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델, 그리고 아티스트-니키 드 생 팔 전시회 [Niki de SAINT PHALLE]

글 입력 2014.11.02 05: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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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 과제로 관람해야만 했던 첫 전시회!

파리 샹젤리제에 위치한 그랑 빨레(Grand Palais)에서 열린 니키 드 생팔(Niki de Saint Phalle)전시회를 보러갔다.

하지만 아무것도 모르고 처음 간 날, 너무나도 긴 줄에 감당을 하지 못하고 돌아와야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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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랑 빨레 전시회들은 대대로 평이 좋아 사람들에게 인기가 많다.

사전에 예약을 할 수 있으니 인터넷으로 예약을 하고 가거나 9시 오픈 시간에 맞춰서 딱 갈 것!*

 

그렇게 다시 마음을 먹고 아침 일찍 나옴 결과 아무 줄도 서지 않고 들어 갈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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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그랑빨레 특성상, 밖에서도 줄을 서고 안에 들어와서 티켓을 사려고 또 줄을 서야 하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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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켓을 구입하고 입구로 올라가서 처음으로 보게된 니키 드생팔의 사진!

뙇...이렇게 예쁠 수가

마리옹 꼬띠야르와 바네사 파라디가 묘하게 섞여있는 느낌이랄까...

여태껏 이렇게 예쁜 예술가를 본 적이 없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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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근데 도대체 이 작가가 누구지...?

나도 아무런 조사를 안하고 간터라...가서 알게되긴 했지만

파리에 있는 퐁피두 박물관 옆에 있는 분수에 있는 조각들은 만든 사람이라고...!

이렇게 쓰면 아무도 무슨 말 하는 건지 모르겠지...하지만 퐁피두를 한 번이라도 가본 사람은 충분히 떠올릴수 있으리라고 믿고 패스.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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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구에 있는 니키의 일생.

참 놀랍게도 니키는 모델로서 사회생활을 시작하게 된다.

어쩐지.. 그 외모가 쉽게 나오는 외모가 아니였어.

 

프랑스 아버지와 미국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난 니키는 부유한 은행가 집안에서 자랐다고 한다.

엄격한 집안 규율 때문에 어려서부터 항상 '여자'의 신분에 맞는 역할을 하도록 커왔다.

나이가 되면 결혼을 해야만 한다는 부모님의 가르침에 맞게 20살의 나이에 미국인 소설가과 결혼도 하고 아이도 낳는다.

하지만 예술가의 본능을 마음대로 펼칠 수 없어서 였을까,

그녀는 평탄한 결혼생활에도 불구하고 우울증에 빠지게 된다.

 

그렇게 병원에 수차례 입원한 후 의사의 권유로 시작하게 된 미술은, 그녀에게 새로운 삶을 만들어주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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니키의 초창기 작품들.

그림이라고 하기엔 너무 '그린'것이 없어보인다.

 

사실 그녀는 초반에 당시 활동중이던 팝아티스들-잭슨 폴록, 재스퍼 존슨, 로버트 러션버크 등의 영향을 많이 받았다고 한다.

그래서 인지, 약간 팝 아트적이기도 하고, 추상 표현주의 스러운 작품들이 눈에 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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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작품은 그녀의 최초 초상화이다.

 

예술가를 볼 때 초상화를 보면 스스로에 대해서 어떤 이미지를 가지고 있는지 알 수 있다고 하던데,

니키는 자신이 얼마나 아름다운지, 얼마나 매력적인지 아직 몰랐던게 아닐까 싶다.

아니면 마음에 담아두고 있던 어렸을 적 상처들(아버지로부터 수년간 성추행을 당했다고 함)을 표현한 것일까.

얼굴엔 칼자국들로 상처가 나있고 뒷 배경은 뭔지 모를 하얀 쓰레기더미들로 뒤덮혀 있다.

 

참 조잡하고 불편한 그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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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 두 작품은 '신부'를 주제로 한 니키의 작품들이다.

'신부'라는 단어를 생각하면 떠오르는 '순백', '화사함'.

 

하지만 니키는 신부를 아무런 감정이 없는듯한, 거의 빈 것으로 표현 해 냈다.

그와 대조하듯, 함꼐 있는 사물이나 생명체는 활기가 넘치는 색깔로 꾸미도 한층 생동력있게 보여줬다.

유령의 신부....느낌이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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니키가 또 주목했던 주제는 '임산부'.

니키가 평생 만들어왔던 작품들을 둘러보면 주로 여성에 관련된 것들이 많다,

아니, 전부 다 여성에 관련된 작품들이다.

페미니즘 운동가로 불릴 수 있을 정도로 니키는 여성과 그 역할에 대해 집중했다.

 니키가 한 말 중에

 

"남성은 여성을 질투하는 거예요. 우리는 아기를 가질 수 있고 자신들은 못하니까.

아기를 가질 수 있다는 건 엄청난 특권이고 능력이니까요."

 

라는 말이 있다.

내가 참 좋아하는 말인데,

니키가 담고 있는 감정과 열정이 읽혀서 많이 와닿았다.

이 말에 대한 동의여부를 떠나서, 자신이 생각하는 것에 대해서 저렇게 확신있게 말하는 니키의 모습이 눈에 확 들어왔달까.

 

실제로 전시회 곳곳에 설치된 니키의 영상들 속에서 그녀를 실재로 볼 수 있는데,

말 할 때 엄청난 에너지이 뿜어져 나오는 아티스트이다.

가려린 몸과 외모 속, 당차고 감정적인 성격을 지닌 듯 하다.

 

전시회 내내 수없이 생각했지만

니키란 여자, 정말이지 너무 멋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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니키와 나도 한 컷.

오렌지 바탕의 벽지가 정말 예쁘다.

덕분에 나도 오렌지 색깔이 되었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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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전시회의 꼭 놓쳐서는 안 될 작품.

원래는 풀밭에 전시되어있는 작품인데, 이번 전시회를 위해 특별히 저렇게 돌아가는 원 위에서

정말 춤을 추듯이 움직이고 있다.

 

자칫 뻔할 수도 있는 작품을 빛내는 건 역시 큐레이터의 역할.

마치 스와로브스키의 신상품 전시?를 해 놓은 것처럼 빛나는 모습이 정말 인상 깊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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니키가 즐겨 그리던 그래픽 아트.

원래 이 쪽 분야로 널리 알려져 있지도 않고 전시회에서도 그다지 깊게 다루지 않고 있기 때문에 스쳐 지나갈 수도 있지만,

개인적으로 너무 귀엽고 아기자기한 작품들이 많아서 좋았다.

마치 만화책의 일러스트르를 한듯이, 아니면 어린아이들이 장난을 친듯,

알록달록 한 색감들로 표현한 그림들이 너무 귀여웠다.

주제는 모두 다 사랑.

 

'왜 날 사랑하지 않아?'

'널 너무 사랑해'

'나에게도 사랑을 줘'

 

역시 니키는 감정이 풍부한 여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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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부 영상 속 니키의 모습.

파마머리를 해도, 화장을 하지 않아도 매력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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니키가 직접 만든 엄마의 조각.

니키는 자심의 엄마에 대해 평생 자신을 '여자'의 이미지 안에 가두고 싶어했다고 한다.

남자에게 복종하고, 얌전하게 집안일을 하며 결혼을 하고 아기 엄마가 되어야만 하는-그 시대의 평범한 여성상.

니키는 이 생각을 지긋지긋하게도 거부했다.

 

당연히 엄마와의 관계가 좋을리가 없다.

 

볼 품없는 머리와 뾰족한 가슴,

화장실 변기처럼 생긴 화장대를 마주보며 화장을 하는 이 여자의 모습에서

니키는 그녀의 어머니를 그대로 표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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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안느의 꿈'

이 작품은 아무 설명도 듣지 않고 읽지도 않았다.

그냥 앞에 설치된 벤치에 앉아서 멍 때리듯이 감상했다.

원래 예술이 그래야 하는 게 아닌가?

감상. 느낌.

 

어렷을 적에 파리에서 친구들과 놀던 놀이터도 생각나고,

꿈 속에서 나와 쫓아다니던 괴물도 생각나고,

초등학교 때 나눠먹던 사탕도 생각나고

많은 것들이 떠올랐던 작품이다.

 

제목과도 잘 어울린다.

꿈.

 

 

니키 드 생 팔 전시회.

나는 이 전시회를 시작으로 매주 파리에서 열리는 전시회를 하나 씩 보러 가기러 했다.

그리고 열심히 포스팅을 해서...

기록을 남기기로.

 

 

언제나, 그리고 누구나 그렇듯

파리는 예술과 낭만에 도시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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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서영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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