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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ssay] 영화의 바다로 떠나보아요
스무 살 때부터 꿈꾸던 부산국제영화제에 자원봉사자로 뛰어든 열흘의 기록. 프레스 지원팀에서 배지를 건네고 일간지를 모으며, 틈틈이 취소표를 노리고 까치발로 무대인사를 바라봤다. 야외 스크린의 〈룩백〉, 밤을 꼬박 새운 미드나잇 패션, 시간 날 때마다 찾은 해운대 바다까지. 지치고 고된 날들이었지만, 그저 좋아하는 것에 푹 빠져 있던 시간이 얼마나 소중한지 다시 깨달은 여정이었다.
영화를 좋아하는 사람들이 한 도시에 모이면 어떤 풍경이 만들어질까. 스무 살 때부터 궁금했던 그 풍경을 직접 보기 위해, 20인치 캐리어를 끌고 해운대로 향했다. 눈을 뜨면 영화를 찾고, 하루의 끝도 영화로 마무리하는 열흘. 다른 생각 없이 오로지 영화에만 잠겨 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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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view] 그럼에도 불구하고 – 우리가 가진 슬프고 아름다운 것들 [도서]
원제는 'Still Life with Remorse'. 삶이라는 정물화에 새겨진 회한에 대한 이야기를, 할아버지를 떠나보낸 개인적 기억과 겹쳐 읽었다.
벚꽃잎이 흩날리던 봄날이었다. 매년 보던 벚꽃잎을 유독 올해는 즐길 수 없었다. 벚꽃이 피고 지는 날까지 할아버지의 마지막을 함께했으니까. 마지막 인사와 함께 절을 드리는 순간, 이상하게 바람이 우리 쪽으로 불어와 절을 하는 내 위로 벚꽃잎이 떨어졌다. 같이 벚꽃을 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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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pinion] 그렇게 우리는 가족이 되어간다 - 양홍원의 육아일기 [사람]
좋은 부실수하지 않는 사람일까, 실수를 외면하지 않는 사람일까. <양홍원의 육아일기>를 보며 다시 생각해본 부모라는 이름.
나이가 들수록 결혼과 출산, 자녀에 관한 이야기는 누구에게나 조금씩 가까워진다. 그럴 때마다 사람들은 문득 스스로에게 묻는다. 나는 정말 한 아이의 생명을 책임질 수 있을까. 사랑하는 사람과 자신을 닮은 아이가 태어난다면 사랑하지 않을 도리는 없을 것 같은데, 잘 키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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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view] 이 행성에서는 다 같이 에.바.뛰. - 사운드 플래닛 페스티벌 2026 [공연]
안녕자두야 민지처럼, 평소엔 조용하던 사람도 록 라이브 앞에선 완전히 다른 얼굴이 된다. 씨엔블루의 잔잔한 에바뛰부터 YB 서클핏의 폭발적인 에너지까지, 사운드플래닛에서 직접 겪은 "다 같이 뛰는" 문화 이야기.
《안녕 자두야》 본 사람이면 다들 기억하는 장면이 하나 있을 거다. 평소엔 존재감 제로에 가깝던 민지가, 록 음악만 나오면 완전 딴사람이 되는 그 순간. 데스 메탈에 빠져서 방에만 틀어박혀 있어 동네에서 거의 유령 취급을 받던 애였는데, 음악이 나오는 순간만큼은 헤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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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view] 양감의 깊이가 곧 얼굴이 되는 사진 - 사진의 얼굴 [영화]
고희영 감독의 다큐멘터리영화 <사진의 얼굴>은 아흔 살 포토저널리스트 구와바라 시세이가 평생 마주해온 얼굴들을 따라간다. 명암이 빚어내는 양감 속에서, 그의 사진은 기록을 넘어 진실 그 자체가 된다.
사진은 인간이 만들어낼 수 있는 것 중 가장 절제되고 객관적인 기록일지 모른다. 그러나 좋은 사진은 거기서 멈추지 않는다. 명암이 만들어내는 깊이 속에서, 평면이던 피사체는 어느새 만져질 듯한 얼굴로 되살아난다. 일본 포토저널리즘의 거장인 구와바라 시세이의 반세기 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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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view] 사람들은 겁에 질리면, 생각보다 훨씬 끔찍해지곤 한다. - 파라노만 [영화]
영화 <파라노만>은 섣부른 공포와 집단적 이기심이 만든 '마녀사냥'의 잔혹함을 꼬집으며, 타인을 마주하는 진정한 용기와 소통의 가치를 전달합니다.
* 본 리뷰는 애니메이션 <파라노만>의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만약 오늘 밤 내가 사는 동네에 좀비가 들이닥친다면 어떻게 할까? 아마 열에 아홉은 무작정 도망치거나, 손에 잡히는 무기를 들고 맞서 싸울 것이다. 그동안 무수한 팝컬처와 좀비물들을 소비해 오면서 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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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pinion] 8월 15일, 다시 쓰이는 그날의 기록 [문화 전반]
81주년 광복절, 기록되지 못했던 이름과 타국에 남겨졌던 이름들이 하나둘 대한으로 돌아온다. 형식은 매년 달라지지만, 이름을 잊지 않고 불러내는 마음만은 끊이지 않는다.
대한민국의 8월 15일은 '빛을 되찾았다'는 뜻의 광복(光復)을 맞이한 지 올해로 81년째다. 매년 이맘때가 되면 여러 기관과 기업이 저마다의 방식으로 독립유공자를 기리는 콘텐츠를 보여주는데, 올해 눈에 밟힌 건 '얼마나 많은 이름을 새롭게 새겼는가'였다. 안중근, 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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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view] 오디세이아 지은이요? 엮은이는 아는데, 레히너요 - 책 '오디세이아' [도서]
영화 <오디세이>의 화제성을 이으며 거대 신화의 원류로 들어가는 이 리뷰는, 복잡한 비선형적 원작을 시간 순으로 명쾌하게 재구성한 레히너의 텍스트를 이정표로 제시합니다. 독자는 입체적인 등장인물들의 욕망과 리더 오디세우스의 인간적인 고뇌를 직관적으로 추적하며, 단순한 영화의 여운을 넘어 나만의 장대한 여정을 정의하는 깊은 몰입감을 얻게 됩니다.
ἄνδρα μοι ἔννεπε, μοῦσα, πολύτροπον, ὃς μάλα πολλὰ πλάγχθη, ἐπεὶ Τροίης ἱερὸν πτολίεθρον ἔπερσεν· "들려주소서, 무사(Musa) 여신이여! 트로이의 신성한 성채를 무너뜨리고 그토록 오래 방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