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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칼럼] 삶에는 표준시가 없으므로
삶에는 표준시가 없으므로, 지금이 이른지 늦은지를 타인의 시계로 판단할 수는 없다.
시간은 누구에게나 공평하다는 말은 틀렸다. 공평한 것은 시계뿐이다. 1분은 예외 없이 60초이고 하루는 모두에게 24시간이다. 그러나 시계는 시간의 길이를 잴 수 있을 뿐, 그 안을 통과하는 사람의 속도까지 재지는 못한다. 2024년 한국인의 기대수명인 83.7년을 24시간으로 줄여 보면, 내 나이는 오전 6시 38분쯤이다. 하루가 겨우 밝아오는 시각. 아
by
오수민 에디터
2026.09.13
오피니언
도서/문학
[Opinion] 한 그루가 지나온 시간 - 나무 [도서/문학]
한 그루의 나무를 이해하는 데에는 한 계절만으로 충분하지 않다.
어느 독립서점에서 우연히 이런 문구를 보았다. 즉 나무란 겉모습을 아무렇지 않게 고쳐갈 수 있는 존재라는 것이고, 동시에 나무는 한번 상처를 입으면 평생 그 상처의 고통을 몸속에 품은 채 살아간다는 것이 된다. 그 아래에는 “연한 마음을 지키기 위해 필사적으로 딱딱해지는 사람들을 사랑하지 않을 수가 없다”는 서점지기의 짧은 감상이 덧붙어 있었다. 그렇게 고
by
오가영 에디터
2026.09.03
작품기고
The Artist
[까막별] 별을 깨울 시간
하늘을 디디고 거꾸로 서다
‘가끔 태양이 되고 싶다는 생각을 해. 그래도 누군가에게 나는 태양 같은 존재일까?’ 어떤 꿈을 꾸었다. 악몽이 될 뻔했던 밤을 내 손으로 바꾼 것 같았다. 조금은 개운했다. [illust by EUNU] 또다시 깊은 밤을 앞둔 나를 밀어내지 않았어. 더는 지지 않을 걸 알아서. 하늘을 디디고 거꾸로 선다. 허무한 눈으로 날 바라보는 너의 시선, 이제는 조
by
박가은 에디터
2026.09.02
칼럼/에세이
에세이
[에세이] 글쓰기로 하는 마음챙김
마음의 평온을 찾는 글쓰기
요즘 부쩍 내면 건강에 신경을 많이 쓰고 있다. 체력 관리만큼 중요한 것이 마음의 신호에 귀를 기울이는 정신 관리다. 내면이 건강할 때와 그렇지 않을 때 몸 상태는 확연히 다르다. 최근 스트레스를 받는 일이 있었다. 아닌 척했지만 곧바로 몸이 반응했다. 피부에 뾰루지가 한두 개씩 올라오고 입맛과 수면 패턴마저 무너졌다. 피곤한 며칠을 보낸 후, 나를 괴롭
by
조은정 에디터
2026.08.31
리뷰
공연
[Review] 세상이 무너지는 데 걸리는 시간은? - 연극 '인간동물들' [공연]
인간이 그리는 비인간의 세계
인간에게는 멸망한 미래보다 극복된 미래가 더 익숙할지도 모른다. 2020년, 이름조차 낯설었던 감염병이 창궐하고 확진과 격리가 일상이 되었을 때만 해도 마스크를 벗고 거리를 활보하는 미래는 상상하기 어려웠다. 그러나 어떻게든 위기를 넘긴(혹은 극복했다고 믿는) 인간은 다시 평범한 하루를 되찾았다. 이겨낼 수 있으리라는 희망, 적어도 멸망하지는 않으리라는 낙
by
손현진 에디터
2026.08.27
사람
Project 당신
[Project 당신] 나라는 맛에 대하여 [서간문]
나라는 사람에 대해 생각하며 내게 보내는 서간문. 처음에는 알 수 없지만 음미하면 할수록 감칠맛이 도는 음식처럼 내게도 나만의 맛을 내는 여러재료가 존재한다.
나를 처음 만나는 당신에게. 나를 음식에 비유한다면 무엇일까. 첫입부터 혀를 사로잡는 자극적인 음식보다는, 먹을수록 은근한 감칠맛이 도는 음식에 가깝다. 처음에는 미처 몰랐던 맛이 두 번째, 세 번째에 슬며시 고개를 내미는 음식. 나 역시 한눈에 모든 것을 보여주기보다 알아갈수록 새로운 맛을 내는 사람이고 싶었으니까. 내 안에서 가장 먼저 맛을 내는 재료
by
최아정 에디터
2026.08.27
리뷰
도서
[Review] 말 없는 것들과 눈을 맞추는 시간 - 나는 오늘도 유물과 대화하러 간다 [도서]
서헌강의 『나는 오늘도 유물과 대화하러 간다』를 통해 유물을 단순히 보존해야 할 과거의 유산이 아닌, 오랜 시간과 이야기를 품고 현재의 우리와 대화하는 살아 있는 존재로 바라보게 된 경험을 담았다. 30년간 문화유산을 기록해 온 작가의 태도와 개인적인 돌탑의 기억을 연결하며, 결국 유물과의 대화는 유물 자체보다 그것을 바라보는 우리의 태도에서 시작된다는 점을 이야기한다.
작품이 예술가의 또 다른 몸이라면, 유물은 조금 다른 성격을 지닌다. 유물은 오랜 시간이 축적되어 만들어진 존재다. 그래서 유물에 '예술적 의도'라는 틀을 씌우는 것은 너무 지엽적인 시선일지도 모른다. 그보다 유물은 거대한 의미의 '문화'로서 존재하며, 그 앞에 선 사람에게 울림을 준다. 30년 넘게 카메라로 우리 문화유산을 기록해 온 사진작가 서헌강의
by
김민주 에디터
2026.08.23
작품기고
The Artist
[작은 집] 우동의 시간
우동먹는 사람들을 재미있게 표현한 일러스트
[illust 한수빈] 우동의 면발이 뒤섞여 있는 모습이 재미있게 보였다. 평소 일상에서 흔히 보는 음식 중 하나지만, 면만 자세히 들여다보니 생각보다 흥미로운 요소가 많았다. 그래서 그 사이에 우동을 먹는 사람들의 얼굴을 넣어보았다. 우동 하면 떠오르는 익숙한 이미지를 사용하되, 그것들을 조금 다르게 조합해보고 싶었다. 여기에 어묵, 버섯, 튀김 등 우동
by
한수빈 에디터
2026.08.23
리뷰
도서
[Review] 서헌강 작가의 책 - 나는 오늘도 유물과 대화하러 간다
시간이 지나도 퇴색되지 않는 아름다움을 한 장의 사진에 담는 작가
‘어떻게 보여줄 것인가’는 카메라를 든 이후 줄곧 생각해 오던 오래된 숙제다. 나는 단순히 ‘설명하는 사진’이 아니라 문화유산들이 지닌 매력적인 서사를 담은 ‘스토리텔링 사진’을 찍고 싶다. ‘알면 보이고, 보이면 사랑하게 되는’ 순간들을 내 사진을 보는 사람들에게도 전해주고 싶다. 문화유산 사진작가로서 내 몫은 거기에 있다. _본문 중에서 문화유산은 우
by
한수빈 에디터
2026.08.21
오피니언
여행
[Opinion] 14시간 비행 중 [여행]
장거리 비행에서 일어난 일
생애 첫 미국, 생애 첫 장거리 비행, 생애 첫 긴 이별. 입국심사를 모두 마치고 이제 진짜 혼자가 됐다. 바라보는 세계를 넓히고 싶어서 세계 반대편 비행기에 몸을 실었다. 익숙한 곳의 정든 사람들에게 예상보다 더 큰 응원을 받았고 지지가 계속될수록 마음은 묘해졌다. 길지 않은 기간이지만 어쨌든 이 모든 소중한 것들을 두고 나는 혼자가 되길 택했다. 고난과
by
이한별 에디터
2026.08.19
리뷰
도서
[Review] 시공간 너머의 대화 – 나는 오늘도 유물과 대화하러 간다 [도서]
문화유산과 대화하고, 그것에 깃든 시간의 흔적을 포착한 결과물을 카메라로 담아낸 서헌강 사진작가의 이야기
글에 들어가기에 앞서 나의 역사 사랑에 대해 간략하게 이야기하려 한다. 많은 아이가 그렇듯 유년기의 나는 다양한 박물관이나 역사적인 장소, 유물 등을 직접 보고 배우는 시간을 보냈다. 다만, 나는 그렇게 경험한 ‘역사’에 아주 큰 매력을 느꼈고 어느새 스며들어 사랑에 빠지게 되었다는 점에서 조금 다르다. 그렇게 성장한 한 명의 역사 애호가가 이 책을 접했다
by
손수민 에디터
2026.08.16
리뷰
PRESS
[PRESS] 상처를 준 사람을 다르게 회고할 수 있을까 - 도서 '고독의 와인'
과거의 자신에게 말을 거는 엘렌의 시선을 따라, 기억과 이해, 고독과 성장의 의미를 묻는 소설.
이렌 네미롭스키의 《고독의 와인》은 작가 자신의 삶이 투영된 소설이다. 나르시시즘적인 어머니와 돈을 좇는 아버지, 사랑받지 못한 유년 시절, 프랑스에 대한 동경까지. 소설 속 엘렌의 삶은 네미롭스키 자신의 경험과 여러 지점에서 겹친다. 그렇기에 이 작품을 읽는 일은 한 인물의 성장사를 따라가는 동시에, 한 작가가 오래전의 자신을 어떤 모습으로 기억하고 있
by
이승주 에디터
2026.08.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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