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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연
[Opinion] 이곳은 극장이 아니다 - 안티포나 포 터널링 [공연]
교회는 교회가 아니고, 극장은 극장이 아니다
연극을 보기 위해 서울 곳곳을 돌아다니다 보면 공연이 끝난 뒤 낯선 동네에 툭 떨어지는 경험을 자주 하게 된다. 며칠 전 나는 성북동의 한 (구)교회에서 나와 갑작스레 올해 여름의 끝자락을 맞이했다. 그날 점심까지만 해도 등을 땀으로 흠뻑 적시던 열기가 가시고, 시원한 바람 한 줄기가 나를 훑고 지나간 것이다. 천천히 성북천을 따라 걷기 시작했다. 땅은 여
by
유예현 에디터
2026.08.11
리뷰
공연
[Review] 뤼순의 서른 한 살 청년, '자객열전 2: 안응칠 워크숍'
다만 어떤 질문 하나를, 무대 위에서 흘러나오던 그 짧은 대사와 함께, 오래 품고 돌아왔을 뿐이다.
위대한 영웅의 서사는 언제나 사후적으로 완성된다. 그렇다면 완성된 신화를 걷어내고 남은, 행동하기 직전의 그는 어떤 생각을 하고 어떤 얼굴을 하고 있었을까. 연극 <자객열전: 안응칠 워크숍>이라는 제목과 마주했을 때 가장 먼저 다가온 감각은 기묘한 낯섦이었다. 이는 '안응칠'이라는 본명 뒤에 가려져 있던, 불안하고도 치열했던 한 인간을 그려내려는 의도적인
by
이유빈 에디터
2026.08.06
문화소식
공연
[공연] 프랑스 스트라스부르 국립극장 '라크리마'
화려한 드레스 뒤에 숨겨진 이야기
화려한 드레스 뒤에 숨겨진 이야기 비밀이 강요하는 침묵 속에서, 무엇이 우리를 지키고 무엇이 우리를 파괴하는가 유럽 연극계를 강타한 화제작, 프랑스 스트라스부르 국립극장 [라크리마]의 역사적인 한국 초연 무대. 2024년 초연 이후 아비뇽페스티벌과 파리 오데옹극장, 런던 바비칸센터 등 전 세계 주요 극장 무대에서 극찬받고 있는 화제작이다. 파리의 명망 높
by
박형주 에디터
2026.08.05
오피니언
공간
[Opinion] 사자, 마녀, 그리고 극장 [공간]
극장에 축적된 시간과 환상 들여다보기
옷장과 극장 어렸을 적 나니아 연대기 시리즈의 ⟪사자, 마녀, 그리고 옷장⟫ 편을 보고 나서 괜히 부모님 방의 옷장을 뒤적거리던 시기가 있었다. 엄마가 대학생 시절부터 입던 갖가지 소재와 색깔의 코트, 스카프, 원피스, 재킷은 영화 속 옷장의 끝없는 모피코트 정도는 아니더라도 여전히 옷장 뒤편의 다른 세계에 대한 희망을 허락해 주었다. 오래된 옷들은 세탁이
by
유예현 에디터
2026.08.04
오피니언
공연
[Opinion] 정의도 자비도 그대들의 것 - 연극 ‘베니스의 상인’ [공연]
오늘날 관객에게도 날카로운 질문을 던지는 연극 <베니스의 상인>은 8월 9일까지 국립극장 해오름극장에서 공연된다.
연극은 불편하다. 모든 무대 예술은 극장에 가서 봐야 한다. 극장과의 물리적 거리와 환경, 표를 구하는 과정, 시간을 내서 극장에 오가며 체력과 정신을 쓰는 것까지. 공연 한 번을 보는 건 이처럼 어렵다. 연극은 더더욱 그렇다. 비교적 대중적이고 상업적인 공연 예술인 뮤지컬에 비해 연극은 심리적 진입 장벽이 높다. 노래가 없는 만큼 텍스트의 밀도가 빽빽하
by
이진 에디터
2026.08.03
오피니언
만화
[Opinion] ‘귀멸의 칼날’은 왜 이렇게 회상을 많이 보여줄까 [만화]
귀멸의 칼날에서 인물의 서사를 완벽하게 만드는 전략에 관해서 살핀다.
소년 탄지로가 집에 돌아온 어느 날, 가족이 전부 죽어 있었다. 사람을 먹는 괴물인 ‘오니’가 끔찍하게 가족 모두를 죽였다. 간신히 살아남은 여동생은 오니가 되었다. 탄지로는 소중한 가족을 잃은 복수를 위해서, 여동생을 다시 사람으로 돌리기 위해서 오니와 싸우기로 한다. 오니와 싸우는 부대 ‘귀살대’에 들어간 탄지로는 점점 더 강해지고 동시에 더 강한 오니
by
정진영 에디터
2026.08.03
오피니언
공연
[Opinion] 고통을 통해 환희로 - 뮤지컬 베토벤 [공연]
"고통을 통해 환희로Durch Leiden zur Freude"
살면서 문득 신기하게 느껴지는 지점이 있다. 지극히 물리적이고 객관적인 현상이 인간의 내면에서는 주관적이고 깊은 감정적 가치로 변환되어 인식된다는 사실이다. 나에겐 음악이 그러하다. 음악이란 결국 공기의 떨림이면서 수학적인 진동수의 차이로 이루어진 파동인데, 어째서 인간은 그 미세한 음의 배열에 반응해 그토록 다채로운 감정의 결을 경험하게 되는 것인가? 밝
by
이유빈 에디터
2026.07.30
리뷰
PRESS
[PRESS] 나를 돌보는 세포들의 노래, 뮤지컬 '유미의 세포들' [공연]
'우리 각자는 단 하나뿐인 거대하고 소중한 하나의 우주’
공연을 보다 보면 지금 보는 작품이 오늘, 혹은 요즘의 나와 주파수가 딱 맞아떨어진다는 직감이 들 때가 있다. 뮤지컬 <유미의 세포들>을 본 날이 그랬다. 32살의 평범한 직장인 유미가 나랑 많이 닮았다고 생각했는데, 그것은 내가 그녀와 나이가 비슷해서만은 아니었을 것이다. 난 요즘 재밌는 것도 감흥을 주는 것도 없는 무감의 상태에 놓여 있다. 나를 움직
by
이유빈 에디터
2026.07.25
오피니언
공간
[Opinion] 함께 존재하기 위해서, 모르기 연습 [공간]
함께 존재하는 극장을 상상하다
언젠가 한 연극을 보고 마음속에 박힌 말이 있었다. 연극을 만드는 것에 관한 연극이었는데, 어린 극작가가 쓴 희곡을 읽은 누군가 말한다. ‘네 극 속에는 사람이 사람을 만나는 게 최대 사건’이라고, 하지만 그것만으로는 ‘사건’이 되지 않는다고. 그 후로 나는 그 말을 곱씹으며 새로운 사람을 만날 때마다 생각했다. ‘사람이 사람을 만나는 것만으로도 사건이
by
유예현 에디터
2026.07.07
리뷰
공연
[Review] 신념과 열정의 결전 - 파가니니 [공연]
파가니니, 이름 뒤에 있는 한 명의 외로운 예술가
ᅠ 니콜로 파가니니가 살아온 19세기 이탈리아는 강력한 가톨릭 전통 아래 새로운 근대성이 태동하던 시기였다. 이탈리아는 교황령이 중심으로 남아 있었고, 결국 종교는 단순 신앙을 넘어 정치와도 연결돼 있었다. 그런 분열적이고 혼란스러운 배경 속에서 파가니니는 바이올린을 다시 전면에 내세우며, 개인의 감정 표현과 극적 전개를 표방한, 낭만주의적 예술성을 끌어
by
양예지 에디터
2026.07.02
리뷰
공연
[Review] 휘몰아치는 광기의 끝에서 우리가 보아야 했던 것은 - 뮤지컬 '파가니니' [공연]
'악마'라는 그림자 속에서 끈질기게 투쟁하고 결국엔 고독을 견뎌냈던 한 인간의 뜨거운 초상
뮤지컬 <파가니니>는 19세기 유럽을 뒤흔든 '악마의 바이올리니스트' 니콜로 파가니니의 생애를 현대 무대 위로 소환함으로써, '천재'라는 신화적 이름 뒤에 숨겨진 인간적 결핍과 고독을 풀어내려는 시도를 보여준다. 가톨릭교회의 엄숙한 권위와 대중의 맹목적인 마녀사냥 그리고 그 거대한 압박 속에서 바이올린 한 대로 자신의 존재를 증명해야 했던 한 예술가의 고
by
이유빈 에디터
2026.07.02
오피니언
공연
[Opinion] 완전성에서 탈출하기 - 연극 '티라노 사일런스' [공연]
결핍과 욕망이 우리의 삶을 추동하는 방식에 대하여
프로젝트 이듬의 네 번째 연극 <티라노 사일런스>가 7월 3일부터 5일, 이틀간 혜화 소극장 ‘공간서론’에서 개막한다. 모든 결핍과 부정성이 제거된 무균실 같은 천국. 그곳의 거주민인 한 여자는 자전거 선수로서의 성취를 꿈꾸지만, 완벽한 평등을 유지하는 시스템은 그러한 욕망을 허용하지 않는다. 어느 날 정체불명의 ‘마약 핫도그’를 받은 뒤, 여자는 천국의
by
김승주 에디터
2026.07.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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