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립민속박물관(관장 천진기)은 출산의 소중함과 삶의 의미를 되새겨보는 ‘출산, 三代 이야기’ 특별전을 2014년 7월 16일부터 2014년 9월 22일까지 국립민속박물관 기획전시실2에서 연다. 이 전시는 국립민속박물관이 개방형 박물관을 지향하며 공모를 통해 선정한 객원 큐레이터와 그의 경험담을 중심으로 진행한다. 전시에는 근현대 우리나라 임신과 출산에 대한 각종 자료 및 삼대에 걸친 한 가족 여성들의 출산에 대한 경험이 담긴 구술자료 등 80 여점의 자료가 소개된다.
□ “인류의 존속은 이렇듯, 엄마들이 느낀 고통의 순간들이 연속됨으로써 가능했던 것이다.”
ㅇ 사회적인 의미에서의 출산이 아닌 출산에 대한 여성들의 내면적 이야기를 소개하는 전시이다. 과거와 현대의 출산 풍습을 비교하고, 출산을 통해 엄마가 된 여성들의 경험을 통해 세대의 전승과 삶의 소중함을 느껴보는 기회를 제공한다.
ㅇ 관람객들에게는 그동안 피상적으로 대했던 출산이 아닌 개인의 경험을 바탕으로 한 생생한 사건을 경험할 것이다. 특히 여성 관람객들은 출산의 순간을 공유함으로써 ‘여성’ 혹은 ‘엄마’라는 같은 범주 안에서 일종의 동지의식을 갖게 될 것으로 기대한다.
“.....내가 지금 겪고 있는 것을 나의 할머니도, 그 할머니의 엄마도, 또 그 엄마의 할머니도 경험했다는 생각에 가슴 한쪽이 찡하게 아려왔다. 인류의 존속은 이렇듯, 엄마들이 느낀 고통의 순간들이 연속됨으로써 가능했던 것이다.....”
(전시장 내 객원 큐레이터의 글 중에서)
□ 보는 전시에서 읽고, 듣는 전시로
ㅇ 전시의 가장 중요한 자료는 오래된 유물이 아닌 한 가족의 여성 삼대에 걸친 출산 경험담이다. 1949년 첫 출산을 한 할머니의 ‘무덤덤했던’ 구술내용부터 떨리는 마음을 진정 시키느라 밤을 하얗게 지샌 엄마와 객원 큐레이터 본인의 출산 이야기들이 이번 전시의 핵심 자료들이다.
“나 애기 낳기 전날, 베를 짜는디 시엄니가 꾸리(실타래) 모자란다 그래서 모시 삼아주고 있었어. 아이고 근디 허리가 우끈 한번 아프대? 근데 밤 되니까 허리가 또 아프대? 그 때 애기가 돌기 시작혔는가벼. 허리가 한 십 분에 한 번 아팠는가, 이십 분 만에 아팠는가. 그렇게 느끈~느끈~허니 아퍼. 근데 ‘애기 돌릴 때 너무 앓으면 못 쓴다더라’ 그래서 어머니도 모르게 그냥 이렇게 참고. 나 혼자 찌등거리고. 아이고~ 근디 첫 애기 낳기보다 힘든 건 없어. 아래가 다 없어져. 어~떻게 죽을라고 하고 낳았는가 몰라. 아, 근데 애기가 나왔는디 아들이라고 하네? 그때가 새벽 다섯 시여.”
(할머니의 출산 이야기 중)
ㅇ 구술자료 외에도 출산과 관련하여 한국사회를 엿 볼 수 있는 자료들이 소개된다. 1974년을 ‘우리는 임신 안하는 해’로 지정한 사단법인 주부클럽연합회에서 회원들에게 보낸 가족계획 엽서, 각종 피임법과 ‘알맞게 낳아서 훌륭하게 기르자’ 등 산아제한 구호가 적힌 홍보물 등을 전시장에서 볼 수 있다.
ㅇ 전시는 출산 전날, 당일, 출산 후로 나누어 구성했다. 각 날에 맞는 다양한 전시자료들을 소개하여 출산을 앞둔 임산부와 가족들에게 좋은 정보를 제공하는 전시도 될 것으로 기대한다.
□ 큐레이터가 된 여성 인류학자. 자신의 이야기를 들려주게 된 이유
ㅇ 객원 큐레이터 조성실은 이 전시를 기획하게 된 배경을 다음과 같이 설명한다.
“2010년 어느 가을 새벽, 나는 산부인과 분만대기실에서 온몸이 부서질 듯한 고통과 사투 중이었다. 여든이 넘은 나의 할머니는 내가 갑자기 병원으로 오게 되자 시골에서 첫차를 타고 버선발로 달려왔다. 첫 손녀가 출산하는 순간을 꼭 함께하고 싶어 급히 나오느라 신발도 짝짝이인 채였다. 진통이 한 번 지나가고 숨을 좀 돌릴 수 있게 됐을 때 할머니는 당신의 첫 출산 얘기를 하기 시작했다.”
ㅇ 5살 난 딸 신재윤의 엄마인 객원큐레이터 조성실은 문화인류학 박사이다. 미국 스미스소니언 자연사 박물관 인류학부에서 근무했으며, 대학 강단에서 학생들을 지도하는 선생이자 무형문화유산 및 구술생애사에 관한 많은 성과를 내고 있는 미래가 기대되는 학자이다.
ㅇ 인류의 역사의 가장 중요한 순간인 ‘생명의 탄생’에 대해서 큰 관심이 없었으나, 임신, 출산, 육아를 경험하고 인생을 바라보는 지점이 바뀌었다고 한다. 이후 출산문화와 여성의 생활사에 적극적인 관심을 가지게 되었고, 출산이야기뿐만 아니라 각 지방에서 산파 역할을 했던 할머니들을 찾아 우리의 출산풍습에 대해 조사를 하고 있다.
□ 국립민속박물관 개방형 전시기획 사업의 첫 작품
ㅇ 국립민속박물관은 그동안 전시 주제의 주체가 되는 사람들을 참여시켜 생생하고 진솔한 전시를 구현하고자 노력했다. 이번 전시는 이에 일환으로 평소 관심 있는 주제를 기록하고 연구한 사람에게 직접 전시기획을 일임하는 ‘국립민속박물관 객원 큐레이터’제도의 첫 결과물이다.
ㅇ 앞으로도 국립민속박물관은 전시기획뿐만 아니라 다양한 민속관련 사업을 진행하면서 일반 국민들이 적극적으로 참여하여 문화생활을 누릴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할 예정이다.
[전시개요]
ㅇ 전시명 : 출산, 三代 이야기
ㅇ 전시장소 : 국립민속박물관 기획전시실 2
ㅇ 전시기간 : 2014.7.16(수)~2014.9.22(월)
ㅇ 전시내용 : 할머니․어머니․딸 3대의 출산 구술자료 및 출산관련 근현대 민속․의료도구․정책자료, 영상자료 등 80 여점
<저작권자 ⓒ아트인사이트 & www.artinsight.co.kr 무단전재-재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