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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문학
[Opinion] 번역되지 않는 흰 [도서/문학]
한강의 『흰』 중 〈배내옷〉과 〈강보〉를 데버라 스미스의 영어판과 나란히 읽으며, 백의민족의 기억과 삶과 죽음을 하나의 순환으로 보는 세계관이 ‘white’와 ‘swaddling clothes’로 옮겨지며 사라지는 자리를 짚는 동시에, "죽지 마라 제발"이 다른 언어의 주문이 되어 독자에게 닿듯 번역이 그 번역되지 않는 틈을 건너가며 새로운 의미를 만들어낸다고 말한다
'세계문학'이라는 말은 꽤 낙관적으로 들린다. 데이비드 댐로시는 세계문학을 작품이 번역을 거쳐 국경을 넘고, 그렇게 움직이면서 오히려 가치를 얻는다는 매끄러운 흐름을 주장한다. 그런데 비서구의 작은 언어로 쓰인 글이 글로벌 영어라는 거대한 공간으로 들어갈 때, 그 흐름은 그닥 매끄럽지 않다. 시장은 지역의 고유함을 누구나 소비하기 좋은 상품으로 평평하게 다
by
서지민 에디터
2026.11.06
리뷰
PRESS
[PRESS] 빛은 어떻게 떨어졌길래 모두 반짝여서 [전시]
어쩌면 당신이 놓쳤을지 모를 빛의 파편
우리는 모두 무심코 빛과 마주하며 살아간다. 고즈넉한 카페 안으로 한낮의 볕이 들어올 때나 더 선명한 사진을 찍기 위해 밝은 곳으로 이동할 때, 그리고 가끔은 버스 안으로 들이치는 뜨거운 햇빛을 피하고자 자리를 옮길 때도. 그러나 그런 순간들이 사람들의 주목을 받는 경우는 거의 없다. 매일같이 당연하다는 듯 찾아오는 빛은 이미 우리네 삶에 너무나도 익숙한
by
김혜원 에디터
2026.10.23
리뷰
공연
[Review] 어느 장대비가 락을 멈춰 세우랴 - 2026 렛츠락 페스티벌
가을과 한강, 락의 조합이라니
렛츠락의 20주년, 그날은 유난히 날이 화창했다. 운수 좋은 날이라도 된다는 듯이 한강공원의 초입에는 사람이 드문드문 있었고, 살랑이는 바람에 맞추어 초록색 잔디밭이 푸르렀다. 가을과 한강, 락의 조합이라니 락페하면 생각나는 찌는듯한 더위, 생존을 위한 쿨링 팔토시와 양산이라던가 꽝꽝 얼린 얼음물 같은 것은 이곳에 필요치 않다. 대중교통으로는 도저히 갈 수
by
윤희수 에디터
2026.10.16
리뷰
공연
[Review] 락이 돈이 된다는 걸 보여주겠다 - 2026 렛츠락 페스티벌
락 문외한의 생애 첫 락 페스티벌
오래도록 인터넷에 떠도는 짤이 하나 있다. "락이 돈이 된다는 걸 보여주겠다" 나는 '락'을 떠올리면 락스타도, 헤비메탈도, 페스티벌도 아닌 그 문구가 가장 먼저 생각난다. 어쩌면 락에 대해 무지한 내게는 당연한 수순일지도 모른다. 그 말은 모순적이게도 락으로 돈을 벌기가 쉽지 않다는 사실을 반증한다. 애초에 락뿐만 아니라 예술로 밥 벌어먹고 살기가 어렵
by
하상은 에디터
2026.10.12
리뷰
공연
[Review] 나와 가장 먼 곳에서 보낸 하루 - 2026 렛츠락 페스티벌 [공연]
나의 첫 락 페스티벌!
나와 가장 먼 세 가지 사실 나는 이런 곳에 잘 가지 않는다. 일단 야외 페스티벌에 가본 적은 한 번도 없고, 한강공원도 두세 번은 가봤나 싶다. 원래 조용하고 사람이 적은 곳을 좋아하는 편이다. 평소에 락 음악을 즐겨 듣는 것도 아니다. 그러니까 ‘한강공원에서 열리는 락 페스티벌’은 나와 꽤 거리가 먼 조합이었다. 그래서 가기 전부터 걱정이 있었다. 하
by
김지현 에디터
2026.10.12
리뷰
공연
[리뷰] 이렇게 쾌적한 락페라니! - 2026 렛츠락 페스티벌 [공연]
내년도 가을엔 렛츠락에 와야지, 다짐하는 글
접근성, 쾌적함, 즐길 거리의 3박자 난지 한강공원에서 하는 페스티벌은 아마 처음인 것 같다. 두근거리는 마음과 인천이 아니라는(요즈음의 음악 행사는 인천인 경우가 잦더라) 안도를 안고 향한 난지 한강공원은 다음에도 가고 싶다고 느낄 정도로 접근성이 좋았다. 셔틀버스도 있었다. 접근성에 더해 ‘쾌적하다’라고 느꼈던 건 페스티벌 외적인 요소도 분명 있을 테다
by
박주은 에디터
2026.10.12
리뷰
공연
[Review] 가을에는 역시 락이지! - 렛츠락 페스티벌 2026
가을, 돗자리, 그리고 록 음악
10월은 천고마비의 계절, 가을이다. 단풍이 물들고 바람이 제법 쌀쌀해지는 계절에는 역시 락이다. 기후변화로 봄과 가을이 점점 짧아지는 요즘, 얇은 트렌치코트를 꺼내 입을 수 있는 날이 오면 부지런히 가을을 누려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해가 저물어도 춥지도 덥지도 않은 날씨, 하루 종일 야외에서 피크닉을 즐기기에 더없이 좋은 계절이다. 이럴 때는 돗자리 하
by
이하영 에디터
2026.10.10
오피니언
도서/문학
[Opinion] 타인의 아픔을 기억하는 일은 우리의 몫이다 [도서]
잊지 않기 위해 꺼내어 바라보아야 할 역사에 대하여
한강의 책 <소년이 온다>를 읽었다. 이 책을 선택한 이유는 단순했다. 잊어서는 안 될 우리의 역사이기 때문이다. <소년이 온다>는 1980년 5월 광주에서 벌어진 5·18민주화운동을 배경으로, 당시 희생된 사람들과 살아남은 사람들의 이야기를 그린 소설이다. 한 사람의 죽음에서 시작해 그 곁에 남겨진 사람들의 기억과 고통을 따라가며, 그날의 폭력이 이후의
by
강효정 에디터
2026.08.25
오피니언
도서/문학
[Opinion] 타인을 들여다보다가 나를 발견하는 일 [도서]
누군가의 문장에서 나의 마음을 발견하기까지
한강의 책 <빛과 실>을 읽으며 계속해서 생각한 것은 ‘나는 왜 살아가는가’라는 질문이었다. 거창한 답을 찾으려는 것은 아니었다. 한 생명이 다른 생명을 보듬고 구하는 이유는 무엇인지, 같은 사건을 마주하고도 누군가는 오해하고 화를 내는 반면 누군가는 공감하고 따뜻하게 배려하는 이유는 무엇인지. 책을 읽는 동안 자연스럽게 이런 질문들이 떠올랐다. 질문을
by
강효정 에디터
2026.08.19
오피니언
도서/문학
[Opinion] 한 획은 끝으로 - 작별하지 않는다 [도서/문학]
그들의 완성되지 않은 한붓그리기
붓을 떼지 않고 선을 이어간다. 기억해 둔 모든 점을 하나씩, 한 번씩 거쳐 간다. 결코 붓을 들기 이전으로 되돌아갈 수 없음을 느낀다. 자꾸 뒤를 돌아보면서도 앞으로, 하얗게 눈 덮인 지면紙面 위를 발자국을 꾹꾹 남기며 걷는다. 아직 시작점으로는 돌아가지 않았다. 그러나 믿는다. 그어온 선을 좇아온 누군가, 언젠가, 네가. 그 뒤를 이어주리라고. 『작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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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다혜 에디터
2026.01.04
오피니언
도서/문학
[Opinion] 흑과 백의 기준은 이해로부터 [도서/문학]
한강, 어둠의 사육제를 읽고
자고 일어나니 갑자기 2026년에게 편지를 받았다. 〈나 일주일 후에 찾아갈게〉... 라고. 분명 내가 기억하는 2026년과의 거리감은 짧게 잡아 100일 정도였다. 100일이 남아 그동안 나를 위한 일기를 쓰겠다는 다짐을 하고 있었던 참이었단 말이다. 그러다가 눈을 뜨니 2026년과 2025년의 사이에는 친구들과 하는 작별인사가 이젠 '다음 주에 봐~'
by
길유빈 에디터
2025.12.27
오피니언
문화 전반
[Opinion] 가을에 관한 소고(小考) [문화 전반]
조금 느려도, 조금 식어도 괜찮은 계절
가을이 왔다는 걸 온몸으로 체감하는 날들이다. 나는 가을을 무척이나 좋아한다. 여름은 너무 뜨겁고, 겨울은 너무 춥다. 봄은 설레기도 하지만 새로운 시작이라는 건 때로는 부담이 되기도 하는 법이다. 그렇기에 가을은 나에게 있어 아무런 긴장을 하지 않아도 되는, 편안한 계절이다. 나의 애착 향수는 딥디크의 ‘필로시코스’다. 은은한 무화과 향이 상쾌했다가도,
by
원미 에디터
2025.1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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