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ECTION 1 노스텔지아 NOSTALGIA
: 향수, 과거에 대한 동경, 지나간 시대를 그리워하는 것.
마리아 스바르보바가 관람객과 소통하는 감정적인 부분은 '향수'이다. 그녀는 시각적 언어, 상황, 느낌, 연출과 함께 그녀의 고향인 체코슬로바키아가 공산주의 시대일 때의 소품을 차용하고 있다.
그녀의 작업은 과거의 기억과 과거의 요소들로 이뤄져 있지만, 복고풍 세계를 적절한 방식으로 재해석하여 현대에 적용하고 있기 때문에 공산주의 환경에서 자라지 않은 관람자에게도 과거에 대한 친숙함과 그리움의 감정을 이끌어낸다.
![[크기변환]Chrumky, 2015, 50x50.jpg](https://www.artinsight.co.kr/data/tmp/2301/20230115050707_etricggh.jpg)
CHRUMKY
![[크기변환]Mother and Daughter, 2018.jpg](https://www.artinsight.co.kr/data/tmp/2301/20230115050712_zzfxvaif.jpg)
MOTHER AND DAUGHTER
첫 섹션인 노스텔지아 NOSTALGIA에서는 영화 《그랜드 부다페스트 호텔 THE GRAND BUDAPEST HOTEL》을 연상케 하는 환상적이고 동화같은 색감과 어딘지 모르게 스산한 분위기의 작품들을 전시한다. 이는 작가 특유의 색감 사용을 소개하고 작가에 대한 호기심을 이끌어내며 전시의 문을 여는 역할을 하고 있다.
SECTION 2 퓨트로레트로_FUTURO RETRO
마리아 스바르보바 작품의 특징 중 가장 주목할만한 것은 신(新)과 구(舊)의 적절한 결합을 통한 놀라운 조화를 만들어 낸다는 것이다.
과거 시대를 오마주하여 작품을 만들지만 미래적인 요소를 부가하여 완성되는 마리아 스바르보바의 결과물에서 우리는 자연스럽게 미래적인 레트로풍(FUTURE RETRO)을 느끼게 된다.
![[크기변환]조명.jpg](https://www.artinsight.co.kr/data/tmp/2301/20230115050003_ilbrrysq.jpg)
조명 LIGHTS
![[크기변환]급식.jpg](https://www.artinsight.co.kr/data/tmp/2301/20230115050014_gegipuhp.jpg)
급식 SCHOOL LUNCH
![[크기변환]고무줄놀이.jpg](https://www.artinsight.co.kr/data/tmp/2301/20230115050018_oolpabvy.jpg)
고무줄놀이 PLAYING ELASTICS
![[크기변환]홀로.jpg](https://www.artinsight.co.kr/data/tmp/2301/20230115050021_cskkyhkf.jpg)
홀로Ⅱ ALONEⅡ
조명 LIGHTS을 보고 영화 《덩케르크 DUNKIRK》가 떠올랐다. 천장에 달린 조명들이 왠지 전투기를 연상하게 만들었기 때문이다.
급식 SCHOOL LUNCH 속 아이들은 달리기 경주를 할 때 입는 옷을 입고 있고, 고무줄 놀이 PLAYING ELASITCS에서는 자유롭게 가지고 놀아야 할 고무줄에 묶여 있는 아이들의 모습을 보여준다.
이어지는 홀로Ⅱ ALONEⅡ에서 여자 아이는 자신의 키보다 큰 벽을 바라보고 있다. 그 벽 너머에는 푸른 하늘이 어디가 끝인지도 모르게 펼쳐져 있다.
![[크기변환]GAME OVER.jpg](https://www.artinsight.co.kr/data/tmp/2301/20230115045536_lpasdbsp.jpg)
게임 오버 GAME OVER
게임 오버, 승리와 패배가 결정된다. 하지만 게임은 승자와 패자만을 남기지 않는다. 승패에 관계없이 그들은 화합을 만들어내며 또다른 게임을 만들어갈 수도 있다.
일련의 작품들을 감상한 이후 나는 마리아 스바르보바에게 묻고 싶어졌다. 내가 느낀 것들을 의도했는지. 혹은 나의 개인적 감상인지. '그' 과거의 것들을 오마주했는지. 그러다가 스스로 답을 찾았다.
마리아가 표현한 과거의 것들을 보고 현재 나를 둘러싼 상황과 그 미래에 대해 생각하고 고민해보는 나의 모습을 깨닫고 그의 의도대로 감상하고 있다는 생각을 하게 된 것이다.
SECTION 3 더 스위밍 풀 THE SWIMMING POOL
마리아의 대표적인 컨셉인 [스위밍 풀 시리즈]에 속해있는 [걸 파워]라는 하위 시리즈에서 발견할 수 있는 대칭적이고 기하학적인 요소들은 '스파르타키아다'라고 불리는 체코슬로바키아의 유명한 스포츠에서 영감을 받고 표현되었다.
'스파르타키아다'는 수많은 사람들이 경기장에서 싱크로나이즈 동작을 하는 스포츠로 마리아의 작품에서는 각각의 다른 대칭으로 모델의 수를 곱하여 독특한 전체로 보이게 작업 되었다.
[걸 파워 시리즈] 모델들의 모습은 유동적이며 다양한 포즈로 서있으며 희망, 여성의 화합, 연대의 힘을 상징한다. 수영장 풍경에서 발견되는 여러 가지 금지사항들로 이루어진 문구들은 사회에서 여성을 대상으로 통제하는 것들을 의미한다. 가장 눈에 띄는 것은 "다이빙 금지"를 의미하는 "Zákazskárat"이다.
![[크기변환]PORTRAIT.jpg](https://www.artinsight.co.kr/data/tmp/2301/20230115045258_xeqckqhh.jpg)
초상화 PORTRAIT
본 시리즈의 첫 작품은 초상화 PORTRAIT였다.
이전 시리즈들의 초상화와는 달리 렌즈를 당당하게 쳐다보고 있는 여성이 내 앞에 있었다. 물이 입까지 차올랐지만 위험해보이거나 방해물로 여겨지기는 커녕 오히려 물 속에서 굴절되어 그의 몸이 더욱 크게 보이는 현상이 그가 가진 힘을 극대화시키는 장치로 보였다. 이어질 스위밍 풀 시리즈의 분위기를 대표할 수 있는 작품이다.
스위밍 풀 시리즈에는 모순이 곳곳에 존재한다. 다이빙 금지 등 여러 요소들이 금지된 곳에서 누구보다 자유롭게 몸을 움직여 수영을 하는 사람들이 있다. 이에 더해 형태도 없고 색도 없는 물을 가두는 그 무엇보다도 형식적이고 틀에 박힌 구조들이 그것이다.
![[크기변환]Campaign NEHERA, 2016.jpg](https://www.artinsight.co.kr/data/tmp/2301/20230115045401_omztdgwv.jpg)
캠페인 네헤라 CAMPAIGN NEHERA
[스위밍 풀 시리즈]에 속해있는 [걸 파워]라는 하위 시리즈에서 발견할 수 있는 대칭적이고 기하학적인 요소들은 '스파르타키아다'라고 불리는 체코슬로바키아의 유명한 스포츠에서 영감을 받고 표현되었다. '스파르타키아다'는 수많은 사람들이 경기장에서 싱크로나이즈 동작을 하는 스포츠이다.
그가 영감을 받은 스포츠인 '스파르타키아다' 역시 싱크로나이즈 동작을 위해 개인의 움직임에 제약을 걸어야 한다는 점에서 이 모든 것에 연결된다. 이에 그의 출신지인 체코슬로바키아가 공산주의 국가였음을 함께 떠올린다면 이 시리즈가 더욱 흥미롭게 다가올 것이다.
![[크기변환] 새 BIRD.jpg](https://www.artinsight.co.kr/data/tmp/2301/20230115045049_vyugdcpn.jpg)
새 BIRD
천으로 얼굴이 덮인 여성은 뒤의 조그마한 나무와 같은 포즈를 취하고 있다. 나무는 그 생명을 다할 때까지 한곳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존재해야 한다. 다만 두 팔을 뻗고 해와 달을 정면으로 바라볼 수 있고 바람을 온몸으로 느낄 수 있는 누구보다 자유로운 존재이다.
SECTION 4 커플 COUPLE
[메리지 시리즈]는 결혼에 관한 내용으로 이루어져있고 [월 시리즈]는 노부부의 모습을 발견할 수 있다. [메리지 시리즈]는 결혼에 대한 고전적이지만 가속화된 이야기를 커플의 모습으로 풀어내고 있다.
[윌 시리즈]에서는 여성이 남성보다 약간 앞서가서 남성을 앞으로 끌어당기는 모습에서 남성이 가족의 보호자가 되는 전통적인 가부장적 사회에 반대하는 의미가 들어있다. 이 시리즈는 일본회사 MURATA의 기술의 발전을 묘사하는 작품의뢰로부터 제작되었는데 마리아 스바르보바는 기술을 여성으로 설정하여 재구성했다.
![[크기변환]구걸.jpg](https://www.artinsight.co.kr/data/tmp/2301/20230115044938_yddyaebi.jpg)
구걸 BEGGING
본 시리즈는 유일하게 관람객들의 가벼운 웃음을 자아낼 수 있는 구간이다. 다툼 후 토라진 여성과 그를 붙잡고 애절하게 쳐다보는 남성의 모습은 우리네의 모습과 별반 다르지 않아 보인다. 무릎을 꿇은 남성과 그를 등지고 있는 여성에게 주어진 작품 구걸 BEGGING을 볼 때에는 친구와 함께 깔깔대기도 했다.
[더 메리지] 시리즈에서는 부부의 이야기를 풀어내면서 무언가 긴장되어 있는듯한 두사람의 관계를 보여준다. 마리아는 관객들이 작품을 보고 자신의 감정과 어떠한 문제들을 사진 속 부부에게 투영해보고 특별한 해결책을 찾아보기를 바란다.
본 섹션에서 나의 이목을 끈 작품들은 신화 속 신의 이름을 작품명으로 한 것들이었다. 신화 속 장면을 현대적인 감각으로 구성해낸 마리아에 진심으로 감탄했다. 공간과 모델의 배치, 색감의 사용, 소재의 참신함 등 그 어느 것 하나 모자르지 않고 오히려 마리아만의 색깔로 그려내고 있었다.
![[크기변환]아틀라스 ATLANTE.jpg](https://www.artinsight.co.kr/data/tmp/2301/20230115044702_mytcsime.jpg)
아틀라스 ATLANTE
![[크기변환]아폴로와 다프네.jpg](https://www.artinsight.co.kr/data/tmp/2301/20230115044335_wlhnmbtd.jpg)
아폴로와 다프네 APOLLON AND DAPHNÉE
![[크기변환]메두사 MEDUSA.jpg](https://www.artinsight.co.kr/data/tmp/2301/20230115044339_nstanxlt.jpg)
메두사 MEDUSA
그는 황금 화살을 맞은 아폴로와 납 화살을 맞은 다프네의 사랑을 현대적으로 해석해 작품 속에 녹여냈다. 건축물의 구조를 활용해 아틀라스를 표현한 작품을 보고 나는 황금 화살을 맞은 것처럼 마리아를 사랑하게 되었다.
이번에는 한 여성이 망원경을 든 채 작품 너머의 관람객인 나를 쳐다본다. 그리고 그의 머리는 바람에 흩날려 산발이 되어 있었다. 마리아는 이 작품에 메두사 MEDUSA라는 이름을 붙여주었고, 나는 돌이 된 듯 그 작품 앞에 서서 한참을 있었다.
SECTION 5 로스트 인 밸리 LOST IN VALLEY
[로스트 인 더 밸리시리즈]는 사막이라는 자연경관에서 촬영되었는데 녹지가 없는 깨끗하고 넓은 표면은 미니멀리즘을 추구하는 그녀에게 완벽한 장소였다. 마리아는 건조한 사막과 숨막히는 산 사이의 섬세한 대조를 작품에 담아냈다. 이 시리즈에서 마리아는 인간과 환경의 관계에 대한 내용을 계속해서 다루고 있으며 그 두 가지를 조화롭게 더해서 독특하고 아름다운 하나의 전체적인 모습을 만든다.
작품 속 사람들은 외롭고 길을 잃은 것처럼 보이지만, 혼자만의 시간을 가지고 현재를 보내고 있다. 이러한 감정의 극복은 그들이 삶을 반성하고 진정성있게 돌아보는 것을 의미한다. 또, 명상과 내면을 탐색하는 순간을 의미하기도 한다. 마리아는 특히 요즘 시대에는 자신을 성찰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했다.
![[크기변환]정지.jpg](https://www.artinsight.co.kr/data/tmp/2301/20230115044022_kwhpzfqg.jpg)
정지 STOP, 2019
이 시리즈의 작품 속에 등장하는 것은 사막과 산, 인간이 전부라고 할 수 있다. 이 작품이 나의 집중을 끈 것은 그 때문이었다.
사진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큰 차와 그 옆의 빨간 STOP 표지판은 그 광활한 자연에 어울리지 않아 보였다. 끝없이 펼쳐진 자연을 홀로 거닐던 인간은 인간 자신이 만든 표지판에 의해 멈춰서야만 한다. 그에 비해 동물들은 그들이 원하는 대로, 자연스럽게 정지하지 않고 나아갈 것이다.
인간이 만든 이동수단은 편리한 이동수단이 되어준다. 공간의 제약 없이 끝없이 나아갈 수 있게 해준다. 하지만 외려 인간의 전진을 막아서는 표지판이 될 수도 있을 것이다. 가령 오르막길은 누구든 오를 수 있지만 인간이 만든 계단은 그렇지 않은 것처럼 말이다.
![[크기변환]바람.jpg](https://www.artinsight.co.kr/data/tmp/2301/20230115043852_kzircymc.jpg)
바람 WINDY, 2019
우리가 생활하는 곳에서 맞는 바람을 떠올려본다. 높은 건물들 사이를 지날 때면 더욱 거세지는 바람, 비가 올 때 부는 바람은 결코 반갑지 않은 존재다. 이에 반해 꽃이나 단풍이 만발할 즈음 부는 바람은 우리에게 가져다 줄 행복을 싣고 온다.
우리는 바람에 떨어지는 나뭇잎, 꽃을 보며 황홀해하고 그 아름다운 풍경을 사진으로 담는다. 왜 어떤 바람은 반갑고 어떤 바람은 달갑지 않는가? 자연은 점차 인간 중심으로 존재하게 되는 것 같다. 웅장한 산과 건조한 사막 속 바람은 자연 그 자체이며 인간은 그저 그 전체의 일부로 존재하는 작은 물체이다.
![[크기변환]붉은 옷의 수영선수.jpg](https://www.artinsight.co.kr/data/tmp/2301/20230115043635_xcmqyqrh.jpg)
붉은옷의 수영선수 RED SWIMMER, 2019
이 시리즈의 몇몇 작품들에서는 모델이 붉은 옷의 수영복을 입고 모래언덕 위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수영장이라는 공간이 수면을 경계로 위아래로 나뉘어지는 것처럼, 이곳 캘리포니아 데스 밸리 역시 땅과 하늘로 구분된다.
물의 흔적이라고는 찾아볼 수 없는 사막의 땅이 수영장의 물과 같아 보이는 것이 정말 매력적이고도 아름답다고 생각했다. 한정된 공간의 수영장과는 달리 드넓게 펼쳐진 저 사막 수영장은 인간에게 끝없는 사유의 거리를 던져준다.
수분이 부족해 갈라진 땅은 그렇게 목이 쉬어라 인간에게 제 힘을 다해 말하고 있는지도 모른다.
![[크기변환]00.jpg](https://www.artinsight.co.kr/data/tmp/2301/20230115051023_duviezgd.jpg)
물 떨어지는 소리와 파란 조명을 이용해 수영장 섹션을 구성해 작품 감상에 더욱 몰입할 수 있었던 것이 특히 만족스러웠다. 또한 섹션별로 큐레이팅을 잘해놓아 마리아 스바르보바의 작품을 수월하게 이해할 수 있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