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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에세이

 

 

하츠투하츠라는 팀을 설명할 때 반복적으로 등장하는 두 단어가 있다. 바로 ‘미스틱(mystic)’과 ‘걸후드(girlhood)’다. 팀은 신비롭고 몽환적인 분위기와 또래 소녀들 사이의 미묘한 감정선을 동시에 겨냥한다.

   

앨범 소개란에서는 이번 싱글 'RUDE!'를 ‘리드미컬한 그루브와 통통 튀는 신스 사운드가 특징인 하우스 기반의 댄스곡으로, 가사에는 정해진 규칙에 얽매이지 않는 말괄량이들의 귀여운 반항과 Hearts2Hearts (하츠투하츠)의 당돌한 매력이 담겨 있다.’라고 설명한다.

 

 

 

말풍선 속에서 시작되는 RUDE!

 

 

 

'RUDE!'의 뮤직비디오는 멤버 ‘지우’가 SNS에서 정체 모를 누군가에게 받은 ‘좋아요’로 시작된 해프닝을 중심으로 전개된다.


영상은 크게 두 가지 공간을 오간다. 아기자기한 작은 방에서 멤버들이 메시지에 대해 떠들고 장난치는 장면, 그리고 메시지창을 형상화한 듯한 가상의 공간에서 펼쳐지는 군무 장면이다. 멤버들의 의상 역시 배경에 따라 파자마에 가까운 일상복과 유니폼을 오간다. 여기에 멤버들의 캐릭터에 맞는 말풍선 대사들이 반복적으로 등장하며 ‘걸스 토크’ 분위기를 시각적으로 구현한다. 이러한 ‘걸스 토크’의 정서는 브릿지 이후 등장하는 스텔라의 영어 토킹 파트에서 정점에 달한다.

 

스텔라의 파트 이외에도 인상적인 순간이 많다. 후렴에 등장하는 ‘따라 해’, ‘I’m not bad’ 같은 파트는 다 인조라는 포맷 속에서 멤버 각자의 캐릭터를 각인시키는 단순하지만 강력한 장치임과 동시에 무대마다 다르게 변주될 수 있는 재미를 준다. 이러한 곡의 구성은 하츠투하츠가 롤모델로 언급한 소녀시대의 'Lion Heart'를 떠오르게 하기도 한다.


이 구성이 익숙하지만 재밌게 다가오는 이유는 곡의 킬링파트가 숏폼 챌린지에 목적을 둔 것이 아니라 멤버들 캐릭터를 부각하도록 설계되어 있기 때문이다. 세계관이나 분위기를 전달보다 멤버들의 캐릭터에 중심을 둔 구성이라는 점에서, 우리는 2~3세대 아이돌의 향수를 느낀다.


‘걸후드’에 무게추를 기울인 하츠투하츠는 듣기 쉽고 무엇보다 즐거운 노래를 들려준다.

 

 

 

걸후드는 무대 밖에서도 계속된다


 

 

 

'RUDE!'가 친근하고 쉽게 들리는 이유는 곡의 구성에만 있지 않다. 하츠투하츠는 무대 밖에서 만들어지는 콘텐츠를 통해 그 분위기를 자연스럽게 확장한다.

 

하츠투하츠는 SM 아이돌 가운데 드물게 초반부터 자체 콘텐츠를 적극적으로 생산하고 있다는 점에서, 멤버들의 케미와 캐릭터를 전면에 내세우고자 한다. 이는 ‘걸후드’라는 콘셉트가 멤버들이 무대 밖에서 보여주는, 장난스럽고 활발한 모습과 자연스럽게 맞물리게 된다. 다인원 그룹이라는 특성에 멤버 간 관계성이 더해지며 초반부터 빠르게 단단한 팬덤을 형성하고 있다.

 

 


 

이 전략은 팬덤 내부에만 머무르지 않는다. 곡에서 파생되는 밈을 숏폼 플랫폼을 통해 빠르게 샷아웃하며 콘텐츠를 확장해가는 방식을 택하며 아이돌과 청자 사이 거리감을 좁힌다. 최근 진행한 하이터치회와 대학 축제 참여 역시 같은 맥락으로 보인다. 팬과의 물리적·정서적 거리를 좁히며 라이트 팬층을 넓히고자 한다.

 

 

 

걸후드와 미스틱 사이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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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 출처: 하츠투하츠 (Hearts2Hearts) 공식 'X' 계정

 

 

하츠투하츠의 ‘걸후드’는 단순한 콘셉트를 넘어 멤버들의 관계성과 팀 퍼포먼스에서 드러나는 팀 분위기이다. 이들은 거대한 ‘banger’ 하나를 만드는 것보다 싱글과 EP 중심의 빠른 활동을 통해 ‘미스틱’과 ‘걸후드’라는 두 축 사이에서 무게를 조절하며 그룹의 정체성을 차근차근 쌓아가는 과정이다. 지금까지의 싱글들이 그룹의 캐릭터와 관계성을 선명하게 각인시키는 역할을 했다면, 다음 단계에서는 'FOCUS'와 같은 완성도 있는 음악적 퍼포먼스를 통해 두 키워드가 균형을 이루는 모습을 기대해볼 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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