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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문학
[Opinion] 돌아가고 싶은 세상에 대하여 [도서/문학]
그리고 돌아갈 수는 없는 세상
간만에 시 한 편을 찾아 읽었다. 과거에 구절 하나에 꽂혔던 작품이다. 생각해보니 나는 한 번도 그 작품의 전문을 읽어본 적이 없었다. 내가 좋아하는 구절이 처음인지, 중간인지, 끝인지도 이번에서야 알았다. 돌아가고 싶은 세상이 있었다 이건 내가 빠졌던 구절이고, 작품 제목은 '지구 6번째 신 대멸종(최백규 시인)'이다. 봄이 와도 죽음은 유행이었다 꽃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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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수진 에디터
2026.08.31
리뷰
전시
[Review] 뱅크시가 던진 도발적인 이야기 - 전시 '뱅크시 : Still Here'
뱅크시는 우리에게 어떤 말을 건네고 있을까
몇 년 전에 읽고 꽤나 충격을 받았던 글이 있다. 그것은 한 그림에 대한 이야기였다. 그곳에서는 그림 경매를 하고 있었고, 한 사람은 풍선을 놓친 소녀가 그려진 그림을 낙찰받았다. 우리나라 돈으로 약 15억원의 금액이었다. 주목되는 점은 그 다음이다. 그림이 낙찰과 동시에 그림은 세로 몇 조각으로 절단된 것이다. 당시 그림 경매 현장은 모두 놀라움과 당황
by
박수진 에디터
2026.08.18
오피니언
미술/전시
[Opinion] 어제 먹은 물고기가 왜 저기에? [전시]
1,500년 전 제사상에 오른 물고기가 오늘 유물로 전시되어 있다. 《우리들의 밥상》을 둘러보며 든 생각은, 유물과 예술을 가르는 기준이 사물의 특별함이 아니라 그것이 견뎌낸 시간이라는 것이었다.
국립중앙박물관 《우리들의 밥상》을 보고 국립중앙박물관 전시장 한가운데서 조금 생소한 기분이 들었다. 분명 어제 먹은 저녁과 비슷한 상이 유리장 안에 놓여 있었다. 청어와 방어, 복어. 너무 익숙해서 오히려 낯설었다. ‘유물’이라는 이름표가 붙는 순간, 그것들은1,500년 전의 밥상이 되었다. 《우리들의 밥상》은 2026년 7월 1일부터 10월 25일까지 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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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주 에디터
2026.08.12
리뷰
공연
[Review] 이해받지 못한 실수들에 대하여 - 연극 '플리백(Fleabag)'
살아가기 위한 한 여자의 거친 몸부림
한 여자가 급하게 면접장으로 뛰어들어왔다. 예정된 시간보다 늦은 데다 여자는 가쁜 숨을 몰아쉬느라 질문에 대해 제대로 대답하지 못한다. 그렇다고 해서 질문에 바르고 성실하게 대답을 하는 것도 아니다. 급기야는 더위를 식히기 위해 상의를 들어올려 속옷을 내보이기까지 한다. 완벽하게 망친 면접 현장 같다. 여자는 최근 친구 '부'를 잃었다. 기니피그 카페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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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수진 에디터
2026.08.12
리뷰
공연
[Review] 천재는 어떻게 악마가 되었나 - 뮤지컬 '파가니니'
바이올린을 위해 악마에게 영혼을 팔았다던 사람의 이야기
바이올린을 배우고 있는 친구에게 파가니니 곡을 연주해 달라고 했다가 욕을 먹은 적이 있다. 그때는 공교롭게도 블랙핑크의 'Shut Down'이 나와 안 그래도 유명한 파가니니의 '라 캄파넬라'가 더 유명해졌을 때였는데, 친구는 유튜브에 검색하면 실력자가 그렇게 많이 나오는데 왜 자기에게 시키냐고 했었다. 친구는 몰랐을 것이다. 내가 그 실력자들만 봐와서
by
박수진 에디터
2026.06.30
오피니언
도서/문학
[Opinion] 내가 보고 싶어하는 세상을 볼 수 있을까 [도서/문학]
당신이 보고 싶어하는 세상
최근 어딘가에서 들은 말 중에 가장 흥미 있는 것을 뽑으라면 프레임 이론을 뽑겠다. 간단히 이야기하면 프레임이란 개인이 세상을 인식하는 방식, 혹은 누군가 또 다른 누군가의 세상을 작동하는 방식이라 할 수 있겠다. 이건 어디를 얼만큼 보고 어떻게 해석하느냐에 문제이기에 실재하는 객관적 사실과는 무관하다. 어떻게 보면 내가 보고 싶은 세상을 창조하는 틀이라
by
박수진 에디터
2026.05.31
리뷰
공연
[Review] 알 수 없는 사람과 더 알 수 없는 사랑 - 연극 너울
사랑은 어마어마한 세계가 오는 것
사랑에서 오는 설레임은 그리 길지 않다고 한다. 함께 한 기간이 쌓은 추억과 정이 사람과 사람을 결속시키고, 서로는 서로의 세계의 일부가 되는 것이다. 그래서 관계가 깊어지다 보면 그 사람이 없는 삶이 상상하기 어려워지는 것일지도 모르겠다. 그렇다고 해서 한번 깊어진 감정이 영원해진다는 것은 아니다. 다시 말해 살아남는 감정과 관계는 생각보다 그리 많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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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수진 에디터
2026.05.18
리뷰
공연
[Review] 발레 앞에 박수와 브라보를 아끼지 말 것 - 민쿠스 발레 Suite: 돈키호테, 라 바야데르
공연장을 나오며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발레는 어려운 장르가 아니라, 단지 익숙하지 않은 장르였을 뿐이란 사실 말이다. 한 번의 경험만으로도 사람은 예술과 가까워질 수 있다. 누군가에게 이날의 공연은 생애 첫 발레였을 것이다. 그리고 그 경험이 즐거운 기억으로 남는다는 건 꽤 중요한 일이다.
가정의 달 5월, M발레단이 어린이날을 맞아 특별한 공연을 선보였다. 지난 5월 2일 소월아트홀에서 펼쳐진 ‘민쿠스 발레 Suite’는 자칫 어렵고 낯설게 느껴질 수 있는 장르를 가족 단위 관객의 눈높이로 풀어내며, 클래식 발레가 더욱 친숙한 예술이 될 수 있음을 보여준 무대였다. 이번 공연은 19세기 발레 음악의 거장 루드비히 민쿠스의 대표작인 ‘돈키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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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승원 에디터
2026.05.10
리뷰
공연
[Review] 사람으로 사는 게 힘이 들지라도 - 정희
그럼에도 살아갈 수 있는 이유
전생에 죄를 많이 지으면 짐승으로 태어난다는 말이 있는가 하면 나는 전생에 죄를 많이 지으면 사람으로 태어나는 것 같다. 사람으로 태어났으니 일도 해야 하고, 시간도 봐야 하고, 오해도 풀어야 한다. 때로는 궁성도 떨고 미련도 갖는다. 사람으로 태어났다는 게 참 힘이 듭니다. 때 되면 씻어야 하고, 때 되면 자야 하고....... 연극 <정희> 속 대사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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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수진 에디터
2026.04.27
리뷰
공연
[Review] 자신의 꽃밭에서 그는 왜 무덤이 되었나 - 튤립
전쟁과 제국주의가 뿌리 내린 아픔
이름을 앗아간 곳, 내 것이라곤 없는 땅에서 그는 묵묵히 꽃밭을 가꿨다. "그애가 올 거야, 그애가 올 거야." 그애의 이름은 쥬리프. 군인 출신에 동양척식주식회사에서 일한 야마토와 일본인 여성 에리코의 아들이다. 쥬리프를 기다리는 것은 쿠로. 조선인인데다 얼굴이 까마귀처럼 까맣다고 하여 사람들은 그를 '조선 까마귀'라고 불렀다. 학교 정원사인 그를 '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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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수진 에디터
2026.03.16
칼럼/에세이
에세이
[에세이] 이겨내보겠다는 다짐
여유를 찾아서
냉정과 열정 그 사이를 전전한 지도 어느덧 4개월이 되어간다. 하지도 않아도 될 일까지 찾아가며 열정을 쏟았고, 관심을 기울여볼 법한 곳에는 기꺼이 고개를 돌리며 냉정으로 응수해 온 시간이다. 떠올려보건대 11월을 앞둔 시점까지 이러지 않았다. 온전히 열정뿐이었다고 확신하지는 못하지만 냉정이 지금보다 적었다는 것만은 확실하다. 이건 분명 마음의 여유가 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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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수진 에디터
2026.02.28
리뷰
공연
[Review] 꿈보다도 꿈 같은 이야기 - 몽유도원
환상 공간 속 사랑, 그리고 욕망
살다 보면 무언가를 지나치게 욕망하게 되곤 한다. 누군가는 돈이, 누군가는 사람이, 또 누군가는 음식이 그렇다. 옛말에 '과유불급'이랬다고. 욕망 또한 과하면 무언가를 파괴하게 되기 마련이다. 황금알을 많이 가지고 싶었던 부부가 황금알을 낳는 거위를 잃고, 욕심쟁이 나무꾼이 모든 도끼를 잃고, 더 큰 부자가 되고 싶었던 놀부가 도깨비를 만나 된통 얻어맞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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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수진 에디터
2026.02.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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