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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탠리 큐브릭은 “영화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엔딩이다”라고 말했다. <위플래쉬>는 바로 그 ‘완벽한 엔딩’을 통해 기억되는 영화다. 7~8분 동안 이어지는 마지막 연주는 단순한 음악이 아니라 모든 감정을 쏟아붓는 전율의 순간이다. 처음부터 끝까지 긴장과 압박으로 채워진 이 영화는 재즈 드럼이라는 독특한 소재를 중심으로 스승과 제자 사이의 치열한 감정 다툼과 완벽을 향한 광적인 집착을 그린다. 그러나 이 작품이 단순히 ‘재능 있는 제자의 잔혹한 성장 서사’라고 생각한다면 반만 본 것이다. 이 영화는 결핍 투성이인 두 음악가의 피 튀기는 처절한 전투 영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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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레처, 천재의 창조자인가 파괴자인가



그는 자신의 교육 방식이 필요악이라고 주장하지만 실상은 자신의 열등감과 실패를 제자들을 통해 보상받고자 하는 인물에 가깝다. 처음에는 다정한 얼굴을 하고 학생들에게 접근하지만, 점점 학생들을 몰아붙여 끊임없이 경쟁을 부추기고 결과적으로 자신에게 정신적 굴복을 강요하며 가스라이팅한다. 극단적인 교육 방식 속에서 천재적인 인물이 탄생할 수 있다는 그의 믿음은 어쩌면 아주 틀리지 않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플레처의 방식은 교육이라기보다, 자신의 손으로 새로운 ‘버디 리치’를 만들어내고자 하는 집착적인 실험에 가깝다. 그 과정에서 그는 학생들의 인간성을 철저히 무너뜨리고 끝없는 스트레스와 불안을 심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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앤드류, 완벽을 향한 광기



반면 앤드류는 성장과 성공에 대한 집착이 누구보다 강한 인물이다. 그저그런 재능 있는 음악가가 아니라 역사에 남을 위대한 드러머가 되고 싶어 하는 그는 결국 플레처의 극단적인 가르침에도 불구하고 스스로를 한계까지 몰아붙인다. 그러나 이 과정에서 그는 점점 인간적인 관계를 잃고 음악에 대한 순수한 애정조차 희미해진다. 영화의 마지막 연주는 그의 단순한 승리도 패배도 아니다. 이는 플레처와 앤드류, 두 결핍이 폭발하는 순간이자 서로를 향한 복잡한 감정이 충돌하는 장면이다. 스승과 제자가 아닌 두 명의 광기 어린 음악가가 맞부딪히는 장면에서 이들은 마침내 서로의 눈을 쳐다본다.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무대 위에서 무언의 소용돌이를 느끼고 폭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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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출 – 음악과 시각적 리듬의 완벽한 조화



연출 또한 인물들의 내면을 세밀하게 담아낸다. 빠른 컷편집과 클로즈업은 연주의 박진감을 배가시키고 패닝 기법을 활용한 화면 전환은 긴장감을 극대화한다. 드럼 스틱이 공중을 가르며 땀이 손에 맺히고, 심벌즈가 부딪히는 찰나의 소리까지 숨을 멈추게 만든다. 극단적인 긴장과 카타르시스가 공존하는 이 순간에 관객은 단순한 영화가 아니라 하나의 공연을 경험하게 된다. 미친 공연을 본 관객들은 다시 이 공연을 보고자 영화관을 방문하게 된다. 또한 이 영화에서는 원테이크 기법이나 풀 샷이 전략적으로 사용된다. 드럼 연주의 몰입감을 높이기 위해 특정 장면에서는 컷을 나누지 않고 긴 호흡으로 촬영하여 마치 관객이 실제 연주를 바로 앞에서 목격하는 듯한 착각을 불러일으킨다. 무대 위에서 벌어지는 일들은 관객석에서 직접 보고 있는 것처럼 풀 샷을 사용하여 밴드 전체와 지휘자 플레처, 드러머 앤드류까지 모두 한눈에 관조할 수 있게 했다. 이러한 방식은 영화 전체의 박진감을 극대화하는 동시에 연주자가 느끼는 긴장과 집중, 현장의 분위기를 고스란히 전달하는 효과를 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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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즈와 완벽주의



재즈라는 장르 자체도 영화의 주제와 깊이 연결된다. 재즈는 즉흥성과 유연성이 중요한 장르지만, 플레처와 앤드류의 관계 속에서는 오히려 빈틈없는 완벽함을 강요받는다. 경쟁적인 구도 속에서 모든 박자는 정밀해야 하고 실수는 용납되지 않는다. 재즈가 가진 원래의 철학과는 정반대로 이 영화의 재즈는 오히려 빈틈없이 치밀하고 치열한 전투처럼 느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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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핍이 만든 완벽한 순간



결국 <위플래쉬>는 천재성을 완성시키는 과정이 얼마나 잔혹할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작품이다. 플레처는 끝없는 경쟁과 압박 속에서 천재를 만들어낼 수 있다고 믿지만 결국 그의 방식이 남긴 것은 상처뿐이다. 반대로, 앤드류는 플레처를 넘어섰을 때 비로소 자신의 음악을 찾게 된다. 그 마지막 연주가 누구에게 승리인지, 패배인지 명확하지 않다. 하지만 확실한 것은 그들이 만들어낸 순간은 더없이 강렬했고, 관객들에게 영원히 기억될 것이라는 점이다. 볼 때마다 새로이 느껴지는 상황이나 관계, 그리고 무엇보다 미친 연주 시퀀스가 위플래쉬를 계속해서 영화관으로 불러들이는 이유이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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