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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view] 2시간 내내 눈을 뗄 수 없었던 연극 하퍼리건

by 오지영 에디터
2015.12.30 22:47

2시간 내내 눈을 뗄 수 없었던
연극 하퍼리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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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동안 뭐가 그리 바빴는지 참으로 오랜만에 연극을 보러갔다 
포스터와 프리뷰를 쓰면서 정말 매력적인 연극이 우리에게 왔구나 하고 많은 기대를 가졌고,
무엇보다 한국 초연이라는 점이 더욱 끌렸다.
 
본 공연에 대한 종합적인 평을 하자면,
연극 내용 자체는 이해가 안되는 장면도 많았고, 어려웠음에도 나는 정말 만족한다.
내가 느끼는 대로, 생각하는 대로 이해했고 감동을 받았기때문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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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극 하퍼리건 그리고 무대.


연극 하퍼리건은 중년 여성의 자아 발견이라는 주제를 섬세하고 예민하게 다루고 있다. 
41살의 하퍼는 어느 날 밤, 갑자기 런던 서부 교외에 있는 자신의 집을 떠나 임종 전의 아버지를 만나려고 여정에 오른다. 하지만 그녀가 어디로 가는지 돌아오기는 할지 남편에게도 딸에게도 아무에게도 이야기 하지 않는다. 그녀의 여행은 영국의 중심부를 가로지르는 로드 트립이 되는데, 이 과정에서 그녀는 아버지의 간병인, 술집에서 마주친 남자, 인터넷을 통해 만난 남자, 2년 만에 보는 어머니, 어머니의 새 남편, 너무 아름다워서 그냥 지나칠 수 없었던 청년 등을 만나면서 때로는 폭력적으로 때로는 희극적으로 섹스와 죽음의 도덕들을 탐색하게 된다. 또한 자신의 딸, 남편, 어머니와의 관계를 깊이 있게 성찰하게 되는 내용이다.

극의 줄거리만 봐도 쉽지 않을 연극이라고 생각했는데 예상대로 무척이나 어려웠다.
또한 하퍼의 여정을 그리고 있기에 무대는 어떤 식으로 표현될지 상상이 가지 않았다. 
상상을 한다면 무언가 조명이든 소품이든 많은 것이 필요하진 않을까 라는 생각을 했었다.
하지만 공연장에 들어서고 본 무대는 생각보다 단조로웠다.

무대를 보고 든 생각은 어떻게 텅텅 빈 무대를 채울 수 있을까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는데, 극이 시작되고 이러한 생각을 말끔하게 없애버렸다. 공연을 보는 내내 배우들의 연기로 인해 공연장이 꽉 차는 기분이었고, 내가 상상하는 공간의 모습을 그리기 쉬워 더 몰입을 했었다. 장면이 바뀔 때마다 배우들이 스스로 무대 소품을 옮기고 자연스레 극에 녹아들었던 모습도 참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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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퍼와 상사의 대화로 공연이 시작되었고, 극이 시작하자마자 생각보다 긴 침묵이 이어졌다. 처음엔 공연의 일부인가 라고 생각했고 20초가 지난 후엔 대사를 까먹었나? 라는 생각이 들었다. 실제로 몇 초가 흘렀는지는 모르겠지만 대략 1분이라는 시작이 흘렀던거 같다. 아직도 이해가 되지 않은 부분이 많아 이 부분이 연출자의 의도인지 배우의 실수인지는 확실치는 않지만 개인적인 해석으로는 의도적인 침묵이라고 생각한다.

이번 공연엔 담배를 피는 장면과 술병을 깨는 장면 그리고 직설적인 혹은 다소 불편한 언어 표현 방식이 많아, 자극적이고 직설적이었다. 이러한 요소는 40대의 평범한 하퍼가 여정을 다니며 일탈과 함께 자아를 찾아 가는 방식을 보여주기 위해 표현되었기에 극을 이해하는데 도움을 줬던거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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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퍼의 자켓


나에게 가장 인상깊은 소품은 바로 자켓이다!
하퍼가 여정을 떠나기전 딸에게 '나도 이 자켓 입고싶어' 라고 말한다. 이때 딸은 '엄마 나이에 무슨 이런 자켓을 입어' 라고 퉁명스럽게 말한다.

하퍼의 여정이 시작되고 가장 큰 변화는 바로 자켓을 훔쳐입는 것이었고, 이 자켓은 여정이 끝나기 전까지 벗지 않는다. 내가 생각하기엔 하퍼의 자켓은 자아를 찾아가는 첫 걸음이자 자신이 하고 싶었던 일을 실행할 수 있는 첫 시작으로 보여진다. 그렇기 때문에 자켓이 가지고 있는 의미가 크다고 생각했다.

연극 대사 중에 '나를 다른 사람의 삶으로 판단하지 마!' 라는 말이 나온다. 대사를 온전히 옮길 순 없지만 내가 느끼기엔 이러했다. 다른 사람에게 어떠한 행동을 하는지에 따라서 나를 평가하고 판단하는게 아니라, 정말 '나' 로 판단해달라는 말이 이해가 되지 않으면서도 이해가 되고 큰 울림을 가져왔던 대사였다.

여전히 연극을 온전히 이해할 수가 없고 많이 어렵다. 그렇지만 2시간이 넘는 시간 동안 눈을 뗄 수 없을 정도로 집중했고, 나도 모르게 대사에 집중하고 공감하고 감동을 받았다. 그래서 인지 다시 한번 더 보고 싶은 연극이라고 생각한다. 어린왕자처럼 30대, 40대가 되어 본 공연을 본다면, 느껴지는 의미와 생각이 다를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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