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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트인사이트에게
문화예술은 '소통'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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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렬한 『리틀 라이프』의 표지

 

 

글을 쓰기 위해 손을 떼기도 무겁다. 글을 쓰기 전 끝도 없이 고민하게 했다. 그 무거움의 주인공은 한야 야나기하라의 『리틀 라이프』다. 『리틀 라이프』는 2015년 출판된 장편소설로 맨부커상과 전미도서상에 공동 최종 후보작에 오르고 많은 출판사에서 노미네이트 되었다.


책을 알게 된 경위는 매우 심플하지만 강렬했다. 그 때문에 책을 대출하기 위해 서울의 도서관을 샅샅이 헤쳐보았지만, 대부분이 대출 중이거나 예약이 5명 넘게 걸려있는 경우도 있었다.

 

9년이란 시간이 지난 후 갑자기 『리틀 라이프』 열풍이 일어나는 까닭은 무엇일까? 그것은 각종 SNS나 특히 릴스와 같은 숏폼에서 이 책을 읽으며, 끝으로 책장을 넘길수록 오열하는 사람들의 영상이 육백만 이상의 조회수를 얻으며 도대체 어떤 내용인지 호기심을 자극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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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해외 SNS를 통해 퍼져나간 『리틀 라이프』 챌린지

 

 

한야 야나기하의 『리틀 라이프』는 2024 S/S 남성복 패션위크의 발렌티노 런웨이에서도 그 모습을 드러냈다. 쇼의 주제는 ‘The Narratives’로 책이 컬렉션의 중요한 주제이자 오브제로 쓰였는데, 이 런웨이가 리틀 라이프의 역주행 신화를 옷으로 가져와 가시적으로 증명했다.

 

 

 

관계로서의 '그'


 

소설은 대부분이 읽기 어려울 만큼 고통의 나열과 그 끝도 없는 고통을 아주 세밀하고 자세하게 풀어내기 때문에 소재의 선정성이나 자극적인 요소로 논란이 존재하기도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천 페이지가 넘는 소설을 단숨에 읽게 만드는 흡입력으로 독자들에게 인물의 감정과 관계에 몰입하게끔 유도한다. 그 때문에 부정적인 요소가 많이 등장하는 소설에 부담을 느낄 수 있는 독자를 드라마틱한 내용으로 빠져들게 한다.


소설은 전지적 작가 시점으로 진행되지만, 주요 스토리의 진행 멤버인 제이비, 멜컴, 윌럼, 주드의 시점으로 각각 전개되다가, 이야기의 후반으로 갈수록 윌럼과 주드의 서술이 주가 된다. 이 네 명은 대학 시절 친구들로 초반에는 뉴욕 대학생들의 예술에 대한 이야기를 늘어놓는다.

 

예술처럼 아름답고 도달하기 힘든 것들, 친구들과 친구들의 시시콜콜한 연애 이야기, 에고트립의 불안, 성공과 실패, 술과 파티는 그 나이대 대학생들이 꿈꾸는 이야기의 전형 혹은 이상이다.

 

 

 

기억으로서의 '그'


 

주드란 인물은 초중반까지 미스터리하다. 서술의 차례가 주드로 돌아와도, 그는 자기 자신에게마저 어떤 비밀들을 꼭꼭 숨기고 기억하지 않으려 노력하지만, 그것이 자해라는 물리적인 형태로 기억의 존재를 나타낸다. 살기 위해 꾹꾹 눌러 축소한 그의 기억들은 질질 새어 나와 결국 자신을 옭아매는 밀렵의 그물이 되었다.


소설의 흐름은 주드의 트라우마와 딱 달라붙어 진행된다. 소설은 아동성범죄, 방임, 유괴, 살인미수 등 자극적이고 선정적인 요소를 캐릭터에 주입하고 작가가 캐릭터에 빙의한 것 같은 자세한 묘사는 독자의 거부감과 주의를 요하는 지점이지만 그것이 가장 큰 지점은 트라우마 당사자가 죄책감과 수치심으로 범벅져 트라우마를 겪던 당시로 회귀하려는 모습이 가장 읽기 고통스러웠다.


책을 완독한 후의 기분은 단순한 슬픔을 넘어선 무언가 형언할 수 없는 감정이 남았다. 분명 읽으면서 조금 과도한 슬픔과 고통으로 읽기 부담스러운 부분이 있었음에도 계속 읽게 만드는 마력, 상상조차 하지 못할 삶을 상상하면서 계속되는 기만들과 싸운다.

 

 

 

남성으로서의 '그'


 

작가인 한야 야나기하라는 재미일본인의 여성이라는 정체성을 갖고 있지만 남성들의 관계와 치유라는 주제를 가졌다. 이는 흥미로운 사례로 전적인 문학계의 서술 방식과는 다르게 작가 자신의 확고한 세계를 형성했음을 알 수 있다.

 

이를 'Politics and Prose'라는 미국의 독립 서점에서 진행한 작가의 인터뷰에서 확인할 수 있는데, 그는 소년기의 남성이 남성 간의 관계에서 말하지 못했던 감정의 제한을 여성작가의 권한으로 자유롭게 펼쳐냈다고 말한다. 마치 남성 작가들이 뮤즈를 통해 섬세한 감성을 얻는 과정 같은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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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나 무대 뒤의 장막을 가지고 있다.

 


 

'그'를 바라보는 우리


 

경험하지 못한 삶을 상상하는 것, 현재 좋은 환경과 관계들이 잊고 싶은 과거와 어떤 상호작용이 일어나는지, 무대 뒤 장막을 알기란 무척 어렵다. 분명 『리틀 라이프』는 소설이다. 상상력이 작용하는 부분에서 에세이와는 다르다. 또한 소설의 배경도 현재 나의 배경과 많이 다르기 때문에 세계관의 충돌이 일어나기도 하고 이해하기 힘든 부분도 있었다.

 

하지만 책을 읽는 2주의 시간 동안 나는 인물들의 모습을 유심히 살폈다. 작가의 시선은 줄곧 배려심을 가진 따뜻한 인물에게 초점을 향한다. 그 인물들에게서 나는 분명 생각하지 못했을 그런 방식으로 고통과 타인을 바라볼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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