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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세이] 억지로 하는 것도 내게는 필요하다

by 박수진 에디터
2024.05.11 08: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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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달 말부터 학원을 다니며 배우고 있는 게 하나 있다. 배우고 싶었다는 마음이나 배워야겠다는 마음보다는 어쩌다 보니 그렇게 된 배움이다. 유치원 때부터 누군가의 교육 아래서 자라온 한국인의 입장에서 이 정도 배움쯤이야 늘 곁에 있었다 싶지만, 현재의 배움은 어쩐지 기분이 다르다.

 

초등학교, 중학교, 고등학교 그리고 대학교를 다니는 동안 줄곧 생각해 왔던 게 하나 있다. '지금의 배움에 시험이 없었더라면 더 즐겁게 공부할 수 있지 않았을까?' 하는 것이다.

 

무엇인가를 배울 때 시험에 나올 부분이라며 외우고, 자유로운 사고를 끊은 채 정답에 눈을 두는 공부가 너무 싫었다. 그러면서도 결국 현실을 인정하고 답안지를 만들어 줄줄 외우고 있는 나를 보는 것이 때때로는 우습기도 했다.

 

지금 배우는 것도 어찌 되었든 시험을 볼 수 있기는 하지만, 지난 시간의 공부와는 달리 '의무화'된 학문은 아니다. 그래서인지 전보다 가벼운 마음으로 공부하면서도, 하고 싶은 사고나 활동들을 많이 해 보고 있다. 한 가지 걸리는 게 있다면 학습 시간 외에는 당최 책을 펴지 않는 나를 발견하곤 한다.

 

그에는 많은 이유가 있을 것이다. 내 마음에 드는 공부가 아니어서일 수도, 배우러 가고 돌아오기까지 긴 여정이 너무나 피곤해서일 수도 있다. 하지만 가장 큰 이유는 시험을 보지 않는다는 편안함 아래 나태해지기 때문인 듯하다. (내가 보는 나에 따르면 그렇다.)

 

선생님께서 이에 대해 비슷한 이야기를 하신 적이 있다. "시험을 보고, 보지 않고는 선택이지만, 시험에 접수하고 시험을 보는 것은 틀림없이 큰 원동력이 될 것이다. 접수를 하고 나면 공부에 더 열중하게 될 것"이라는 내용이었다. 생각해 보면 그랬다. 시험을 앞두고 벼락치기를 하는 것도 이러한 맥락이고, 자격증을 딸 때도 시험 접수를 하고 나면 힘을 주어 공부하게 되듯 말이다.

 

즐거워서, 배우고 싶어서 공부하는 것은 아주 좋지만, 모든 공부가 즐거울 수만은 없기에 시험을 위한 공부도 한 번씩을 필요하다고 문득 느꼈다. 지금까지의 시험이라는 틀에 갇혀 하던 공부를 비단 스트레스로 느껴 온 시절이 조금은 아쉽게 다가온다. 순간 기억으로 저장하고 한 번 더 공부하며 온전히 내 것으로 만들겠다는 생각을 왜 못 했을까?

 

적으면서 드는 다른 생각은 후회해서 바뀌지 않는 것은 그대로 두고, 앞으로를 변화시켜야겠다는 생각이다. 이번에 하나를 깨달았으니 나는 이것을 실행에 옮겨야 한다. 어떤 학문이든 내 것으로 익히는 데는 힘이 든다. 이것이 내 것이 되고 있다는 게 체감되지 않는 경우는 더욱 그렇다.

 

강제성이 있는 공부라면 반감이 배가 될지도 모른다. 그렇지만 강제로 하는 것이 공부라면 거기에도 가치가 있고, 얼마든지 긍정적으로 할 수 있다는 걸 이렇게 실감한다. 학원을 조금 더 다니고 나면 나도 시험을 보도록 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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