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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문학
[Opinion] 이해할 수 없는 사람을 이해하고 싶어지는 순간 [도서]
이해할 수 없어서 더 궁금해지는 사람의 마음
짧은 이야기 하나가 잊고 살았던 기억과 감각을 일깨울 때가 있다. 작가 김서해의 <라비우와 링과>는 그런 작품이었다. 단편소설이라 잠깐의 시간에도 한 사람의 이야기로 들어갈 수 있었고 책을 읽는 동안 오래전의 분위기와 기억들이 하나둘 떠올랐다. 표지에 적힌 문구를 처음 봤을 때가 기억난다. ‘내 외로움의 책임을 빠짐없이 묻고 싶어졌다.’ 문장을 읽자마자 사
by
강효정 에디터
2026.09.15
오피니언
도서/문학
[Opinion] 빛과 순간 속으로 [도서/문학]
백수린 「빛이 다가올 때」 감상
빛을 떠올린다면 황홀하고 아름다운 이미지들이 떠오른다. 반짝하고 빛났다가 이내 사라지기도 하는 찰나, 빛은 생의 한 시기와도 의미가 맞닿아있다. 백수린 소설가의 「빛이 다가올 때」는 간호사인 주인공 ‘나’와 여덟 살 차이가 나는 인주 언니의 이야기다. 그들이 친해지기 시작했던 순간과 어쩌면 늦게 찾아온 한 시기를 통과하던 때까지 두 사람이 함께한 시간을 다
by
최승윤 에디터
2026.09.12
오피니언
패션
[Opinion] 몸단편 2 [패션]
좋아하는 바지가 생겼다
좋아하는 바지가 생겼다. 트렌디한 바지라고는 할 수 없는, 하지만 내 몸에 신기할 정도로 꼭 맞는 바지. 잘 맞는 한 벌의 옷은 때로는 ‘나’를 나타내게 되기도 한다. 모두 똑같이 벌거벗은 몸 위에 올리는 다양한 색과 촉감, 모양의 레이어들. 아무도 벌거벗은 채로 길거리를 다니지는 않으니, 옷은 사실 제2의 몸인 셈이다. 그런데 재미있게도, 몸만큼 타고난
by
유예현 에디터
2026.09.08
오피니언
도서/문학
[Opinion] 버릴 수 없는 몸과 그 공포에 대하여 [도서/문학]
박서련 소설가의 「몸몸」 감상
연분홍색의 책. 그 위에 적힌 문장. ‘나는 이렇게 엉망인데 너는 나를 사랑하는구나.’ 주인공 ‘낌지’가 첫 남자친구와 여행을 갔던 밤 떠올린 생각이다. 튀어나온 배를 감추기 위해 레몬 디톡스 다이어트를 하고, 내내 굶다가 먹은 조개구이에 탈이 나서 모든 것을 쏟아내버리면서도 낌지는 그 여행의 목적을 달성했다. 자신을 죽도록 따라다니는 콤플렉스, 튀어나온
by
최승윤 에디터
2026.09.05
오피니언
도서/문학
[Opinion] 어떤 여자들의 이야기 [도서/문학]
지구상에 어딘가에 살고있는 어떤 여자들의 이야기, 마음이 따뜻해지는 것과는 거리가 있지만 책으로 경험할 수 있는 최선의 몰입을 담고 있기에 한 번쯤은 시도해 볼 만하다고 생각한다. 우리가 익히 알고 있는 사춘기, 임신, 신앙 문제, 유산이지만 책에서 담고 있는 이야기들은 제법 다르다는 걸, 우린 정말 그것의 단어 정도만 알고 있었던 것은 아닐까? 생각해 보게 되는 책.
* 이 글은 소설 <우유, 피, 열>의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최근 친구의 권유로 오랜만에 단편소설집을 읽었다. 겹겹이 쌓아 올린 서사가 아닌 짧은 분량을 읽고 남는 충격이 불쾌함처럼 다가올 때가 많다고 느껴, 단편을 선호하지 않는 나에게는 정말 오랜만의 단편소설집이었다. 그렇게 읽은 단시엘 W. 모니즈의 소설집 <우유, 피, 열>은 내가 읽은 소
by
김유정 에디터
2026.09.03
오피니언
사람
[Opinion] 몸단편 1 [사람]
몸에 대한 아주 개인적이고 불편하고 또 즐거운 생각들
몸. 몸. 몸. 게슈탈트 붕괴가 올 때까지. 몸. 몸. 몸. 몸. 몸을 나타내는 말이 아니라 아주 작은 모래시계처럼 보일 때까지. 아니면 여왕벌. 아니면 사슬의 일부. 아니면 묘비. 아니면 몸이라는 단어조차 사라지고 그 단어를 반복하는 뻐끔거리는 입술만 남을 때까지. 아니면 그 입술마저도 닳아 없어져 아무 의미도, 소리도 남지 않을 때까지. 몸에 대한 글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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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예현 에디터
2026.09.01
오피니언
영화
[Opinion] 파란 흔적, 그 상실을 들여다보기 [영화]
영화 「혹시 내게 무슨 일이 생기면」 감상
영화 속에 대사는 없다. 간결한 그림체와 인물, 색채로 상실의 고통을 보여준다. 윌 매코맥과 마이클 고비어 감독의 단편 애니메이션 「혹시 내게 무슨 일이 생기면」은 딸을 잃은 부부의 이야기를 보여준다. 딸을 잃은 그 ‘이후’의 일상은 그 어떤 색도 담기지 못한다. 검은색과 회색, 무채색으로 이루어진 부부의 일상에 유일하게 색이 드러난다. 파란색. 세탁기 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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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승윤 에디터
2026.08.29
오피니언
도서/문학
[Opinion] 화를 내지 못하는 이들을 위한 분노 스터디 [도서]
소설 「까마귀 클럽」
화 못 내는 사람. 억울하면 눈물부터 나오는 사람. 이제 더는 참고 살 수 없다고 다짐한 사람. 우리도 할 수 있습니다. 함께 믿고 함께 분노할 사람을 찾습니다. 당신을 노력형 분노 스터디 <까마귀 클럽>에 초대합니다. 이원석 소설가의 「까마귀 클럽」은 화를 내지 못하는 사람들이 모여 화를 내는 연습을 하는 동호회 이야기를 다룬다. 이 모임은 주인공과 워
by
최승윤 에디터
2026.08.15
오피니언
영화
[Opinion] 꿈이 팔자가 되는 순간 - 서를 담고 [영화]
자신을 살게도, 망가뜨리기도 했던 꿈을 다시 받아들이기까지.
* 이 글은 영화 결말에 대한 내용을 포함하고 있습니다. 무언가를 간절히 좋아했던 시간은 그만둔 뒤에도 우리 안에 남아 있을까. 실패와 함께 사라지는 것일까, 아니면 몸 어딘가에 남아 다시 자신을 불러낼 순간을 기다리는 것일까. 박정수 감독의 단편영화 <서를 담고>는 피리를 그만둔 연주자 수현이 내림굿의 반주를 맡으며 시작된다. 한때 피리에 누구보다 집요하
by
오가영 에디터
2026.08.13
오피니언
만화
[Opinion] 스토브처럼, 평범한 인생의 유일한 관객이 되어, 오시로 고가니 단편집 '해변의 스토브' [만화]
오시로 고가니의 단편집 <해변의 스토브>를 읽고 어긋난 우리가 기억으로 새롭게 태어나는 법을 찾다
이 만화책은 〈해변의 스토브〉라는 단편으로 시작한다. 주인공 스미오는 애인인 앳짱과 함께 살게 되었지만, 일 년이 지난 앳짱의 생일에 두 사람을 헤어진다. 집에 돌아와 케이크를 보자마자 앳짱을 울면서 스미오가 말이 부족하다면서 이렇게 말한다. ‘내가 하나고 스미오도 하나여서 두 사람을 합해 둘이나 그 이상이 되고 싶었어. 그런데 둘이 있으면 너는 제로라서
by
정진영 에디터
2026.08.10
오피니언
영화
[Opinion] 짧은 순간, 오래가는 여운 – 걸스온탑(2017) [영화]
겁쟁이들을 보고 있노라면 부끄럽지만, 괜히 남의 일 같지 않아 마음이 간다. 오늘 다시 이 영화를 펼쳐 보면 꿈을 생각하게 된다. 발 딛고 선 현실이 품지 못한 꿈 말이다.
며칠 전 영화관에서 나홍진 감독의 '호프(HOPE)'를 보고 왔다. 호불호가 극단적으로 갈린다는 평이 자자했지만, 결론부터 말하면 '호'였다. 다만 영화 자체보다 영화관에 가기까지의 과정에 되레 진이 빠졌다. 예매하기까지 꽤 먼 길을 돌아갔기 때문이다. 예매했다가 취소했다가 시간을 바꾸기를 반복했다. 남들도 영화 한 편 보기로 마음먹는 데 이만큼 에너지를
by
백승원 에디터
2026.07.30
오피니언
영화
[Opinion] 신내림도 반반 되나요 - 월남보살 [영화]
잘 보기만 하면 됐지, 뭔 국적을 그리들 따지나?
신병을 앓던 수연이 결국 내림굿을 받는다. 그런데, 찾아온 신이 베트남어를 하네? 수연은 한국-베트남 혼혈아다. 도대체 기준이 뭔데? 내림굿 봐주던 무당조차 손을 놓았다. 다른 나라 신이 들린 이상 자기는 해줄 게 없다면서. 베트남으로 가서 베트남 신을 모셔야 한댄다. 하지만 갑자기 베트남으로 갈 수도 없는 노릇이다. 그야, 수연은 국어, 한국사 1등급과
by
이다혜 에디터
2026.06.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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