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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세이
[에세이] 내 삶은 제법 괜찮았어요, 나는 그걸 너무 늦게 깨달았지만
내 삶도 누군가에겐 이국의 낭만일지도
날이 좋으면 오로라가 보인다는, 알래스카와 그리 멀지 않은 거리에 있는 캐나다 북부의 작은 도시를 방문했을 때 나는 생각했었다. 오후 다섯 시가 채 되기 전에 해가 지면 사람들은 마을에 딱 하나 있다는 펍으로 모여 먹고 마시며 이야기를 나누겠지. 바깥은 강물에서 김이 피어오르고 눈썹이 통째로 얼어붙어 버릴 만큼 추우니 이곳의 모든 사교 활동은 주로 실내에
by
김그린 에디터
2026.10.20
칼럼/에세이
에세이
[에세이] 박경리 '토지' 답사일지 1
하동 악양면 도보 여행기1
I. 첫 번째 답사 : 260815-17 사람의 면면은 각 다르다지만, 그 낱낱의 다름에도 불구 그를 아우르는 모종 유사성이 있어, 그리하여 한 고장의 사람들과 다른 고장의 사람들이 대동소이하면서도 그 가운데 결코 공유되지 않는 어떤 특유함이 있고, 그것을 뱉어진 언어의 이면으로부터 우리가 곧잘 알아차리게 되는 듯이. 그러나 그 모호한 무언가를 두고 왜 우
by
서상덕 에디터
2026.10.20
칼럼/에세이
에세이
[Essay] 영화의 바다로 떠나보아요
스무 살 때부터 꿈꾸던 부산국제영화제에 자원봉사자로 뛰어든 열흘의 기록. 프레스 지원팀에서 배지를 건네고 일간지를 모으며, 틈틈이 취소표를 노리고 까치발로 무대인사를 바라봤다. 야외 스크린의 〈룩백〉, 밤을 꼬박 새운 미드나잇 패션, 시간 날 때마다 찾은 해운대 바다까지. 지치고 고된 날들이었지만, 그저 좋아하는 것에 푹 빠져 있던 시간이 얼마나 소중한지 다시 깨달은 여정이었다.
영화를 좋아하는 사람들이 한 도시에 모이면 어떤 풍경이 만들어질까. 스무 살 때부터 궁금했던 그 풍경을 직접 보기 위해, 20인치 캐리어를 끌고 해운대로 향했다. 눈을 뜨면 영화를 찾고, 하루의 끝도 영화로 마무리하는 열흘. 다른 생각 없이 오로지 영화에만 잠겨 보고 싶었다. 올해로 31회를 맞은 부산국제영화제, 영화의 바다로 뛰어들었다. 올해 부산국제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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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현 에디터
2026.10.19
리뷰
도서
[Review] 후회는 삶의 흔적일지도 모른다 - 우리가 가진 슬프고 아름다운 것들 [도서]
가장 개인적인 가족의 이야기에서 시작하지만, 책을 읽다 보면 어느새 누구에게나 있을 법한 삶의 이야기가 된다.
<우리가 가진 슬프고 아름다운 것들>의 원제는 ‘still life with remorse’이다. 직역하면 ‘후회가 깃든 정물화’. 미술에서 정물화를 뜻하는 ‘still life’는 한편으로 ‘고요한 삶’이라고도 해석할 수 있겠다. 후회를 품은 고요한 삶. 세계적인 작가이자 일러스트레이터인 마이라 칼만은 이 책을 두고 "이 책은 내가 일흔여섯이 되어서야
by
손혜림 에디터
2026.10.01
리뷰
도서
[Review] 도난당한 것은 작품만이 아니다 - 도둑맞은 미술관 [도서]
그날 우리가 잃어버린 것은 미술품 뿐만이 아니었다
“미술품이 도난당할 때 도둑들이 우리 모두에게 끼치는 피해는 돈으로 환산할 수 없다.” 이 책의 서문에 나오는 문장이다. “미술품과 유물은 인류 공동의 과거와 유산을 알려주며 (생략) 다른 사람의 삶과 관점과 경험에 대한 통찰을 제공”하기 때문이다. 수지 호지의 <도둑맞은 미술관>은 24건의 미술품 도난 사건을 다루며 우리가 잃어버린 작품들이 얼마나 귀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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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가인 에디터
2026.09.27
리뷰
공연
[Review] 삶이 그대를 속일지라도 - 뮤지컬 ‘오지게 재밌는 가시나들’ [공연]
처음 한글을 배우고 시를 쓴 가시나들의 찬란한 인생, 뮤지컬 <오지게 재밌는 가시나들>이 서울, 안동, 광주에서 공연된다.
사람은 누구나 말을 한다. 구어(口語 : 음성으로 나타내는 말), 수어(手語 : 수화 언어)뿐 아니라 표정과 눈짓, 신체 언어 또한 말의 한 종류다. 다양한 형태로 모두가 말하며 살지만, 누구나 당연히 글을 쓰며 산다고 단언할 수 있을까. 말도 배워야 할 수 있지만 글은 더더욱 교육받아야 익힐 수 있다. 대단한 학자가 되지 않아도 인간으로서 기본적인 삶을
by
이진 에디터
2026.06.19
리뷰
공연
[Review] 일상 속 시 - 오지게 재밌는 가시나들
극을 보며 과연 ‘시’란 무엇일지 생각해 보게 되었다.
뮤지컬 <오지게 재밌는 가시나들>은 시를 쓰는 칠곡 할머니들에 대한 이야기를 담고 있다. 원작은 다큐멘터리 영화 ‘칠곡 가시나들’과 에세이 ‘오지게 재밌는 나이듦’으로, 실제 할머니 학생들의 시가 뮤지컬 넘버로 등장해 가사 하나하나가 기억에 남았다. 작품에는 네 명의 할머니들과 한 명의 선생님, 또 한 명의 다큐멘터리 PD가 등장한다. 네 명의 할머니들은
by
김예은 에디터
2026.06.15
리뷰
도서
[리뷰] 천박해진 시대에서 우아해지기 위한 고찰 - 우아한 사고를 위한 철학
도서 <우아한 사고를 위한 철학>
우리는 아침을 깨우는 햇살보다 스마트폰의 블루라이트를 먼저 마주하며 하루를 시작한다. 눈을 뜨자마자 손가락은 습관적으로 매끄러운 액정 위를 미끄러지며, 타인의 편집된 일상 속으로 침입한다. 인스타그램 스토리를 넘길 때마다 마주하는 화려한 일상, 이국적인 풍경, 그리고 끊임없이 자신을 증명해 내는 타인들의 자기계발. 그 짧고 강렬한 이미지들의 파동 속에서
by
여정민 에디터
2026.04.11
오피니언
공연
[Opinion] 완성에 가까워지는 삶은 아름답다 - 연극 ‘삼매경’ [공연]
비록 그것이 끝내 미완성일지라도.
"All the world's a stage, And all the men and women merely players." 인생을 연극에 비유하는 말은 이제 하나의 숙어처럼 남았다. 세상이라는 무대에서 우리는 모두 한 명의 배우라는 말. 이 말을 천천히 곱씹다 보면 약간의 무상함이 올라온다. '아냐, 그 정도로 단순하지는 않지' 라고 되뇌며 깊이 생각하지
by
박선주 에디터
2026.04.04
오피니언
음악
[Opinion] 남매의 항해 일지, 개화를 위한 여정 [음악]
정규 4집 『개화(FLOWERING)』 발매를 앞두고 공개한 27분짜리 영상 [AKMU: THE PAST YEAR]. 슬럼프와 방황, 합숙 훈련과 산티아고 순례길까지 악뮤가 기록한 지난 한 해의 이야기를 담았다.
AKMU 정규 4집 『개화(FLOWERING)』 앨범 커버와 트랙리스트 이미지. 크라프트 종이 위로 직접 써내려간 듯한 글씨체, 우표, 스티커가 어우러져 마치 악뮤가 세상에 부치는 한 통의 봄 편지 같다. ⓒ 영감의 샘터 오는 4월 7일 오후 6시, 악뮤가 정규 4집 『개화(FLOWERING)』 를 발매한다. 3집 『항해』 이후 약 7년 만의 신보다. 앞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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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가영 에디터
2026.04.02
칼럼/에세이
에세이
[에세이] 점심시간 공원산책 초보자 일지
나 여기 있었고 공원 저기 있었다
점심 산책을 시작했다. 처음에는 이유 없이 걷고 싶어서 괜히 멀리 있는 편의점에 가거나, 커피를 사 들고 동네 한 바퀴 걸었다. 날이 풀리니 이럴 바엔 봄을 즐길 겸 공원에 가기로 했다. 퇴근 후에도 가끔 공원을 걸으니 점심에는 퇴근길과는 반대 방향으로 향했다. 점심 산책 초보자는 산책 루트 파악에 실패했다. 3월 중순부터 양산을 들고 있다니 산책 전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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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미 에디터
2026.04.01
사람
Project 당신
[Project 당신] 모순적인 사람 [자기소개]
모순적이기에 아름다운 우리에게
나에 대해서 소개하는 건 아주 즐거운 동시에 어렵다. 나는 나를 좋아하면서도 싫어하고, 나에 대해서 아주 잘 아는 것 같다가도 단 하나도 이해할 수 없는 순간도 있기 때문에. 그래서 나는 스스로를 모순적인 사람이라고 정의했다. 나는 작년에 서울로 올라와서 현재 재학 중인 2N살 대학생이다. 본가인 부산에서 대학을 다니다가 반수를 선택했고, 그 과정은 결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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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세진 에디터
2026.04.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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