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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이 오르고 두 명의 기자가 등장한다. 누군가에 쫓기고 있는 듯 통신과 보안에 날을 곤두세우고 있다. 누군가 문을 두드리는 소리에 한 기자는 '포비든 스토리', 취재 중 사망한 기자의 유지를 이어받아 취재하는 단체에 도움을 청하려 한다.

 

이야기는 뉴욕 탐사 편집팀의 사무실에서 시작된다. 대선을 앞둔 시점에서 민주당 대통령의 미성년자 성매매 영상이 확산되고 뉴욕 탐사 팀은 진실을 보도하려 한다. 퓰리처상 수상 이력이 있는 편집장 오웬, 신념을 좇는 줄리아, 인정을 바라는 쿡, 팀 내 균형을 잡아주는 케이트. 이들은 어떤 진실을 어떻게 취재하고 보도하게 될까?


성추문 영상이 공개된다, 조작이 의심된다, 쿡이 가해자를 밝힌다, 범인은 공화당 당원이 아니고 그녀의 딸 투명사회연합 당원이었다, 영상은 조작이지만 범죄는 사실이라고 한다, 비난이 솟구친다.


극은 진실을 찾아 나서는 뉴욕 탐사팀의 이야기와 함께 기자가 아닌 개인의 삶도 조망한다. 일에 빠져사느라 가족을 챙기지 못한 오웬, 몇 년 전 갑자기 애인을 잃은 상실감을 극복하지 못한 줄리아, 신문사 대표의 아들이라는 타이틀을 벗고 온전히 인정받고 싶은 쿡. 그래서 오웬은 일과 가족 중 하나를 선택해야 하는 상황이 오면 어떻게 행동할지, 줄리아는 사생활과 일을 분리시킬 수 있을지, 쿡은 개인의 커리어를 어떻게 쌓을지. 이것과 저것을 교차시키는 대신 이 모든 소재를 동시에 가져가면서 극을 진행한다.


이런 다양한 이야기를 무대라는 한정된 공간, 100분이란 시간에 담아내기 위해 무대의 3면을 활용한 ㄷ자 구조와 스크린을 활용한 실시간 송출 등의 방법을 도입했다. 덕분에 관객은 무대 위의 인물들과 같은 시공간에서 세상을 바라보게 된다.


뉴욕 탐사팀은 여론을 조작하며 투명사회연합의 지지율을 올리는 뒷배인 헌드레드 몽키를 추적하는데 오웬의 딸 로즈가 이곳에서 일하고 있다. 이 시점에서 우리는 같이 고민하게 된다. 가족에 대한 부채감이 있는 오웬은 증거를 손에 넣었을 때 아빠로서 로즈의 안전을 지킬 것인가 기자로서의 사명을 지킬 것인가. 낙하산 소리를 떨쳐내고 싶지만 성공과 좌절 사이를 오가는 쿡은 어떻게 상황을 타개할 것인가. 죽었다던 줄리아의 애인과 똑닮은 사람이 어째서 이 타이밍에 나타났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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헌드레드 몽키의 진실을 밝히면 대중은 투명사회연합에 대한 지지를 철회하게 될지, 탐사팀이 공들여 준비한 기사는 대중의 환호를 받게 될지, 초반의 줄리아와 쿡은 어디서 뭘 하고 있었던 건지 우리는 하나씩 알고 싶고 해소하고 싶지만 극은 명확한 사실 대신 마주해야 할 진실을 보여준다.


극이 시작될 때와 끝날 때 동일한 내레이션이 흘렀다. "사람들은 해피엔딩을 사랑한다."라고 시작하는 것과 달리 이 극은 해피하지 않게 열린 결말로 끝을 맺는다.


연극을 보고 나서 그런 생각이 들었다. 우리는 정말 '진실'을 알고 싶어 할까? 이 세상에 진실이 결여된 것은 맞지만 대중은 진정 진실을 필요로 할까?


동물원에서 늑대가 탈출했다. AI 사진으로 초기 수색에 난항을 겪었다. X에서 자동 번역 기능을 제공하고 시작했다. 먼 나라의 일을 앉은 자리에서 저항 없이 받아들일 수 있다. 국제 정세가 혼란하다.  우리나라 언론에서 어디까지 보도하고 있으며 언론에서 말하는 외신은 어떤 스탠스인지 관심을 두지 않으면 진실은 흘러가고 만다.


확실하지 않은 정보가 범람한다. 그중에서 확실한 건 나의 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알고리즘 같다. 편안하다. 좀 전까지 관심을 두었던 것이 앞으로까지 영향을 미친다. 나 대신 고민하고 선택한다. 안락하다. 그런데 여기에 누가 개입을 한다면? 눈에 보이지 않는 손이 진실과 거짓을 섞어두면 우리는 의심 없이 받아들이게 된다.


우리는 진실을 필요로 하는가? 어디에 묻고 따질 일이 아니다. 어리숙한 의문문이 나설 때가 아니다. 어조를 바꾸어야 한다. 우리는 진실을 추구해야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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