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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근깨 빼빼 마른 빨간머리 앤

예쁘지는 않지만 사랑스러워

 

어렸을 적 한 번쯤은 들어보았을 애니메이션 <빨간머리 앤>의 주제곡이다.

 

“예쁘지는 않지만 사랑스러워”라는 말은 의미심장하다. ‘예쁘지 않은 것은 괜찮지만 사랑스럽지 못한 것은 용서가 안 된다’는 것처럼 들리기 때문이다.

 

특히나 “사랑스러움”은 주로 여성들에게 강요이자 강박적으로 다가오는 말이다. 왜 여성들은 사랑스러워야만 할까? 예쁘고 사랑스럽기까지 한 여성은 완벽하다. 예쁘진 않지만 사랑스럽기라도 하면 다행이다. 예쁘지도, 사랑스럽지도 않다면.


양미숙은 예쁘지도, 사랑스럽지도 않은 여자다. 심지어 히스테릭하고 자기망상에 빠져있어 호감형도 아니다. 끊임없는 도끼병(?)으로 서 선생에게 집착 아닌 집착을 하고 그와 불륜관계인 이 선생을 질투하고 저주한다.


양미숙은 이 선생을 향한 분노를 푸는 과정에서 종희(서 선생의 딸)와 가까워지는데 둘의 관계는 묘한 연대를 보여준다. 양미숙과 종희의 공통점이라면 학교에서 왕따이자 이 선생을 향한 애증을 가지고 있다는 점이다.

 

가시 돋친 마음으로 시작된 두 여성의 연대는 당사자들도 모르는 사이 점점 그들 스스로를 치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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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도를 기다리며>를 연습하는 과정은 특별하다. 대사를 주고받으며 뒤로 넘어갈 듯 넘어가지 않는 그들의 모션은 서로가 서로의 존재를 지탱하는 것처럼 보인다.


<고도를 기다리며>를 무대에서 선보이는 순간, 모두가 양미숙과 종희를 비웃으며 쓰레기를 던지지만 그들은 아랑곳하지 않는다. 무대를 내려 온 순간까지도 시종일관 짜증 범벅이던 두 여성의 모습은 웃음으로 덮인다.


양미숙이 영화적 재미만을 목표로 창작된 인물이라고 칭하기엔 대다수 여성의 모습이 겹쳐 보인다. 어떤 여성이든 사회가 만들어낸 시선에서 벗어나지 못한다.


끊임없이 자신의 흠을 발견하게 되고, 자기 자신을 검열하고 스스로를 히스테릭하게 몰아세우게 된다. 양미숙은 이러한 과정에서 태어났을(창조되었을) 것이다. 즉, 양미숙은 코미디의 모습으로 모든 여성의 모습을 대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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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내가 아니었으면 나한테 안 이럴 거면서 내가 나라서 다들 일부러 나만 무시하고...” 양미숙은 세상을 향해 소리친다. 이 외침은 허공에서 부서졌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상관없다. 양미숙 자신은 시원하지 않았을까.

 

영화는 말한다. 사랑스럽지 않아도 괜찮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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