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랜만에 이촌역에서 내렸다.
토요일이라 그런지 국립중앙박물관에는 사람이 참 많았다.
오늘은 다른게 아니라, 단추를 보러 왔다.
국립중앙박물관에서 프랑스 근현대 복식을 단추로 풀어낸 특별한 전시를 진행중이다.
이 전시를 통해 프랑스의 근현대사 뿐만 아니라 당대의 전반적인 사회의 흐름을 알 수 있게 되는데,
그 매개체가 다른 특별한 무엇이 아닌, '단추'에 포커싱 되어있다는 점이 흥미롭다.
이 전시는 상설전시관 1층에 위치한 특별전시실에서 진행중이다.

국립중앙박물관은 언제나 올 때마다 건물에 압도당하는 기분이다.
엄청난 높이의 홀을 올려다보며 천천히 걸어다녔다.
특별전시실은 생각보다 안쪽에 있어서 찾으려면 꽤 들어가야 한다.

표를 받고 줄을 섰다.
생각보다 많은 사람들이 단추를 보기 위해 와있었던 모양이다.
특별전시실 앞에만 줄이 좀 있어서 조금 기다렸다.
언뜻 보니 전시 관람을 용이하게 하기 위해 입장객을 제한하고 있었다.
사진 촬영이 금지되어 있다고 해서 사진은 찍지 못했고, 눈으로만 잔뜩 담아왔다.

전시는 크게 네 파트로 구성되어 있다.
프롤로그 파트에서는 프랑스 근현대 복식의
전반적인 이해를 도울 수 있는 이미지 중심으로 전시되어 있다.
그 뒤를 이어 18세기, 19세기, 20세기 파트로 나누어진다.
프랑스의 18세기는 절대 왕정에서 시민혁명으로 이어지는 격변의 시기였다.
이 시기의 단추는 개인의 일상, 세밀화, 혁명 등
시대상을 반영한 것, 풍자화 등 다양한 의미를 담기 시작했다.
그 작은 단추 안에 얼마나 많은 이야기가 담길 수 있는지 전시를 보면서 참 많이 놀랐다.
19세기로 넘어가면 산업화와 도시화가 진행되며 제국주의의 시기가 도래한다.
나폴레옹의 제정 시기 때는 제복의 상징으로써 단추가 존재했고,
부르주아 사회에서는 계급과 규범을 보여주는 상징으로써 단추가 존재했다.
그 외에도 아르누보 등의 문화 양식까지 담아내면서 단추는 점점 다양한 규범을 포괄하게 되었다.
20세기는 단추의 예술적인 활용이 두드러지는 시기로,
화려하고 감각적인 단추들을 만나볼 수 있다.
현대적인 의복 디자인에서 단추는 실루엣을 살리거나,
옷의 균형을 잡는 중요한 구성 요소가 되었다.
이렇게 시대와 사회가 변해가면서 단추가 어떤 식으로 변해왔는지 맞춰보는 재미가 쏠쏠하다.


보도자료로 내부 사진을 대신한다.
전시장은 크게 두 공간으로 나뉜다.
프롤로그 역할을 하는 도입부에서 전반적인 흐름과 단추의 종류를 파악하고,
그 다음 공간으로 넘어가면 18세기에서부터 오늘까지의 이야기가 쭉 펼쳐진다.
의복과 단추들이 쭉 전시되어 있는데,
전반적인 설명은 잘 되어 있으나
하나하나에 담긴 디테일한 스토리를 알 수 없어 아쉬웠다.
오디오 가이드를 대여하거나 큐레이터와의 대화 시간을
잘 활용하면 더욱 풍부한 전시가 될 것 같다.
아이들이 함께할 수 있도록 터치스크린을 이용한 이미지 콜라주나
작은 학습판들이 중간중간 마련되어 있다.


벽면을 가득 채우고 있는 패브릭, 단추, 여러 의상들.
그 하나도 같은 게 없어 눈이 즐겁다.
다 저마다의 개성이 담겼다.

전시를 다 보고 나오면 기프트샵이 보인다.
전시회장에서 만난 단추들을 통해 여러 굿즈를 만들었는데 꽤 퀄리티가 좋다.
손거울부터 엽서, 목걸이, 귀걸이 등 악세사리류와,
손수건이나 티셔츠까지 있었는데 단추가 예뻐서 그런가 디자인이 예쁘게 나왔다.
여담이지만 패키지 디자인이 또 예뻐서 포장된 것 만이라도 사고 싶었더랬다.

이것도 단추였어? 싶지만 이것도 단추였다!
조그만 단추들 사이로 소소한 재미를 찾아 즐거운 전시.
프랑스 근현대 복식, 단추로 만나볼 만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