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관이나 서점이 주는 특유의 느낌을 좋아한다.
종이 냄새, 조용한 발소리, 자신만의 세계에 푹 빠져 있는 사람들. 책을 읽는 것뿐만 아니라 구경하는 것 또한 정말 좋아하는 나는, 수많은 제목과 장르로 나에게 어필하는 책들을 볼 때면 어디서부터 둘러봐야 하나 설레고 기대가 된다.
라스트 북스토어는 세상에 단 하나뿐인 서점이다. 일정한 책의 형태에서 벗어나, 다양한 모습을 띄는 책들을 감각적으로 느낄 수 있게 해준다.
예를 들어, ‘책 모빌’이라는 작품은 책을 붙이거나 자르지 않고 본래의 모습을 유지시키기 위해 원형 모양으로 나타냈다. 책을 예술에 있어서 하나의 재료로 사용하여, 흔히 책을 떠올렸을 때 연상되는 사각형 형태에서 벗어나 또 하나의 창의적인 작품을 만들어냈다는 점이 인상적이었다.
책을 읽는 시간이 즐거운 이유 중 하나는, 책의 내용에 몰입하는 동안 나만의 독립적인 공간에 있는 듯한 기분을 준다는 것이다.
텍스트 사이로 파고들어 그 의미를 이해하고 있자면, 마치 작품 세계 속으로 빨려 들어가는 듯한 기분이 든다. 다른 것들의 방해를 받지 않고, 종이와 글자와의 교감에만 집중할 수 있다.
‘공간’이라는 작품은 위의 느낌을 너무나도 잘 형상화했다고 생각한다. 책을 벽돌 삼아 지은 작은 집은 전시의 주제인 ‘서점’을 연상케 한다.
이 작품에 사용된 책들은 언어, 사이즈, 장르의 구분 없이 모아졌다고 한다. 영어로 된 백과사전, 일어로 된 매거진, 독어로 쓰인 소설이나 수필, 아이들을 위한 동화책, 작가들의 전기를 담은 책 등 그 종류는 무척 광범위하고 다양하다.
어렸을 적 ‘나만의 공간’을 만들어봤던 기억이 모두 한 번쯤 있을 거라 생각한다. 나의 경우 책상 아래를 내가 좋아하는 물건들로 가득 채워 나만의 독립된 공간으로 만들고, 그 아래에서 시간을 보내며 놀았던 적이 있었다.
성인이 된 지금은 내가 좋아하는 것들에만 푹 빠져있을 시간적 여유가 없다. 하지만 이 작품을 보면서 나의 어린 시절을 떠올리며 잠시 추억에 잠길 수 있었다.
훗날 내가 가지고 싶은 집의 모습을 종종 그려보곤 하는데, 그중 빼놓을 수 없는 부분이 서재이다. 위의 작품처럼 서점을 방불케 하는, 책이 가득한 책꽂이에 둘러싸인 채, 끌리는 책을 골라 나른하게 책장을 넘기는 장면을 상상한다.
책과 서점이 점점 사라지고 있는 현실이지만, 나는 의식적으로라도 꾸준히 책을 읽어 미래에도 책을 놓지 않으려 한다. 그 모습이, 그 공간의 향기가 오늘 방문했던 라스트 북스토어와 닮아있길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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