘치는 환경 속에서 ‘우아함’이라는 다소 낯설고 오래된 단어를 꺼내 들지만, 오히려 그래서
by
임주은 에디터
2026.04.21
리뷰
도서
[Review] 우아하기 위한 노력이 존재할 수 있을까? - 우아한 사고를 위한 철학 [도서]
우아함이 목적이 될 수 있는지 의심하며 펼친 책에서, 우아하려는 노력 자체가 이미 우아함임을 발견했다.
우아함이란 결과로써 발현되는 것이라 생각해 왔다. 성찰하는 태도, 타인을 이해하려는 노력, 여유로운 마음이 모두 어우러져 숙성되면 그제야 느지막이 드러나는 속성. 진정한 어른에 대한 환상과 비슷하다. 그런 의미에서 아직 나에게 우아함을 찾는 건 어불성설이다. 나와 생각과 태도가 다른 이를 받아들이는 건 여전히 쉽지 않고, 무엇보다도 가장 중요한 ’여유‘와
by
장유정 에디터
2026.04.20
오피니언
도서/문학
[Opinion] 난 언제나 최악의 경우만 생각한다고. 나도 어쩔 수가 없어. [도서/문학]
안개는 우리를 세상으로부터 가려 주고 세상을 우리로부터 가려 주지
제이미를 향한 세 개의 시선 유진 오닐의 희곡 <밤으로의 긴 여로>의 인물들은 끊임없이 싸우고 갈등한다. 서로를 미워하는 네 명의 인물들 각자가 품고 있는 원망의 이유와 근거는 충분하다. 하지만 상대에게 쏘아붙이는 순간, 마음이 약해져 제대로 싸움을 끝맺지 못한다. 독자 입장에서는 이만큼 지치고 소모적인 싸움도 없다. 그렇게 누구보다 서로를 싫어하면서도
by
손현진 에디터
2026.04.17
오피니언
사람
[Opinion] 각자의 속도로, 각자의 종착지로 - 돌아온 '다큐 3일' 273번 버스 [사람]
하루 평균 3만 명, 3만 가지의 이야기가 273번 버스에 오르다
잠시 숨을 고른 버스들이 다시 새로운 출발을 준비하는 곳. 4년 만에 돌아온 다큐멘터리 3일은 그들과 함께 새로운 여정을 시작하고 있다. 흔들리며 갑니다. 다시 273번 버스, 72시간 273번 버스는 서울에서도 유난히 돌고 도는 노선으로 유명하다. 곧장 가는 지름길 대신 대학가를 휘감아 돌아 목적지에 닿는다. 서울 내 10개 대학을 거치는 탓에 ‘청춘
by
정가은 에디터
2026.04.17
리뷰
PRESS
[PRESS] 고양이를 따라 들어간 하루키의 세계 [전시]
<하루키를 말할 때 우리가 하고 싶은 이야기>, 타인의 문학이 나의 감각이 되는 순간
하루키를 처음 읽은 게 언제였는지 정확히 기억나지 않는다. 다만 그 이후로, 이유 없이 재즈가 듣고 싶어지는 밤이 생겼다. 설명할 수 없지만 분명히 달라진 무언가. 그게 하루키를 읽는다는 것의 정체였는지도 모른다. 재즈는 설명하는 대신 반복되는 리듬과 미묘한 어긋남 속에서 듣는 사람 각자의 방식으로 완성된다. 『태엽 감는 새 연대기』에서는 레코드와 음악을
by
오수민 에디터
2026.04.11
오피니언
영화
[Opinion] 친절한 이웃이 된다는 건 [영화]
세상을 지키려다 자신의 세계를 잃어버린 히어로가 있다.
<어메이징 스파이더맨 2>는 마블 코믹스의 스파이더맨을 바탕으로 한 2014년작 슈퍼히어로 영화다. 평범한 청년 피터 파커가 스스로 히어로가 되기로 선택하며 사랑과 책임 사이에서 끊임없이 갈등하는 모습을 중심으로 이야기가 전개된다. 영화는 화려한 액션과 서사를 동시에 담으면서도, 그 핵심에는 언제나 ‘개인의 선택과 책임’이라는 주제가 자리 잡고 있다. 친
by
김세진 에디터
2026.04.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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