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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
[Opinion] 난 마지막 나야 [음악]
어차피 사라진다는 것을 알면서도 그것을 선택하는 것에 관하여
jtbc 오디션 프로 <싱어게인>으로 대중들에게 알려진 가수 이승윤이 2021년 발매한 '폐허가 된다 해도'. 곡의 앨범에는 다음과 같은 설명이 수록되어 있다. ['어차피 사라진다는 것을 알면서도 그것을 선택하는 것'에 관한 곡입니다. 의미도 실체도 필연적으로 사라지겠지만 지금 이 순간 나에게 유의미하고 실체적인 '너'들을 가지고 '나'로 잘 살았으면 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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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예진 에디터
2023.02.28
오피니언
사람
[Opinion] 글자에 관한 글자들 [사람]
그는 말에 관하여, 글자에 관하여 아는 바가 별로 없다. 그러나, 그는 항상 말을 사용할 수밖에 없다. 이 얼마나 비참한가!
아직도 그는 스물과 스물한 살 어딘가의 겨울을 놓지 못했다. 오래 질퍽거렸던 진창엔 더 이상 빠질 수 없겠지만 얼어붙은 글자엔 얼마든 손 뻗을 수 있으니까, 자꾸만 돌아간다. 감히 흉내 낼 수 없는 기록은 그게 그가 좋아하는 ‘그’라고 말한다. 그러나 그때의 ‘그’와 지금의 그는 여전히 그인가? 그는 과거의 '그'가 직조해 낸 글자들을 쓸다 자꾸만 멈칫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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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예진 에디터
2023.02.17
오피니언
도서/문학
[Opinion] 부끄러움을 가르칩니다 [도서/문학]
'모처럼 돌아온 내 부끄러움이 나만의 것이어서는 안 될 것 같다', 박완서 작가의 『부끄러움을 가르칩니다』
언젠가부터 별것 아닌 일에도 계산기를 두들기는 폼이 자연스러워졌다. 이제는 침도 안 바르고 사소한 거짓말쯤이야, 무대 위 배우처럼 능수능란하게 해낸다. 날씨마냥 뉴스에 자주 등장하는 오늘의 비리와 시도 때도 없이 올라오는 각종 기만, 논란에 대한 사과 영상들은 나의 이기심, 거짓말, 계산적인 속내에 대한 민망함을 경감시킨다. 악에도 정도가 존재하는 것 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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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예진 에디터
2023.02.11
오피니언
도서/문학
[Opinion] 몰락하는 자 [도서/문학]
'이상적 예술' 앞에서 끊임없이 몰락하는 인간상을 담은 토마스 베른하르트의 소설
이것은 이상적 예술 앞에서 한없이 몰락하는 한 인간의, 어쩌면 두 인간의 이야기이다. 바흐의 <골트베르크 변주곡>(1741)으로 세기의 피아니스트가 된 실존 인물 ‘글렌 굴드’를 모티프 삼아 섬세히 본뜬 허구의 소설이다. 작품의 줄거리는 간단하다. 1인칭 화자, ‘나’는 28년 전에 함께 피아노를 공부했던 친구, 베르트하이머가 세상을 떠났다는 비보를 듣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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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예진 에디터
2023.02.04
오피니언
도서/문학
[Opinion] 이오네스코 - 의자② [도서/문학]
이오네스코가 표현하는 존재론적 <공허함> 혹은 <부재>
이오네스코 - 의자① 편과 이어집니다. 보이지 않는 손님, 의자 극에 등장하는 모든 손님들의 모습은 보이지 않고, 의자로 대체된다. 그런데 노부부는 환상에 빠져 헛것을 보는 것처럼 진짜 존재하는 사람인 양 손님들을 맞이하고, 심지어는 손님이 떨어뜨린 보이지 않는 물건을 집으려고 허리를 구부린다거나 그들에게 손키스를 받는다. 이 허상의 목격자인 관객은 마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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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예진 에디터
2023.01.21
오피니언
도서/문학
[Opinion] 이오네스코 - 의자① [도서/문학]
이오네스코가 표현하는 존재론적 <공허함> 혹은 <부재>
1952년 4월 22일 랑크리Lancry 극장에서 초연된 외젠 이오네스코(Eugene Ionesco, 1909~1994)의 작품, 《의자:Les Chaises》. 언제나 그렇듯 이 실험적이고 새로운 작품은 대중, 평론가들의 혹독한 비판을 마주해야 했다. 초연 당시 분노한 관객들이 입장료 환불을 요구하고 위협을 느낀 출연진이 뒷문으로 도망가는 상황까지 벌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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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예진 에디터
2023.01.14
오피니언
사람
[Opinion] 솔직함을 팝니다 [사람]
개봉 후에는 제품이 변질될 수 있으니 가급적 한 번에 드실 것을 권장합니다.
오늘 오후, 내가 가장 자주 쓰는 인스타 계정을 지웠다(21.08.) 탈퇴 버튼을 누르는 행위 자체는 쉬웠지만 그 동력은 무수하고도 복잡했다. 그중 두 가지만 제 옷을 찾았기에 최종적으로 발화될 수 있는데, 먼저는 응축의 필요성 때문이었다. 나에게 인스타, 특히 스토리는 순간의 감정을 너무 쉽게 표출할 수 있는 매체였고 그러한 매체는 우발적이고 단발적이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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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예진 에디터
2023.01.07
오피니언
도서/문학
[Opinion] 밤과 방과 반을 위한 연말 결산 [도서/문학]
불면 날아갈 듯한 수면을 모으느라 애썼던 한 해의 끝에서 나의 밤과 방과 반이 되었던 책들을 꺼내 본다.
한 해가 지나가고 있다. 끝과 시작 중 무엇에 더 집중하려 하느냐 묻는다면 망설임 없이 끝이라 답하리. 새해 버킷리스트, 다짐, 목표 등을 더 이상 세우지 않는 내가 유일하게 하는 것이 있다면 바로 연말 결산이다. 이번 연도에는 연말 결산을 조금 특별하게 해 보려고 한다. 오직 밤과 방과 반을 위해. 불면 날아갈 듯한 수면을 모으느라 애썼던 한 해의 끝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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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예진 에디터
2022.12.31
오피니언
도서/문학
[Opinion] 사회, 예술, 인생이 담긴 공무도하가 [도서/문학]
<공무도하가>를 보며 나는 ‘어찌할 수 없는’ 인생의 속성을 미리 배우고 감응한다.
公無渡河(공무도하) 公竟渡河(공경도하) 墮河而死(타하이사) 當奈公何(당내공하) 님아, 그 물을 건너지 마오. 님은 기어코 물을 건너셨네. 물에 빠져 돌아가시니 가신 님을 어찌할꼬 〈공무도하가〉(公無渡河歌). 우리나라 최고(最古)의 고대가요로, 고조선 시대 뱃사공 곽리자고(藿里子高)의 아내인 여옥(麗玉)이 지은 노래로 알려져 있다. 최표(崔豹)의 『고금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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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예진 에디터
2022.12.24
오피니언
도서/문학
[Opinion] 이오네스코 - 수업 [도서/문학]
학생을 죽이는 말을 든 교수, 외젠 이오네스코의「수업」
작품은 시골에 사는 교수의 집에 한 여학생이 수업을 들으러 찾아오는 것으로 시작된다. 예의 바르고 명랑하며 활기찬 학생에 비해, 교수는 소심하고 신경과민한 모습을 보인다. 종합 박사 획득을 바라는 학생에게 교수는 우선 수학을 가르치기로 한다. 교수: 일 더하기 일은? 학생: 일 더하기 일은 이죠. 교수: (학생의 지식에 놀라서) 허, 맞습니다. 학문의 깊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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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예진 에디터
2022.12.17
오피니언
도서/문학
[Opinion] 이오네스코 - 대머리 여가수 [도서/문학]
부조리극의 교과서, 대머리 여가수가 나오지 않는 「대머리 여가수」
마틴 부인: 전 오빠한테 주머니칼을 사줄 수 있어요. 하지만 조부님께 아일랜드를 사드릴 수 있으세요? 스미스: 인간은 이동은 발로 하지만, 몸은 전기나 석탄으로 덥혀요. 마틴: 오늘 황소를 팔면, 내일은 달걀 주인이 되죠. 스미스 부인: 인생을 살면서 창밖을 봐야 돼요. 마틴 부인: 아무것도 없는 의자에도 앉을 수 있어요. 스미스: 늘 모든 경우를 생각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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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예진 에디터
2022.12.10
오피니언
문화 전반
[Opinion] 영언(言)회귀 [문화 전반]
계속되는 허물(言) 기워 입기
얼마 전 친구와의 만남을 앞두고 무언가 빼먹은 듯한 느낌이 들어 스마트폰, 에어팟, 지갑, 립밤 등등을 차례로 확인하던 중의 일이었다. 다 챙긴 듯 그러나 무언가 주요한 것을 빠트린 듯한 허전함은 계절이 바뀌어도 가시지 않는가 보다. 마지막으로 집을 나서기 전, 내가 오늘 만날 친구의 얼굴을 미리 그리며 생각한다. 일본식 가정집에서 든든히 저녁을 먹고 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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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예진 에디터
2022.12.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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