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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view] 나 ♥ 서브컬쳐 - 울트라백화점 서울 Vol.2

사랑하는 것을 대하는 가장 바람직한 태도

by 박아란 에디터
2026.03.31 06:25

 

 

서브컬쳐는 주류 문화와는 구분되는 하위 문화의 개념이다. 대부분의 비주류 문화가 매니아적인 사랑을 받는 것처럼, 서브컬쳐는 깊이 있는 매력을 지니고 있다. 오래 좋아했거나 많이 좋아한 것들. 남들보다 조금은 더 열정적인 태도와 더 많이 축적된 시간을 갖고 있는 것들. 누군가의 애정과 시간 속에 파고들 수 있다는 건 정말 좋은 것이다.


‘포스트 서브컬처’를 주제로 시작되는 전시는 서브컬쳐를 단순히 비주류 장르나 특정 집단의 문화로 정의하지 않는다. 누가 만들었는지, 왜 만들었는지, 어떤 태도로 만들었는지. 소수이기 때문이 아닌 오랜 시간 공들인 태도와 감각을 조명한다.

 

<울트라백화점 서울 Vol.2>는 무언가에 깊이 빠져들기 꺼려지는 빠르고 복잡한 시대 속에서도 서브컬쳐의 다양성과 의미를 면밀히 연결해 낸다. 누군가의 세계로 빠져드는 경험. 전시의 순간들을 짤막하게 소개하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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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군가의 인사이트 훔쳐보기 - 서브컬쳐 스트릿


 

전시를 여는 서브컬쳐 스트릿은, 서브컬쳐를 다루는 전문 플랫폼들의 이야기를 큐레이션 형식으로 소개한다. 패션부터 인디 음악까지 다양한 서브컬쳐를 만나고 그 속에서 찾아낸 이야기들을 수집하는 것이다.

 

어쩌면 팔로우하고 있을지도 모르는 060mag, 온큐레이션 등 인스타그램 중심의 서브컬쳐 매거진들을 만나볼 수 있다. 스쳐 지나갈 때는 생각하지 못했던 것들을 다시 곱씹어 보는 과정을 즐기며 나만의 인사이트를 발굴해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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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이사이드만큼 좋은 비사이드 - 비사이드 레코즈


 

비사이드 레코즈 섹션은 귀와 손으로 경험할 수 있는 레코드 큐레이션 숍이다. 해당 섹션의 메인 이벤트는 레코드 스티커를 이용해 만들 수 있는 나만의 체크리스트 구성이다. 위로, 내면, 열정 등 여러 가지 장르와 주제로 나누어진 레코드를 직접 보고 들으며 내 취향의 실마리를 잡아내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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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장욕구 참기 챌린지 - 텍스트 에비뉴


 

독립 출판사와 서점을 중심으로 한 가장 큰 섹션, 텍스트 에비뉴. ‘에비뉴’라는 섹션 명에서도 알 수 있듯, 각기 다른 장르를 다루는 출판사를 직접 방문하고, 구경한다는 점이 굉장히 독특하고 재미있다.

 

이곳에는 각 출판사가 중점적으로 다루는 장르와 제안 도서, 텍스트를 다루는 그들의 태도가 담겨 있다. 세부 섹션별 책갈피를 수집하며, 그들의 질문에 대한 나만의 태도를 정립하는 과정 설계가 상당히 흥미롭다.

 

엮는 이들의 태도와 가치관은 때때로 글의 내용보다 더 큰 소장 욕구를 불러일으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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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를 좋아하는 이유 - 리뷰어스 씨어터


 

어렸을 적부터 맘에 드는 영화가 생기면 열 번도 넘게 돌려 보곤 했었다. 그 영화들이 그토록 좋았던 이유를 생각해 보면, 내가 아닌 누군가의 시선과 생각을 엿볼 수 있다는 점 때문이었던 것 같다.

 

독립영화를 다루고 있는 리뷰어스 씨어터 섹션은 타인의 시선을 통해 발견할 수 있는 애정과 인사이트를 담고 있다. 여러 영화 중에서 가장 좋았던 것은. 영화를 만든 이유와 의도, 전하고자 하는 이야기를 드러내며 여러 질문을 던지는 이곳에서 또 한 번 영화와 사랑에 빠지게 된다.

 

이른 오후 시간대에는 상영하는 영화를 직접 관람할 수 있다는 팁을 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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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집과 기록의 갤러리 - 더 리얼 부티크


 

더 리얼 부티크는 갤러리의 형태로 패션을 다루고 있는 흥미로운 섹션이다.

 

전시된 모든 옷은 하나의 작품이 되어 그 속의 의미와 가치를 지니게 된다. 언제 어디서부터 이 순간에 도달하게 되었는지, 오리진, 텍스처, 레가시 세 가지의 질문에 대답하게 된다. 마음에 드는 작품의 이야기를 듣기 위해 한 발짝 다가서듯, 마음에 드는 옷 옆의 리플렛으로 그 속에 담긴 기록을 엿볼 수 있다는 점이 재밌었다.


*


이번 전시를 관통하는 핵심은 단연 '태도'. 어떤 섹션을 가더라도 온 마음을 다하는 자들의 뜨거운 숨결을 느낄 수 있었다.

 

단순한 취향과 인사이트를 넘어, 자신만의 기준과 방법으로 사랑하겠다는 일종의 '포기할 수 없는 결의'처럼 다가왔다. 누군가의 지독한 진심이 만들어낸 궤적을 따라 걷는 길에, 내가 느꼈던 부질없음은 어느덧 선명한 확신으로 변해 있었다.


무언가를 이토록 깊이 사랑할 수 있다는 것, 그리고 그 마음을 동력 삼아 자신만의 세계를 구축해 나가는 태도야말로 우리가 삶을 대하는 가장 바람직한 방법이 아닐까. 전시가 남긴 여운을 갈무리하며, 벌써 그다음 볼륨을 기다린다. 그때의 나는 또 어떤 태도로 나의 세계를 마주하고 있을지 기대가 된다.

 

부디 그 결의의 현장에 다시 한번 함께할 수 있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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