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교향악단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는 KBS 교향악단의 682번째 정기 연주회가 지난 6월 7일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열렸다. 운명을 거스른 사랑이라는 부제 하에 바그너와 포레, 라벨의 작품으로 채워진 프로그램은 많은 사람들의 기대를 모았다. 무엇보다 세계적인 베이스 연광철과 유럽 최고의 오페라 지휘자로 인정받는 베르트랑 드 비이의 만남으로 더욱 화제가 된 공연이었다.
공연이 시작되고 KBS교향악단은 바그너의 오페라 작품 중 ‘트리스탄과 이졸데’를 연주하기 시작했다. 비장하고 웅장한 음악이 공연장을 가득 채웠고, 왜 이 공연의 부제를 ‘운명을 거스른 사랑’이라 붙였는지 느껴졌다. 바그너의 오페라 ‘트리스탄과 이졸데’에 대한 사전 지식이 없이 공연장을 찾은 관객들도 충분히 이해하고 공감할 수 있을 듯 한 연주였다. 이날 무대에 함께 올랐던 베이스 연광철은 2막 ‘마르케 왕의 독백’에서 짧게 등장하였다. 무대 위에서 선 물리적 시간은 짧았지만 그 존재감만은 분명했다. 공연장 전체를 울리는 풍성하고 내실 있는 목소리에 감탄이 절로 나왔다.
2부는 프랑스 작곡가인 포레와 라벨의 음악으로 구성되었는데 그 중 2부의 문을 연 포레의 펠리아스와 멜리장드의 서정적이고 아름다운 멜로디는 1부의 다소 무거웠던 분위기를 상쇄하는 역할을 해줬다. 긴장되고 경직되어졌던 몸과 마음을 부드럽게 풀어주는 따듯한 선율에 관객들은 금세 연주에 빠져들었다. 마지막 순서로 연주된 라벨의 다프니스와 클로에 모음곡 2번은 빠른 패시지 전개와 오케스트라 단원들의 긴장감 넘치는 연주로 앞서 연주된 바그너와 포레의 곡과는 또 다른 매력을 선보이며 관객의 만족감을 높여주었다.
한 번의 연주회에서 이렇게 다양한 색깔의 음악을 고루 즐길 수 있다는 것은 많은 관객을 끌어들이는 매력적인 요소인 것은 분명하다. 오케스트라만이 줄 수 있는 장엄하고 웅장한 매력을 선보임과 동시에 서정적이고 편안한 곡들로 관객의 긴장을 풀어주고 다시 속도감 있는 연주로 관객을 흥분시킨 영리한 프로그램 구성으로 관객의 니즈를 잘 충족시켜준 KBS 교향악단. 이날의 연주회는 공연장을 찾은 관객들에게 앞으로도 계속 듣고 싶은 오케스트라, 찾아오고 싶은 공연이라는 인상을 준 연주회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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