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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는 소통이다
리뷰
도서
[Review] 같은 땅을 디딘 사람과의 대화는 귀하다 - 나는 그림을 보며 어른이 되었다 [도서]
글이 전혀 현학적이지가 않고 술술 읽혀서, 무척 박학다식한데 이야기마저 재밌게 잘 하는 사람과 찻잔을 앞에 놓고 담소를 나누는 듯한 기분을 느꼈다.
평소 에세이집을 즐겨 읽지는 않는다. 영화, 드라마, 공연, 전시, 웹툰, 세상엔 꼭 봐야만 하는 재밌는 볼거리가 너무 많고, 많은 경우 그런 콘텐츠는 책보다 훨씬 적은 시간을 들이고도 쉽게 고밀도의 자극을 느끼게 해준다. 그런 가성비(?) 좋은 콘텐츠를 제치고 책을 집어드는 게 쉽지 않으니, 기왕에 책을 집어 들었다면 그 안에 뭔가 지적 허영심을 채워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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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화 에디터
2024.12.24
오피니언
도서/문학
[Opinion] 부드럽고 가볍게 날아 오르는. - 완벽한 날들 [도서/문학]
공간 ‘문학살롱 초고’와 산문집 『완벽한 날들』 (메리 올리버, 2013)
무더운 여름에 지쳐서 무겁게 끌리는 걸음으로, 마음은 또 분주하게 자주 걸은 길목이었다. 잠깐 일하게 된 곳 근처에서 양장본 책 위에 와인잔이 올려진 선화, 그 위로는 “BOOK & DRINK”라고 작은 아치형으로 문구가 적힌 간판을 발견했다. ‘문학살롱 초고’의 입구였다. 저런 곳에서 아무것도 재고 따지지 않고 시간을 보내려면, 얼마나 시간을 더 보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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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화 에디터
2024.11.06
리뷰
공연
[Review] 지나간 세기의 환상, 투란도트 - 오페라 투란도트 아레나 디 베로나 오리지널
"얼음장 같은 공주님의 마음"이 궁금한 밤
미리 밝혀두자면, 이 글은 꽤 부박한 오페라 체험기가 될 것이다. 공연장에서 본격적으로 오페라를 관람한 건 처음이다. 오페라와 관련된 지난 경험은, 그 유명한 <라 보엠>의 공연 실황 영상을 강의에서 교재로 접한 것, 그리고 작년 광화문 광장에서 야외오페라 <카르멘>을 까치발 들고 구경해 본 것 정도. 더 근본적으로는 클래식 음악에 대해 의무 교육 수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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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화 에디터
2024.10.30
리뷰
공연
[Review] 독파는 언제고 다시 울릴 궤적이 되고 - 수림뉴웨이브 2024 : 독파 獨波
혼자서, 천천히, '나나' - 박우재 거문고 독주
우연한 기회로 박우재 연주가의 거문고 연주를 직접 들어본 기억이 있다. 올해 초 <벗어날 탈 脫>이라는 영화의 개봉 기념 GV였다. 영화 감상이 끝나고 행사가 본격적으로 시작되기 전, 영화 음악을 담당한 박우재 연주가는 관객들 앞에서 영화의 엔딩곡을 비롯한 자작곡을 직접 연주했다. 그때 느꼈던 뜻밖의 벅찬 감상이 생생하다. 극 중 거문고 연주는 서스펜스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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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화 에디터
2024.09.23
리뷰
영화
[Review] 탐욕하여(貪) 갖고자(求) 하는 사랑의 결말은 - 사랑의 탐구 [영화]
직역하면, ‘실뱅처럼 단순한’이 된다.
※ <사랑의 탐구>의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영화 <사랑의 탐구>의 프랑스어 원제는 ‘Simple comme Sylvain’이다. 직역하면, ‘실뱅처럼 단순한’이 된다. (실뱅은 극 중 주요 인물의 이름이다.) 한편 영제는 ‘The Nature of Love’, ‘사랑의 본질’로, 우리말 제목인 ‘사랑의 탐구’는 여기서 좀더 매력적인 어감으로 변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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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화 에디터
2024.09.21
리뷰
전시
[Review] 소동, 말장난, 패배 선언 - 리얼 뱅크시 [전시]
아이러니가 된 치열한 실천가
뱅크시의 대표작은, 적어도 내가 알기로는 아마 「풍선을 든 소녀」였다가 「사랑은 쓰레기통 안에」가 된 작품이다. 2018년 소더비 경매장에서 사건이 일어났다. 그맘때는 대학에서 강의를 듣던 때라, 미술계에 크게 관심을 둔 적이 없음에도 그 흥미롭기 그지없는 사건에 대해 여기저기서 발 빠르게 전해 들을 수 있었다. 세계에서 가장 유명하고 권위 있는 미술 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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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화 에디터
2024.07.24
리뷰
공연
[Review] 퓨-전 재즈는 말이죠? - Something About Us 2024 [공연]
퓨전 재즈가 궁금하다면 직접 뛰어들어 볼 것
“재즈는 말이죵~?” 이라고 하면 대번에 생각나는 유명한 밈, 알아보는 사람이 많을 거라고 생각한다. (‘재즈가 뭐라고 생각하세요?’라고 물어보니 ‘상대방과의 호흡, 화합’이라는 답이 돌아온다. 물어본 사람은 ‘아니’라고 단호히 부정한 뒤 대뜸 뻔뻔하게 스캣을 흉내 낸다. -원래 설명하면 재미가 없어지는 법이니 궁금하다면 검색해 보는 걸 추천한다.) 한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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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화 에디터
2024.07.09
오피니언
도서/문학
[Opinion] 세 가지 상실과 인간 [도서/문학]
단편 소설집 『우리가 빛의 속도로 갈 수 없다면』 (김초엽, 2019)
※ 『우리가 빛의 속도로 갈 수 없다면』의 스포일러를 포함하고 있습니다. 지난 글에서 현실에 맞닿지 못한 허구, 충분히 밀고 나가지 못한 상상에 아쉬워하면서 나는 김초엽의 단편 소설집 『우리가 빛의 속도로 갈 수 없다면』을 많이 떠올렸다. 가장 먼저 생각난 이야기는 「관내분실」. 죽은 사람의 재현과 교류할 수 있는 기술이 개발되었다는 설정이 영화 <원더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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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화 에디터
2024.06.30
리뷰
전시
[Review] ‘색의 해방’이라는 새로운 지평 - 크루즈 디에즈: RGB, 세기의 컬러들
크루즈 디에즈의 '색'이 새로운 이유
전시를 보고 와서 ‘색’에 대해 생각해 보면서 색이 두드러지는 노랫말들을 떠올려봤다. 사랑에 대해 말하기 마련인 대중가요의 노랫말에서 색은 사랑의 다양한 모습을, 그 미묘한 차이를 전달하는 효과적이고도 아름다운 표현 수단으로 기능한다. 예를 들어 이문세의 ‘붉은 노을’에서 붉은색은 사랑하는 사람을 그리는 애타는 마음을 상징한다. 강수지의 ‘보라빛향기’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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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화 에디터
2024.06.18
오피니언
영화
[Opinion] 더 멀리 상상해 본 '원더랜드' [영화]
영화 <원더랜드> (김태용, 2024)
※ <원더랜드>의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영화 <원더랜드>를 보고 왔다. 묘한 영화였다. ‘좋을 수 있었는데, 그런데 …’라는 미지근한 감상이 남는. 근래 즐겁게 읽었던 몇몇 한국 SF 소설이 생각이 났다. 약간의 상상력으로 변주를 준 낯선 삶의 조건에서 살아가는 인물을 담담하게 서술하며 오히려 현실의, 더 구체적으로는 근래 한국에서의 삶을 반추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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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화 에디터
2024.06.16
오피니언
영화
[Opinion] 여름 헌사-조사 [영화]
<한여름의 판타지아> (장건재, 2014)
※ <한여름의 판타지아>의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여름이 다가오고 있다. 집 가까운 공원에서 시간을 보내기 좋은 계절이다. 물빛이 하늘색. 하늘도 하늘색. 앙상한 나뭇가지가 아쉬웠던 것이 어제 같은데, 건너편 강둑이 어린 숲처럼 보인다고 했더니, 이제는 짙푸른 녹음이 우거져 한낮의 피난처가 되어 준다. 까치가 툭 날더니 이내 풀밭에 다시 앉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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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화 에디터
2024.06.08
오피니언
도서/문학
[Opinion] '화석 자본'의 소개 [도서/문학]
책 <화석 자본 (Fossil Capital)> (안드레아스 말름, 2023)
보통은 글을 쓸 때 제목을 꽤 고심해서 짓는다. 글 속에서 하고 싶은 말을 가장 잘 드러낼 수 있도록 이런저런 단어를 이렇게 저렇게 조합해 보며. 거의 항상 애초의 의도보다 거창한 제목이 나와버려서 내가 봐도 같잖을 때가 많다. 그런데 이번엔 어렵지 않게 힘을 빼고 쉽게 읽히는 제목을 단번에 정했다. 지금 얘기해 보려는 책의 제목, “화석 자본”이면 충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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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화 에디터
2024.06.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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