뮤지컬 <오지게 재밌는 가시나들>은 시를 쓰는 칠곡 할머니들에 대한 이야기를 담고 있다.
원작은 다큐멘터리 영화 ‘칠곡 가시나들’과 에세이 ‘오지게 재밌는 나이듦’으로, 실제 할머니 학생들의 시가 뮤지컬 넘버로 등장해 가사 하나하나가 기억에 남았다.
작품에는 네 명의 할머니들과 한 명의 선생님, 또 한 명의 다큐멘터리 PD가 등장한다. 네 명의 할머니들은 선생님에게 글과 시를 배우며 자신의 시를 작성해 나간다. 할머니들이 쓰는 시에는 할머니들의 삶이 담겨있다.
학교의 반장 ‘영란’ 할머니는 손주에게 직접 동화책을 읽어주는 것이 소원이고 글을 몰라 노래자랑 지원서를 쓰지 못했던 ‘춘심’ 할머니는 가수가 꿈이다. 학교의 문학소녀 ‘인순’ 할머니는 첫사랑의 추억을 고이 간직하고 계시고 자신의 이름을 부끄러워했던 ‘분한’ 할머니는 과거를 이야기하며 밝은 모습을 보여주신다.
각기 다른 캐릭터의 할머니들이 한데 뭉쳐 학교에서 시를 쓰고 또 그 과정을 다큐멘터리로 찍는 이야기가 왜인지 모르게 따뜻했고 동시에 힐링 되었다. 작품은 할머니들의 시와 관련된 에피소드를 풀며 전개된다.
네 명의 할머니들이 살아온 삶이 짧게 보이고 왜 그들이 이러한 주제의 시를 쓰게 되었는지 친절히 알려준다.
극을 보며 과연 ‘시’란 무엇일지 생각해 보게 되었다.
지금까지 도서관이나 서점에서 봐왔던 시들은 내게 너무 어려웠고 이해하기 힘들었다. 분명 시 안에 어떤 메시지나 이미지가 존재한다는 것은 인지하고 있었으나 그것이 마음에 와닿기까지는 꽤 오랜 시간이 걸렸던 것 같다.
하지만 이 극을 보면서 내가 어쩌면 시를 너무 어렵게만 생각하고 있었던 것이 아니었을까, 되돌아보게 되었다. 할머니들이 말하는 ‘시’란 할머니들이 살아온 시간이었고 삶이었다. 선생님은 시 쓰기를 어려워하는 할머니들에게 시는 누구나 쓸 수 있고 무엇이든 시가 될 수 있다고 말한다.
그 말로 시작된 할머니들의 시가 노래가 되어 내게 닿고 하나의 뮤지컬 작품이 되어 관객에게 가닿는 게, 말 그대로 ‘시’ 같아 무척 인상 깊었다. 무엇보다 시를 쓰기 위해 새로운 사건을 만들거나 모험하려 노력하지 않고 매일매일 보냈던 똑같은 일상을 다시 되돌아보며 시를 찾아가는 게 인상 깊다.
시를 다 쓴 할머니들은 선생님, 다큐멘터리 PD와 함께 노래자랑을 나간다. 그곳에서 자신의 소원을 말하고 일상을 말하고 꿈을 말하고 과거를 말하며 시를 노래한다. 평범하고 지루하기만 한 나의 일상도 다시 되돌아본다면 어떤 시가 될 수 있지 않을까, 그런 생각이 들었던 뮤지컬이었다.
뮤지컬 <오지게 재밌는 가시나들>은 6월 28일까지 국립극장 하늘극장에서 진행된다.
뮤지컬을 좋아하는 사람들에게 권하고 싶은 작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