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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
[Review] 이미 만들어진 세계를 다시 바라보는 법 - 패치 인류세 [도서]
우리가 만든 것들은 세계와 만나 다시 예상하지 못한 변화를 만든다.
처음 <패치 인류세>라는 제목을 보았을 때 가장 먼저 궁금했던 것은 ‘인류세’가 정확히 무엇을 뜻하는가였다. 인류세(人類世, Anthropocene)는 인간의 과학적·산업적·경제적 활동이 지구의 환경을 변화시키고, 그 흔적이 지질학적으로 남을 만큼 인간의 영향력이 커졌다는 문제의식에서 제안된 개념이다. 인간이 단순히 지구 위에서 살아가는 하나의 종을 넘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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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수진 에디터
2026.10.18
리뷰
공연
[Review] 오래된 것을 새롭게 말하는 법 - 현금제: 이중번역 / 수림뉴웨이브 2026
기본을 깊이 익힌 사람만이 마음껏 엇나가고 다시 돌아올 수 있다
한국적인 소리라고 하면 당연히 익숙할 것 같지만, 생각해보면 내게 국악은 오히려 클래식보다 낯선 음악이었다. 바이올린과 피아노, 플루트의 음색은 어렵지 않게 구별하면서도 거문고와 해금이 각각 어떤 소리를 내는지 제대로 설명할 수 없었다. 꽹과리나 장구 같은 전통 악기 역시 축제나 행렬에서 스쳐 들었던 기억이 대부분이었다. 한국에서 태어나 살아왔다는 사실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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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수진 에디터
2026.10.11
오피니언
공연
[Opinion] 그깟 고추가 뭐길래 - 옥상 밭 고추는 왜 [공연]
옥상의 고추 몇 개에서 시작된 갈등은 재개발과 세대, 욕망과 정의로 번져간다
처음에는 정말 고추가 문제인가 싶었다. 오래된 빌라 옥상에서 한 노인이 키우던 고추가 사라졌고, 누가 가져갔는지도 안다. 돌려받거나 사과를 받으면 될 것 같은 사건이다. 그런데 누군가는 그 일 때문에 시위를 시작하고, 이웃들이 하나둘 끼어들고, 결국 빌라 전체가 들썩인다. 그래서 자연스럽게 이런 생각이 든다. 그깟 고추가 뭐라고. 그런데 연극 <옥상 밭 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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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수진 에디터
2026.10.02
리뷰
도서
[Review] 순수하지 않아서 더 인간적인 것 - 세상에 순수한 미술은 없다 [도서]
순수한 미술은 없어도, 시대를 건너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는 미술은 여전히 존재한다.
미술관에 가면 작품 자체를 보려고 한다. 어떤 색을 사용했는지, 붓질은 어떤지, 무엇을 그렸는지, 그리고 그 앞에 섰을 때 내가 무엇을 느끼는지가 중요하다고 생각했다. 작품 옆에 붙은 설명을 읽더라도 작가의 생애나 작품이 탄생한 배경 정도를 확인하는 데 그쳤다. 누가 돈을 내고 그림을 주문했는지, 누가 작품을 사들였는지, 어떤 경로를 통해 미술관 벽에 걸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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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수진 에디터
2026.09.26
리뷰
영화
[Review] 문학을 사랑한다는 말 뒤에 숨은 것 - 나의 사적인 예술가 [영화]
문학을 사랑한다는 사람들의 모순과 뒤늦은 명성의 허무
※ 이 글은 영화의 결말을 포함한 주요 내용을 다루고 있습니다. <나의 사적인 예술가> 과거 시집 한 권을 출간했지만 지금은 뉴욕의 우체국에서 일하는 에드 색스버거. 어느 날 젊은 예술가 마이어스가 그를 찾아온다. 오래전 출간된 그의 시를 읽고 감명받았다며 자신이 속한 예술 모임에 초대하기 위해서. 이 정도의 시놉시스만 읽었을 때 나는 꽤 낭만적인 영화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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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수진 에디터
2026.09.20
리뷰
공연
[Review] 오래 듣던 노래와 처음 만난 음악 사이에서 - 사운드 플래닛 페스티벌 2026
처음 만난 밴드의 음악부터 어린 시절 MP3에 넣어 반복해 듣던 노래까지
9월 6일, 사운드 플래닛 페스티벌을 보러 파라다이스시티에 갔다. 9월이면 그래도 가을에 접어들었다고 생각했는데 이날은 예상보다 꽤 더웠다. 오전부터 저녁까지 이어지는 페스티벌을 돌아다니기에는 조금 버거울 정도였다. 그래도 실내외에 공연장이 나뉘어 있어 중간중간 안으로 들어갈 수 있었고, 오히려 여러 공간을 옮겨 다니는 것이 자연스럽게 하루의 동선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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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수진 에디터
2026.09.08
오피니언
음식
[Opinion] 계절을 먹으며 사는 일 [음식]
제철 재료를 사고 직접 요리하며 계절을 느끼기
요즘 나의 관심사는 요리다. 거창하게 요리를 배우기 시작했다거나 어려운 메뉴에 도전하는 것은 아니다. 푸실리를 삶아 선드라이토마토와 차돌박이를 넣은 오일 파스타를 만들고, 양배추와 고기를 한 팬에 볶아 먹는다. 유부초밥을 만들기도 하고, 제주도 미니 단호박을 쪄서 하나씩 꺼내 먹다가 치즈를 올려 오븐에 굽기도 한다. 이전에는 밖에서 사 먹을 메뉴를 고르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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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수진 에디터
2026.08.28
리뷰
도서
[Review] 끝끝내 돌아가려는 인간에 대하여 - 오디세이아 [도서]
인간의 약한 의지와 유한함, 전쟁과 죽음의 무게, 귀향
우리는 흔히 모험을 ‘떠나는 일’이라고 생각한다. 익숙한 일상을 벗어나 낯선 장소로 향하고, 지금까지 경험하지 못한 세계에 자신을 던지는 것. 그래서 여행과 모험에는 대개 탈출과 자유의 이미지가 따라붙는다. 그런데 <오디세이아>를 읽으며 그 익숙한 이미지가 조금 달라졌다. 오디세우스가 그토록 긴 시간 동안 감당한 모험의 목적지는 새로운 세계가 아니었기 때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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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수진 에디터
2026.08.17
리뷰
전시
[Review] 저항마저 소비되는 시대 - 뱅크시 BANKSY : Still Here [전시]
웃음과 풍자로 권력과 자본주의를 비트는 뱅크시. 그러나 그의 저항마저 하나의 브랜드가 된 시대
뱅크시의 작품은 익숙하다. 풍선을 향해 손을 뻗는 소녀, 꽃다발을 던지는 시위자, 무표정한 원숭이. 미술에 큰 관심이 없는 사람이라도 한 번쯤 보았을 이미지들이다. 얼굴도 이름도 제대로 알려지지 않은 작가가 이토록 대중적인 이미지를 만들어냈다는 사실부터 흥미롭다. 그래서 뱅크시를 이야기할 때면 자연스럽게 ‘그는 누구인가’라는 질문이 따라붙는다. 하지만 《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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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수진 에디터
2026.08.11
리뷰
공연
[Review] 고백이 책임을 대신할 수 있을까 - 연극 플리백 [공연]
이해와 면죄 사이의 경계
연극 〈플리백〉을 보고 극장을 나서면서 가장 먼저 든 생각은 단순했다. ‘그래서 이 작품이 말하고 싶은 것은 무엇이었을까.’ 유명한 원작과 수많은 수상 기록, 세계적인 흥행 소식을 읽으면 분명 내가 놓친 무언가가 있을 것 같았다. 그러나 공연이 끝난 뒤에도 주인공의 이야기는 내 안에서 하나의 의미로 정리되지 않았다. 물론 모든 작품이 관객에게 공감이나 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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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수진 에디터
2026.07.31
오피니언
드라마/예능
[Opinion] 정의는 왜 주먹을 빌리는가 [드라마/예능]
사적 복수와 통쾌한 응징을 앞세운 드라마가 반복해서 사랑받는 이유
요즘 드라마를 보다 보면 비슷한 장면을 자주 만난다. 법은 너무 늦게 도착하고, 조직은 제 역할을 하지 못하며, 피해자의 목소리는 번번이 묻힌다. 그때 어디선가 평범해 보이지만 실은 누구보다 강한 인물이 나타난다. 그는 제도의 허락을 기다리지 않는다. 악인을 찾아내고, 응징하고, 피해자가 빼앗긴 것을 되돌려준다. 모든 일이 끝나면 동료들과 농담을 주고받거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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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수진 에디터
2026.07.30
칼럼/에세이
에세이
[Essay] 상반기, 나는 무엇으로 중심을 잡고 살아갈까
상반기, 그리고 하반기의 중심 다시 세우기
2026년 상반기를 돌아보면 분명 아무것도 하지 않은 시간은 아니었다. 조직개편으로 새로운 팀에 합류했고, 운동 방식도 바뀌었고, 재테크에 어느 때보다 많은 관심을 쏟았으며, 서울에서 내가 살아갈 집도 본격적으로 알아보기 시작했다. 바쁘게 살았고, 고민도 많이 했고, 나름대로는 매 순간 최선을 다했다고 생각한다. 그런데 막상 '상반기를 한 단어로 표현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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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수진 에디터
2026.07.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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