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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영화
[리뷰] 상처를 향해 셔터를 누른다는 것 - 사진의 얼굴
구와바라의 회고를 보며 사진가는 현장에서 직면하는 본질적인 질문을 떠올린다. 사진가는 비극의 실체를 온전히 고발해야 하는 사명과 타인의 고통을 자극적인 볼거리로 전락시킬 수 있다는 위험 사이에서 갈등하기 때문이다. 사진가가 참상을 정제 없이 보여주면 관객은 거부감을 느끼고 외면한다. 그렇다고 사진가가 현장을 지나치게 미학적으로 다듬으면 관객은 타인의 비극을 안전하게 소비한다. 결국 구와바라 시세이는 "보여줘야 한다면 어떤 방식으로 보여줘야 하는가"라는 질문을 안고 고민했다. 구와바라 개인의 고민은 누군가의 고통을 기록해 온 모든 사진가가 계속해서 풀어야 할 숙제였다. 따라서 우리는 사진가가 어떻게 현실을 증언하는 힘을 얻었는지, 사진가가 어떻게 보이지 않는 현실을 드러냈는지, 그리고 사진가가 왜 자신의 시선을 의심해야 하는지 살펴볼 필요가 있다.
고희영 감독은 영화 〈사진의 얼굴〉에서 사진가 구와바라 시세이의 삶을 조명했다. 구와바라는 60여 년 동안 미나마타병 파동, 베트남 전쟁, 한국 현대사의 현장을 기록했다. 특히 그는 미나마타병 환자들을 촬영할 때 겪은 윤리적 갈등을 회고했다. 수은 중독으로 온몸이 뒤틀린 환자들을 찍을 때 구와바라는 고통을 기괴하게만 담지 않았다. 그는 극심한 고통 속에서도
by
신동하 에디터
2026.08.26
리뷰
영화
[Review] 다름을 마주하는 용기 - 영화 '파라노만'
우리는 낯선 것을 소외시키고 두려워하지만, 진짜 용기는 소외되지 않으려고 애쓰는 것이 아니라 '다르다'고 부르는 세상의 시선에서 벗어나는 데 있는지도 모른다.
“괴물이 얼마나 좋은데, 나도 괴물이야” “따분한 아무개랑 노느니 좀비 소년이랑 친구 할 거야” 좋아하는 넷플릭스 드라마 <기묘한 이야기 5>에 나왔던 대사다. ‘남들과 다르다’는 이유로 상처받은 주인공에게 다른 친구가 건넨 말이다. 누군가에게는 괴물처럼 보이는 존재도, 다른 누군가에게는 아주 특별한 친구가 되곤 한다. 타인을 이해하고 존중하는 일이야말로
by
손혜림 에디터
2026.08.15
리뷰
PRESS
[PRESS] 상처를 준 사람을 다르게 회고할 수 있을까 - 도서 '고독의 와인'
과거의 자신에게 말을 거는 엘렌의 시선을 따라, 기억과 이해, 고독과 성장의 의미를 묻는 소설.
이렌 네미롭스키의 《고독의 와인》은 작가 자신의 삶이 투영된 소설이다. 나르시시즘적인 어머니와 돈을 좇는 아버지, 사랑받지 못한 유년 시절, 프랑스에 대한 동경까지. 소설 속 엘렌의 삶은 네미롭스키 자신의 경험과 여러 지점에서 겹친다. 그렇기에 이 작품을 읽는 일은 한 인물의 성장사를 따라가는 동시에, 한 작가가 오래전의 자신을 어떤 모습으로 기억하고 있
by
이승주 에디터
2026.08.13
리뷰
공연
[Review] 엉망인 삶을 웃으며 바라보는 법, 연극 '플리백' [공연]
좋은 예술은 정답을 알려주는 대신, 우리가 외면하고 있던 감정을 조금 더 오래 바라보게 한다. <플리백>이 보여주는 불편한 간극 역시 그런 지점에서 의미가 있다. 우리는 타인의 실수를 보며 쉽게 웃고, 때로는 누군가의 서툰 모습을 평가한다. 하지만 그 사람의 삶을 조금 더 가까이 들여다보면, 그 웃음 뒤에 우리가 알지 못했던 사정이 있을지도 모른다. 그리고 그 시선은 결국 타인에게만 머무르지 않는다. 나 역시 실수하고, 때로는 엉망이 되고, 누군가에게 이해받고 싶어 하는 사람이기 때문이다.
2013년 에든버러 프린지 페스티벌에서 시작해 전 세계를 사로잡은 연극 <플리백(Fleabag)>이 한국 무대에 올랐다. 세계 최초 공식 라이선스 공연으로 선보이는 이번 한국 초연은 오는 9월 6일까지 두산아트센터 연강홀에서 관객을 만난다. <플리백>은 현대인의 고독과 자기파괴적인 욕망을 블랙코미디로 풀어낸 여성 1인극이다. 2013년 초연 당시 에든버러
by
임지우 에디터
2026.08.10
리뷰
공연
[리뷰] 자기혐오의 바다에서, 연극 '플리백'
당신의 상처가 나의 위로가 되는 이상한 이야기
내 인스타그램 릴스는 외국 콘텐츠가 많이 등장한다. 드라마 플리백의 유머 장면은 꽤 단골이다. 연필 머리가 된 언니를 프렌치 스타일이라며 어떻게든 북돋으려던 주인공, 페미니스트로 가득 찬 연설장에서 완벽한 몸매를 위해 목숨을 날릴 수 있다며 손을 들던 둘. 스토리를 전혀 알지 못했던 나는 연극 플리백이 막연히 웃긴 작품이라고 생각했다. 그 생각은 맞았다.
by
유다연 에디터
2026.08.09
리뷰
공연
[Review] 자신을 지키지 못한 여자 - 연극 '플리백'이 건네는 가장 솔직한 고백 [공연]
웃음과 슬픔, 공감과 불편함 사이에서 관객은 어느 순간 플리백이 아닌 자신의 내면을 마주하게 된다.
‘플리백(fleabag)’. 직역하면 ‘벼룩이 들끓는 가방’이다. 영어권에서는 '지저분한 사람', '문제투성이', 혹은 '누추한 곳'을 뜻하는 표현으로 쓰인다. 애초부터 정돈된 삶과는 거리가 먼 단어다. 작품은 이 이름처럼 상처와 혼란을 품은 한 여자의 내면을 정면으로 응시한다. 어쩌면 ‘플리백’이라는 이름은 세상이 그녀를 규정하는 말이 아니라, 주인공이
by
손혜림 에디터
2026.08.04
사람
Project 당신
[Project 당신] 닮은꼴 그늘. [자기소개]
그늘이 있는 사람은 고유한 빛으로 더 반짝인다.
내면적으로 나와 다른 점이 많은 사람을 보면 두 눈이 반짝거린다. 뭐라도 뽑아 먹을 생각에 말이다. 더 나은 사람이 되고 싶은 욕망이 강한 INFJ라서 배우고, 닮고 싶어 한다. 그리고 나와 비슷한 점이 많은 사람을 보면 눈빛이 깊어진다. 마음속 깊이 들여다보고 싶고, 보호본능이 일어난다. 더 시선이 가고, 마음이 향하는 쪽은 후자 쪽이다. 이런 나의 특
by
강득라 에디터
2026.07.25
오피니언
미술/전시
[Opinion] 살가죽 아래, 매끄럽지 않아 아름다운 것들 [미술/전시]
한병철 '매끄러움'의 미학으로 해석한 '스타티스 로고테티스' 전시
'아름다움'이란 무엇인가. 그것을 쉬이 정의할 수 있을까. 푸른 하늘을 아름답다고 하는 이도, 붉게 타오르는 불꽃을 아름답다고 하는 이도, 모두 틀린 이는 없다. 우리가 이 질문 앞에서 관대해지는 이유는, 그 기준을 정의하는 대상마다의 개인성 혹은 선호에 그 대답이 국한되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아름다움'은 보편성의 시각에서 그것을 해석하는 것보다, 그것
by
문경란 에디터
2026.07.19
오피니언
도서/문학
[Opinion] 상처가 흉터가 되는 밝은 밤 [도서/문학]
하지만 언젠가, 그 밤이 밝아지고 밝아져서 밤이었던 것이 아주 흐릿해진다면 어떨까. 정선과 영옥, 미선과 지연이 그러했듯이.
누구에게나 논의의 취향이라는 게 있는 법이다. 이때의 논외란 지금까지 내가 쌓아온 모든 서사와 문법을 무시한 채 마음을 빼앗기게 되고 마는 것, 그래서 다른 기준이 하등 중요해지지 않게 만드는 것을 말한다. 나의 경우 논외는 여자들의 이야기다. 터놓고 과감해지자면 여자끼리만 지지고 볶는 이야기라면 더더욱 좋아했던 것 같다. 수많은 삶의 궤적을 거쳐온 여성
by
정현승 에디터
2026.07.11
오피니언
영화
[Opinion] 완전하지 않은 내가 너를, '숏텀 12' [영화]
완벽하지 않은 어른이 결핍을 가진 아이를 품는다. 영화 <숏텀 12>는 자신의 아픔을 꺼내어 타인의 상처에 가만히 대어보는 조용한 연대의 힘을 보여준다.
데스틴 대니얼 크리튼 감독의 <숏텀 12>는 청소년들이 짧은 기간 머물다 가는 위탁 보호소에 관한 이야기를 다룬다. 어머니로부터 학대를 받았던 마커스, 아버지의 폭력을 차마 입 밖으로 꺼내지 못하는 제이든, 그리고 인형을 뺏기곤 한동안을 침대에만 누워 있는 새미까지. 아이들은 서로 험한 말을 내뱉고 때로는 무단으로 뛰쳐나가기도 하지만, 보호소는 여전히 아
by
황지윤 에디터
2026.05.11
오피니언
도서/문학
[Opinion] 더 이상 상처 받는 일이 없기를 바라며 [도서]
「만일 내가 그때 내 말을 들어줬더라면」책을 읽고
내가 <만일 내가 그때 내 말을 들어줬더라면>을 접한 건 자살예방 또래상담 동아리에 합격한 지 얼마 안 됐을 때였다. 상담 동아리, 그것도 ‘자살 예방 상담’ 동아리에 들어가겠다고 결심한 날, 이 분야와 관련한 최대한 많은 정보들을 미리 배워놔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일단 내가 먼저 알아야 제대로 된 상담을 진행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렇게 논문, 책 가
by
임유진 에디터
2026.03.30
오피니언
도서/문학
[Opinion] '절창'으로 보는 이해의 양면: 침범 혹은 필연 [도서/문학]
상처를 매개로 한 이해가 관계에서 보이는 양면성을 '절창(구병모)'를 통해 바라본다.
구병모 작가의 『절창(切創)』은 타인의 상처를 통해 그 사람의 생각을 읽을 수 있는 인물을 통해, 우리가 당연하게 여겨온 ‘이해’라는 행위에 의문을 던진다. 우리는 대개 타인을 이해하는 것이 관계를 깊게 만들고, 나아가 서로를 구원하는 일이라고 믿는다. 그러나 과연 타인을 깊이 이해한다는 것은 언제나 바람직할까. 오히려 그것은 상대가 가장 들키고 싶지 않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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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민주 에디터
2026.03.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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