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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트인사이트에게
문화예술은 '소통'입니다.

 

 

평소 자기계발서는 잘 읽지 않는 편이다. 듣기만 해도 금방 피로해지거나, 숨이 턱턱 막혀오는 나노 단위의 행동 분석이 조언인 척 가장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하지만 인간의 마음을 풀이한 심리학이나, 세상과의 관계를 재배치 하는 철학이나, 허심탄회하게 속을 털어놓아 나를 돌아보게 하는 에세이라면 얘기가 다르다.


나름의 기준에 의해 '자기계발서'로 정의한 책들이 있었다: 리베카 솔닛의 『길 잃기 안내서』와 김겨울의 『겨울의 언어』, 캐럴라인 냅의 『욕구들』과 사샤 세이건의 『우리, 이토록 작은 존재들을 위하여』 등.

 

그리고 오늘 또 하나의 책이 이 명단에 추가될 예정이다. 유구한 인식에 저항하는, 그래서 통쾌하고 명쾌한 이야기. 그 획기적인 내용을 지금 소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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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마와 함께 춤을』의 저자 크리스타 K. 토마슨은 '감정'에 대해 그간 쌓여있던 편견들을 친절하지만 단호한 어조로 하나씩 타파해 나간다. 스토아학파, 간디, 공자, 아리스토텔레스, 니체, 스피노자, 몽테뉴, 루소, 메리 울스턴크래프트 등 고전 철학자들의 주장과 실제 사례들을 유연히 엮으면서. 또 일련의 감정들을 '악의 정원 속 지렁이'로 비유해 진입장벽을 낮추면서 말이다.

 

그는 먼저 감정을 이성과 구분 짓는 단순한 이분법과 뇌의 화학 반응으로 단정하는 관점을 지적한다. 그리고 '감정 통제형 성인'과 '감정 수양형 성인'으로서 예측 불가능한 감정의 파도를 잠재우려는 시도의 한계를 명확히 한다. 마지막으로는 '긍정적인 감정'과 달리, 유난히 이중잣대를 적용하는 '부정적인 감정'에 대해 변론한다.


이때 나열되는 '지렁이'들이 바로 분노, 시기, 질투, 앙심, 쌤통, 경멸이다. 흔히 불건전하다 치부하는, 그래서 있어도 없는 척 얼른 소거(掃去)하려 하는 그 계보 말이다. 작가는 그러한 태도 속 지나친 비약을 하나하나 짚어준다.


해당 감정들을 느끼는 것 자체는 지극히 인간적이며, 그로 인해 안 좋은 일이 벌어졌다면, 그건 상관관계에 의한 결과일 뿐 인과관계 때문이 아니다. 과도하게 응축된 감정들에 사로잡혀 소위 '범죄'를 저지르는 것은 경계해야겠지만, 상황에 의해 자연스럽게 표출되는 것까지 제어할 필요는 없다는 것이다.


또한, 이들은 상대에게 무수히 영향받으며 구축하는 자아의 방어기제이자 보호 수단이기도 하다. 조금이라도 덜 상처받고, 어그러진 마음을 표출하며, 해학으로 승화하는 과정들을 애써 부정할 필요가 있을까? 우리가 화를 내거나 서로 비교하며 샘을 내고, 자만하던 이를 비웃거나 고약한 사람들로부터 거리를 두려는 건, 그 시간을 무사히 잘 넘어가려는 본능적인 대처일 수 있다.


생산적인 면과 '정의로운' 면을 갖고 있으니 이 못난 감정들을 허용해야 한다는 것이 아니다. 성과주의적이고 도덕적인 잣대로 쓸모를 판단하기 전에, 이 '지렁이'들을 있는 그대로 품을 수 있어야 한다.

 

"니체의 사상 아모르 파티Amor Fati가 '운명에 대한 사랑'으로 번역된다는 걸 잊지 말라.
당신은 정원의 지렁이를 단순히 용납하는 게 아니라 사랑해야 한다. 

(...)즉 흙과 점액질을 비롯한 모든 걸 사랑하는 것이다."

- p.259~260

 

아마 당신에게도 숨기고 싶은 혹은 숨길 수 없는 부정적인 감정들이 있을 것이다. 이를 길들이지 않고 야생의 상태 그대로 받아들일 수 있겠는가?

 

필자만 해도 이 글을 쓰는 동안 온갖 짜증과 부담감, 두려움과 긴장감을 소화해야 했다. 일상 중에 상시 찾아오는 당연한 순간들이지만 겪을 때마다 분명한 난관들이기도 하다.

 

그러나 용케 마치고 나니 이제 후련하다. '나쁜 감정'들을 멀리할 필요가 없다는 것, 그리고 '긍정적인 마음가짐'을 고집했던 습관을 조금은 내려놓아도 될 것 같다는 생각에 머리가 맑아진다.

 

우리는 '성인(聖人)'이 아니니까. 또 그럴 필요도 없으니까. 이렇게 변덕을 부리며 살 수밖에 없을 것이다. 사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벅차니 이 정도 숨구멍은 있어야 하지 않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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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색을 하고, 사진을 찍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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