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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은 재즈와 비슷하다. 즉흥적일 때 가장 좋다.” 작곡가 조지 거슈윈은 이렇게 말했다.

 

재즈 칼럼니스트 김민주는 여기에 “사랑과 마찬가지로, 모든 것은 우연에서 시작됩니다.”라고 덧붙이며 책 <재즈의 계절>을 연다.


고백하자면, 재즈를 잘 몰랐다. 우연성과 즉흥성이 매력적인 장르. 이 정도만 알고 있었다. 그런데도 재즈는 언제나 가까워지고 싶은 무언가였다. 영화가 좋다기보단 영화를 좋아하는 사람이 좋다는 말처럼, 어떤 요소가 이 사람을 이렇게까지 매료시켰을까 고민하며 꼼꼼히 살피다 보면 자연스럽게 그 대상을 사랑하게 된다.

 

재즈도 마찬가지였는데, 실수와 즉흥이 예술로 승화되는 재즈의 핵심은 현장성에 있다.


서울숲재즈페스티벌을 찾은 것도 같은 이유였다. 재즈를 직접 들으면 좋아할 수밖에 없을 테니까. 그리고 이 기대는 현실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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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에 시작돼 올해 아홉 번째를 맞은 서울숲재즈페스티벌은 9월 19일부터 21일까지 3일간 이어졌다. 세계적인 기타리스트 알 디 메올라(AI Di Meola), 마이크 스턴(Mike Stern), 국내 아티스트 어노잉박스, 이소라 등이 무대에 올랐다.

 

특별했던 건 운영 방식이었다. 외부 푸드코트에서 음식을 주문하면 다회용기에 제공됐으며, 반려견과 함께 즐길 수 있도록 ‘펫존’도 마련되어 있었다. 관객들은 각자의 방식대로 재즈를 즐겼다. 누군가는 일어나 춤을 췄고, 누군가는 의자에 앉아, 또 다른 이는 잔디 위에 누워 음악을 들었다. “재즈는 모든 것을 품는다”라는 말이 실감 나는 순간이었다.


가장 잊을 수 없는 장면은 18인조 밴드 어노잉박스의 퍼레이드였다. 거대한 밴드가 무대에서 내려와 연주를 시작하자, 사람들이 하나둘씩 일어나 그 뒤를 따랐다. 밴드를 둘러싸고 연주를 즐기기도 했고, 마지막엔 모두가 합창으로 어울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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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때의 순수한 즐거움을 잊지 못해 재즈를 찾아 들었다. 책 <재즈의 계절>이 그 길을 안전하게 이끌어줬다.

 

조지 거슈윈, 엘라 피츠제럴드, 애니메이션 <소울> 등을 거쳐 마침내 닿은 건 니나 시몬이었다. 니나 시몬은 Ain’t Got No, I Got Life에서 흥얼거린다. 자신은 집도, 신발도, 돈도, 친구도, 직업도, 사랑도 없다고. 누군가가 자신에게 가진 게 무엇이냐고 묻는다면, 원하지 않을 때 아무도 뺏어가지 못할 무언가가 있느냐고 묻는다면, 그는 이렇게 대답하리라고 노래한다.


나는 머리카락이, 뇌가, 귀가, 눈이, 코가, 입이, 미소가 있다고.

 

손, 팔, 다리, 그리고 삶이 있다고.


그 순간 깨달았다. 재즈는 결국 삶을 향한 노래라는 것을.


책 <재즈의 계절>은 이렇게 말한다. “재즈를 들었을 뿐인데 어떻게 살아야 할지 알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고. 그 의미를 온전히 설명할 순 없지만, 서울숲에서 본 푸른 하늘, 잔디밭, 강아지들, 주말의 여유, 즉흥과 실수가 빚은 선율은 분명 내 삶의 새로운 기준점으로 남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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