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립운동가 박열과 가네코 후미코의 삶을 무대 위에 펼쳐내며 꾸준한 사랑을 받아온 뮤지컬 <박열>이 오는 6월 개막을 앞두고 새로운 시즌의 캐스팅을 공개했다.
재연을 통해 작품의 중심을 지켜온 배우들과 새롭게 합류한 배우들이 한 무대에서 만나는 만큼, 한층 깊어진 서사와 새로운 해석에 대한 기대가 높아지고 있다.
역사와 신념이 만나는 무대
뮤지컬 <박열>은 1923년 관동대지진 직후 일본 사회를 뒤덮은 조선인 학살 사건을 배경으로, 자신의 신념을 세상에 드러내고자 했던 조선인 아나키스트 박열과 그의 곁을 지킨 가네코 후미코의 이야기를 그린다.
사회의 부조리와 권위에 맞서며 살아가던 두 사람은 어느 날 자신들을 둘러싼 거대한 사건의 중심에 서게 되고, 이를 계기로 일본 사회의 이목을 한몸에 받게 된다. 한편 검사국장 류지는 이 사건을 자신의 성공을 위한 기회로 삼고자 하며 박열과 대립한다.
당시 일본 사회에는 "조선인이 폭동을 일으킨다", "우물에 독을 풀었다"는 등의 근거 없는 유언비어가 확산됐고, 이는 수많은 조선인의 희생으로 이어졌다. 작품은 이러한 역사적 비극을 토대로 일본 정부가 사건의 책임을 희석하기 위해 아나키스트 박열과 가네코 후미코를 체포하는 과정과 그 속에서 벌어지는 재판, 그리고 저항의 기록을 무대 위에 펼쳐낸다.
작품을 이해하는 또 하나의 핵심은 박열이 지녔던 아나키즘 사상이다.
아나키즘은 모든 권위와 지배 구조에 의문을 제기하며 개인의 자유와 평등한 연대를 추구하는 사상이다. 박열은 일본 제국주의에 저항하는 동시에 억압적인 권력 체제 자체에 문제를 제기했던 인물로 알려져 있다.
이러한 배경은 뮤지컬 <박열>이 일반적인 독립운동 서사를 넘어 자유와 저항, 신념의 의미를 다루는 작품으로 평가받는 이유이기도 하다.
시대를 살아낸 세 인물
이번 시즌에도 조선인 아나키스트 박열 역에는 손유동, 현석준, 백기범이 출연한다. 각기 다른 결의 에너지와 해석으로 사랑받아온 세 배우는 저마다의 방식으로 박열의 강인함과 인간적인 고뇌를 표현할 예정이다.
박열의 동지이자 아내인 가네코 후미코 역에는 허윤슬과 함께 최수진, 임예진이 새롭게 합류한다. 일본 사회의 억압적 질서에 맞서 자신의 신념을 선택한 후미코는 작품의 정서적 중심축을 담당하는 인물로, 세 배우가 보여줄 서로 다른 결의 후미코 역시 기대를 모은다.
도쿄재판소 검사국장 류지 역에는 박영수, 장민수, 임별이 캐스팅됐다. 류지는 실존 인물이 아닌 창작 캐릭터지만, 국가 권력과 개인의 욕망이 교차하는 지점을 보여주는 핵심 인물이다. 세 배우는 각기 다른 해석을 통해 작품 속 긴장감을 이끌며 박열과 후미코의 서사에 또 다른 층위를 더할 예정이다.
올해 공연이 더욱 특별하게 다가오는 이유는 2026년이 가네코 후미코 서거 100주년을 맞는 해이기 때문이다. 제국주의 체제에 맞서 자신의 신념을 끝까지 지켜낸 후미코의 삶은 오늘날에도 여전히 유효한 질문을 던진다.
뮤지컬 <박열>은 역사의 한 장면을 재현하는 데 그치지 않고, 자유와 정의, 그리고 연대의 의미를 다시 생각하게 만드는 작품으로 관객들을 찾아갈 예정이다.
한편 뮤지컬 <박열>은 6월 10일부터 9월 6일까지 링크아트센터드림 드림4관에서 공연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