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유재홍 개인전
제3특별관
14.12.03~08
제3특별관
14.12.03~08
陶藝. 變奏로 풀다 – 유재홍展
다행히 인간은 일정부분의 삶을 선택할 권리가 있으며, 그 선택으로부터 분출되는 에너지의 질과 양을 조절하면서 타자와의 차별을 시도한다. 특히 作家는 그 수많은 삶 가운데 유독 차별성이 도드라진다. 작가의 삶이란, 채 정립되지 않은 정체성과 소박한 직관으로 선택한 창작의 길에서 시작해 한 개인의 삶의 형태로 귀결되기까지 오랜 시간 자신과의 싸움과 노력이 전제되며, 과정 또한 녹록치 않기 때문이다.
작가의 至難한 삶은 마치 음율적 變奏와도 같다. 오랜 시간 연마해 비로소 자신의 정체성을 작품에 투영시키는 단계에 진입하면 多衆과의 소통을 위한 다양한 변주가 시작된다. 또 작가의 내면적 요구가 바뀌면 그에 맞게 새롭고 다양한 변주를 추구하게 된다. 이 과정에서 느끼는 희열과 좌절은 고스란히 다음 작업을 위한 에너지원이다.
이런 의미에서 유재홍은 작가로서의 전형적 삶을 누리고 있다. 도예의 기본기에 충실했던 작업 초창기, 그는 구체성을 띤 실용기로서의 전통도예의 맛을 존중했다. 어느 시점에 접어들면서 점차 공예의 근간을 해치지 않는, 그러니까 실용성을 겸한 다양한 조형적 실험을 시도하였고, 그로부터 매번 다양한 조형적 변화를 추구했다. 어느덧 중견에 접어든 그는 이제 그 변주 자체를 즐기는 단계에 와 있다. 고도의 기교와 조형미를 추구한 그의 최근 작업들에서는 그 ‘변주’를 통해 스스로에게 여유와 멋을 선사하는 듯하다.
이번 전시작 ‘고도를 기다리며’와 ‘요나의 친구들’ 시리즈는 그의 작가로서 삶의 현재를 적시한다. 그는 구체적인 명제를 통해 기존과 현재의 작업을 일단락 짓고 이제껏 지향해온 궤적에 일관성을 부여하고자 한다. 『유형의 왕국』에 등장하는 고립된 예술가 ‘요나’, 『고도를 기다리며』에서 기약 없는 기다림으로 권태를 다스리는 ‘블라디미르’나 ‘에스트라공’은 작가의 자화상이자 극복 대상이다.
이제껏 유재홍의 다양한 조형적 실험이 가능했던 배경은 작가 특유의 예민한 감수성과 적극적인 실험정신이다. 직선적이고 곧은 성품의 작가적 판단은 과감한 실천으로 이어졌다. 하나의 완비된 조형이미지를 구축하면 오랜 시간 이를 연장하거나 약간의 외연 변화에 연연하는 여느 작가들과 달리, 떠오르는 영감을 충실히 포착하였고, 과감한 변화에 주저하지 않았다. 오히려 파격적인 변화를 의식적으로 추구했다는 편이 적합한 표현이겠다.
이 점은 작가의 치열한 자존감 확보 또는 실존감 확인 노력의 증좌이다. 家庭이라는 보편적 삶의 형식을 책임져야하는 家長이자 생활인으로서 그가 현실적 상황에 매몰되지 않고 작가적 감각과 존재감을 고수할 수 있었던 것은 깊은 실존으로부터 재생되는 지속적 창작열이다.
이번 작품들이 지닌 독특한 외관과 세부들은 흙이라는 소재를 망각케 하거나, 혹은 인식하고 있더라도 그 고유성에 대한 오인을 유발한다. 흙이 지닌 조형적 한계를 불식한 채, 마치 천 조각처럼 좁게 오리거나 둥글게 부풀리거나, 또는 불안정하게 세우거나 중첩시킨 부정형의 도예 이미지들에서 그가 기술과 기교면에서 완숙한 경지에 도달했음을 보여줌과 동시에 작가의 열띠고 적극적인 다중과의 소통의지를 감지할 수 있다.
이미 작가는 陶瓷의 기술적인 면들을 고려하는 단계를 벗어나 있다. 단지 창작이라는 주관적 · 이상적 · 비실체를 소통적 · 객관적 · 실재적인 것으로 담아내는 다양한 변주가 있을 뿐이다.
장희정
[오시는 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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