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들 그런 노래 하나쯤은 있을 것이다. 첫눈에 반해버린 음악, 하루 종일 듣고 또 들어도 질리지 않는 음악, 그러면서도 좋아하는 마음을 외치기보단 혼자 간직하게 되는 음악 말이다.
나에게도 그런 음악들이 있다. 문제는 그렇게 소중히 간직했던 음악들이 알고 보니 대중적으로 아주 유명한 음악이었던 경우가 왕왕 있었다는 점일까. 내가 듣는 음악이 유명하든 아니든 사실 감상에 크게 상관은 없지만, 나만 아는 노래라고 생각했던 것이 실상 모두가 아는 노래였음을 깨닫는 과정은 언제나 충격을 주곤 한다. 마치 미지의 무인도인 줄 알았는데 알고 보니 섬 반대편에 크나큰 도시가 있었음을 알게 되는 것만 같달까. (그리고 아주 많은 사람들이 알고 있는 음악을 나만 몰랐다는 점에서 오는 부끄러움도 살짝 있다.)
아무튼, 그래서 오늘은 플레이리스트에 있는 음악 중 나만 몰랐던 대중적인 음악들을 소개해 보고자 한다.
Ed Sheeran - Shape of You
에드 시런은 2011년 데뷔한 싱어송라이터로, 아마 모든 사람이 적어도 이름 한 번쯤은 들어봤을 법한 가수가 아닌가 싶다. 그렇기에 이 노래가 유명하다는 사실을 몰랐다는 점에 놀랐을 수도 있겠다. 그렇지만 내가 이 노래를 처음 접한 것은 해당 음악이 수록되어 있는 [÷] 앨범이 발매되고 그리 오래 지나지 않았을 즈음이었다. 독특하고 눈을 잡아끄는 앨범 커버를 우연히 접하고 이 노래를 들었던 기억이 난다.
경쾌한 리듬과 중독적인 멜로디의 조화가 마음에 들어 한동안 이 노래만 반복해서 들었었다. 지금도 그렇지만 그때는 더더욱 팝송에 대해 알지 못할 때라 한동안 아무도 모르는 나만의 명곡을 발견했다고 생각했더랬다. 그러다 어느 순간부터 이 노래가 길거리에서 흘러나오는 걸 듣게 되었고, 곧 나만 몰랐을 뿐 이미 모두가 아는 가수 모두가 아는 노래였음을 알게 되었다.
애플 뮤직에서 지난 10년간 가장 많이 재생된 음악으로 Shape of you가 뽑히고 공식 뮤직비디오의 조회수로 65억이라는 숫자가 나와있는 것을 보니 에드 시런과 Shape of you를 나만 아는 가수/명곡으로 생각했던 짧은 시기에 괜히 웃음을 짓게 된다.
Lady Gaga, Bruno Mars - Die With A Smile
얼마 전 정말 우연히 듣고서 반해버린 노래다. 듣다 보면 이상하게도 내가 살아보지 못한 어떤 과거의 향수가 느껴지고, 익숙한 듯하면서도 매력적인 멜로디 라인과 두 가수의 가창력 때문에 계속해서 듣게 된다.
워낙 유명한 싱어들의 조합이라 이 노래가 유명할 거라고 짐작은 하고 있었다. 그런데 설마 발매된 지 얼마 되지 않아 빌보드와 여러 음원 차트를 휩쓸 뿐만 아니라 온갖 기록을 세우는 수준의 노래일 거라고는 상상도 하지 못했다. 나의 상상력을 벗어난 수준의 유명세를 가진 음악이라 충격을 넘어 음악과 약간 낯을 가리게 됐달까. 그러면서도 동시에 그럴만하지, 하며 납득하고 있는 나를 발견할 수 있었다.
리도어(Redoor) - 영원은 그렇듯
누군가의 추천글을 읽고 듣게 되었다. 영원을 이야기하는 가사와 더불어 서정적인 멜로디와 연주가 아름다운 노래로, 듣자마자 반해서 한동안 이 노래만 듣고 다녔다. 아주 주관적인 기준으로 나에게 있어 좋은 음악이란 나를 울리는 음악인데, 그런 의미에서 이 노래는 충분히 좋은 음악이었다. 특히나 후반부의 "사랑은 언제나 냉정했고요 영원은 그렇듯 거짓이겠죠 목이 메어 와도 삼켜버려요 넘치는 눈물이 앞을 가리니"라는 가사가 흘러나올 때면 왜인지 모르게 울컥 감정이 북받쳐 오르곤 한다.
그렇게 한동안 이 노래를 무한 반복으로 듣다 문득 노래에 하트가 몇만 개가량 눌려있다는 것과 공식 유튜브 채널의 조회수가 천만 회가 넘어간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다. 여느 때와 같이 모두가 알고 있던 노래였다는 점에서 놀라움과 충격을 느끼기도 했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이 노래가 많은 사랑을 받고 있어 다행이라는 생각도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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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에서 한껏 내가 느꼈던 놀라움과 충격을 토로했지만, 한편으로는 내가 사랑하는 음악을 모두가 사랑하고 있었다는 것에서 오는 기쁨도 있다. (정확히는 모두가 사랑하고 있던 음악과 나 또한 사랑에 빠졌다는 말이 맞겠지만.) 이런 순간이 쌓일 때마다 더 다양하고 많은 음악을 접하고 싶다는 욕구가 생기기도 하기에 나 혼자만의 작은 발견은 며칠 동안 나만의 주간 이슈가 되어 삶을 즐겁게 만들어준다. 그러니 혹시 혼자 소중히 간직하고 있던 음악이 있다면 더 넓은 세상에서 그 음악을 찾아보는 것도 좋은 경험이 될지 모르겠다. 그 음악에 공감하고 눈물 흘린 사람이 나뿐만이 아니었음을 알게 될지도 모르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