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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덧 뜨거운 대학 축제 시즌이 다가왔다.

 

축제 무대에서 들었던 다양한 곡 중 가장 인상 깊었던 곡은 그룹사운드 잔나비의 ‘전설’이라는 곡이었다. 잔나비는 이 노래를 꼭 들려주고 싶다며 노래를 시작하였다.

 

 

 

 

전설

그 푸르른 눈동자에 날 태워줘

내 방황을 멈추어 줘 하루빨리

날 데려가 줘

 

번쩍

내 최후의 발악이야

불꽃놀이, 그 마지막 순간이야

남김없이 불태워야 해

 

 

가사와 함께 노래를 듣고 있자면 머릿속을 스쳐 지나가는 장면은 그리 아름다운 결말이 아니다. 오히려 비극에 가깝다.

 

천둥소리와 같은 쿵쾅거리는 드럼 소리로 시작하는 이 노래는 ‘전설’이라고 읊조리는 보컬 뒤로 드럼 소리가 계속된다. 크게 덮쳐왔다가 다시 사그라드는 이 드럼 소리는 마치 파도를 연상하게 한다.

 

 

함락

남겨진 마음끼리

피 흘리고, 또 할퀴고 깨물어서

더는 더는 찾을 이 없대도

 

 

끝없는 ‘방황’, 번쩍하는 마지막 ‘발악’, 그리고 ‘함락’.

 

‘방황’하는 작은 돛단배는 ‘번쩍’하는 천둥 번개와 덮쳐오는 파도에 마지막 발악을 했지만 결국에는 ‘함락’했다.

 

잔잔하고 푸르른 바다 위에서는 모든 것이 그리도 아름답더니 난폭한 폭풍우 속에서는 아무것도 남지 않는다. 함락해 버린 돛단배 위의 남겨진 이들은 서로 돕지 않는다. 할퀴고 깨물어 피 흘리는 이들만 남았을 뿐이다.

 

여기에서 주목할 점은 이 곡은 처절하고 처연한 사랑 노래라는 점이다.

 

 

날 그대의 품에 안아줘 입을 맞춰줘

품에 안겨서 입을 맞추고

Rock n roll

Wave your flag

 

 

배가 침몰하는 순간 그들이 선택한 것은 품에 안고 입을 맞추는 것이었다. 그리고 그 마지막의 마지막 순간에는 깃발을 흔들었다.

 

그렇게 서로는 서로를 기억했다. 우리가 여기 함락하는 돛단배 위에 있었다고. 방황했고, 발악했고, 함락했지만 그만큼 남김없이 사랑했다고. 이 작은 돛단배의 불운한 항해는 그렇게 끝이 났다.

 

이 함락해 버린 항해는 과연 실패였을까.

 

함락하는 순간에도 배 위의 그들은 깃발을 흔들 만큼 치밀하게 또한, 치열하게 사랑한 기억으로 가득하였으니 이 항해는 분명 실패가 아니었을 것이다. 서로에게 ‘전설’이 되었으니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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