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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술/전시
[Opinion] 파리에서 청주까지, 방혜자의 색 [미술/전시]
한 작가의 그림이 한곳에 머물지 않고 다른 장소와 사람, 재료와 시간을 지나며 계속 달라질 수 있다는 사실
처음 전시장에 들어서자마자 스테인드글라스 작품이 보였다. 이런 스테인드글라스를 보니 어렸을 때 자주 하고 놀던 글라스 데코가 먼저 떠올랐다. 그런데 가까이서 보니 흔히 알고 있는 스테인드글라스와는 조금 달랐다. 뒷면에 굴곡진 유리를 덧대서 앞에서 봤을 때 질감이 더 살아나 있었다. 빛을 통과시키는 유리인데, 평평한 유리만 생각했던 나에게는 꽤 재미있는 방
by
신수빈 에디터
2026.09.27
칼럼/에세이
에세이
[에세이] 하나, 둘, 셋 하면 누르는 거야!
계획이 많으면 많을수록 좋은 이유
"하나, 둘, 셋 하면 누르는 거야!" 구매 확정 버튼을 누르기까지 3년이라는 시간이 걸렸다. '로딩 중입니다' 문구가 몇 초간 이어지다가 인터넷 뱅킹 알람이 울렸다. 통장에서 순식간에 130만 원이 빠져나갔다. 내년 1월이 만기일인 적금을 깼고, 나는 이제 파리행 항공권을 가진 여자가 되었다. 21살 때, 나는 우연히 SNS를 통해 접한 사람의 영향으로
by
전주현 에디터
2026.09.11
작품기고
The Artist
[까막별] 부유
가끔은 머무는 것조차 버거울 때가 있다
가끔은 머무는 것조차 버거울 때가 있다. [illust by EUNU] 파도와 함께 들이닥치는 건 때론 차가운 물살만은 아니었다. 위아래조차 구분 못 할 정도로 몰아치고 나면 질퍽이는 흙이 우리의 발목을 잡았다. 그럴 때면 별길을 따라 하염없이 걸었다. 이미 같은 하늘 아래인 줄도 모르고. 밤낮 없이 내일로 헤엄쳤다. 심장이 다시 뛰는 줄도 모르고. 어느새
by
박가은 에디터
2026.08.19
리뷰
도서
[Review] 파리스의 사과, 오디세우스의 20년 - 오디세이아 [도서]
루벤스의 <파리스의 심판>과 『오디세이아』 속 제우스·포세이돈의 대사를 통해 신들이 인간처럼 질투하고 뒤끝을 남기는 모습을 짚어보며, 신화란 결국 인간이 자기 자신을 이해하려 만들어낸 이야기임을 짐작해본다.
사과 하나로 시작된 전쟁 페터 파울 루벤스의 〈파리스의 심판〉을 처음 봤을 때 묘한 기분이 들었다. 헤라, 아테나, 아프로디테. 그리스 신화에서 가장 강력한 세 여신이 인간 파리스 앞에 서서 "가장 아름다운 여신에게"라고 적힌 황금 사과 하나의 심판을 기다리고 있다. 전지전능한 존재라면 인간의 판정 같은 게 애초에 필요 없을 텐데, 그림 속 신들은 인간에
by
김민주 에디터
2026.08.16
리뷰
영화
[Review] 흐르는 눈물을 닦아내며 - 파리의 사생활 [영화]
어렴풋하던 자신을 제대로 마주하다
장례식에 다녀온 뒤부터 눈이 건조해진 것만 같다. 생소한 감각에 볼에 손을 대보면 축축하다. 닦아내고 또 닦아내도 볼은 좀처럼 마르지 않는다. 며칠이 지나고, 여러 사람을 만나도 마찬가지다. 의사이자 이혼한 전 남편을 찾아가 안과 검진을 받아보지만 이상은 없고, 돌아온 것은 “당신이 우는 모습은 처음 보는 것 같다”는 말뿐이다. 이상하다. 울 이유가 없는
by
길유빈 에디터
2026.07.16
리뷰
영화
[Review] 사생활과 사생활의 교집합 - 파리의 사생활 [영화]
파리의 사사롭고 따스한 일상생활
한 사람이 다른 사람의 마음을 전지전능한 신처럼 꿰뚫어 보는 일은 불가능하다. 그것은 모두가 잘 알고 있는 진리 불변의 법칙이다. 하지만 그럼에도 우리는 가끔씩 마치 나의 모든 사고가 낱낱이 간파당하는 듯한 비이성적인 두려움과 압도감 앞에 놓일 때가 있다. 여기 릴리안은 프랑스 파리의 한 건물에서 진료를 보는 정신과 의사다. 그녀는 빈틈없고, 완벽하고,
by
김혜원 에디터
2026.07.15
리뷰
영화
[Review] 나를 미뤄둔 채 타인을 읽으려 했던 시간들 - 파리의 사생활 [영화]
<파리의 사생활>이 끝내 추적한 진짜 미스터리
우리는 평생 '남의 이야기'를 들으면서 살아간다. 회사에서는 상사와 동료의 말을, 지인이나 친구들과 있을 때는 그들의 근황을, 가족과는 오늘 각자가 보낸 하루를 듣는다. 정작 자기 안에서 올라오는 목소리는 쉽게 지나치기 일쑤다. 심각한 문제조차도 시간이 지나면 괜찮아질 거라며 덮어두곤 한다. 인간은 자기 자신과 가장 오래 살지만, 가장 늦게 자신을 이해하
by
채수빈 에디터
2026.07.15
리뷰
영화
[Review] 파리와 ‘Psycho Killer’ 사이 - 파리의 사생활 [영화]
<파리의 사생활>은 새로운 시대의 ’파리 영화‘를 앞서서 선보였다. 도시를 살아가는 캐릭터를 보여주고, 그를 통해 비로소 도시를 이해하게 만든다. <파리의 사생활>은 파리를 가장 파리답게 담아내는 동시에, 한 인간의 내면을 끝까지 응시하는 영화다. 그래서 영화를 보고 난 뒤 가장 오래 남는 것은 미스터리의 해답이 아니다. 릴리안의 얼굴과 파리의 공기, 그리고 반복해서 울려 퍼지던 'Psycho Killer'가 서로를 들추며 만들어낸 하나의 초상이다.
필자는 시사회에서 <파리의 사생활>을 만나보기 전까지, 약간의 걱정이 앞섰다. 파리를 배경으로 한 영화라는 말만 들어도 이미 익숙한 이미지가 먼저 떠오르기 때문이다. ‘아멜리에’의 몽마르트르, ‘비포 선셋‘의 센 강, '미드나잇 인 파리'가 그려낸 황금빛 야경까지. 영화 속 파리는 오랫동안 낭만의 도시로 소비되어 왔고, 어떤 작품에서는 내용보다 도시의 이
by
임지우 에디터
2026.07.14
리뷰
영화
[Review] 끝내 다 알 수 없는 사람을 듣는다는 것 - 파리의 사생활
사람을 안다고 믿는 것과 실제로 이해하는 것 사이의 간극, 그리고 끝내 다 알 수 없는 타인에게 계속 귀 기울인다는 것.
〈파리의 사생활〉의 릴리안(조디 포스터)은 사람의 이야기를 듣는 일을 하는 정신과 의사다. 오랜 시간 환자들의 이야기를 듣고, 그 말속에서 감정과 상처를 읽어내며 치료를 이어왔다. 그녀에게 누군가의 말을 듣는다는 것은 너무나 익숙한 일이다. 어쩌면 그 익숙함 때문에 듣는다는 행위가 얼마나 어려운 일인지, 또 한 사람을 이해한다는 것이 얼마나 불완전한 일인
by
박지영 에디터
2026.07.14
리뷰
영화
[Review] 열 길 물속은 알아도 – 영화 ‘파리의 사생활’
정신 상담사의 정신 분석하기
<파리의 사생활>은 파리에 사는 정신과 의사 릴리안이 9년간 담당한 ‘폴라’라는 환자의 죽음을 인지하는 데서 시작된다. 그리고 이 이야기에서 심리학이라는 분야는 중요한 요소이다. 친절하게 토킹 헤즈의 노래 ‘싸이코 킬러’로 시작하는 데서도 알 수 있지만, 이번 리뷰에서는 심리 상담이라는 직업 자체가 릴리안의 중요한 특성이자 삶의 일부로 등장했다는 점에 더
by
류나윤 에디터
2026.07.14
리뷰
영화
[Review] 치료와 치유 사이 - 파리의 사생활 [영화]
보이지 않는 것을 향한 아집
영화 <파리의 사생활>은 파리에 거주하는 정신과 의사 릴리안이 오랜 환자의 죽음을 전해 듣고 진실을 파헤쳐 가는 미스터리 추적극이다. 지적이고 강렬한 여성 캐릭터 연기의 대모 ’조디 포스터‘가 정신과 의사인 '릴리안' 역을 맡아 프랑스 연기에 첫 도전하여 화제가 되었다. ‘레베카 즐로토브스키’ 감독은 ‘파리의 사생활’은 사적이고 비밀스러운 삶과 빼앗긴 삶
by
이상아 에디터
2026.07.13
리뷰
영화
[Review] 타인의 삶에는 닫힌 문이 있다 - 파리의 사생활 [영화]
사생활이란, 아무리 가까운 관계에서도 끝까지 타인에게 넘어가지 않는 개인만의 영역이다.
우리는 어느 때보다 쉽게 타인을 설명하는 시대에 살고 있다. 짧은 행동 하나에도 성격을 붙이고, 관계의 문제를 유형으로 나누며, 누군가의 상처를 심리학의 언어로 설명하려 한다. 타인을 이해하고 싶다는 욕망은 자연스럽다. 누군가의 마음을 알고 싶고, 그 사람이 왜 그런 선택을 했는지 이유를 찾고 싶은 것은 인간이 가진 가장 오래된 욕구 중 하나일 것이다.
by
오수민 에디터
2026.07.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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