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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오르크 벤데만’은 자신이 사는 지역에서 꽤 성공한 사업가이다.

 

그는 러시아 페테르부르크에 있는 친구와 편지를 주고받으며 아버지와 함께 살고 있다. 게오르크는 러시아로 보내는 편지에 자신의 솔직한 생각과 그에게 일어난 모든 일을 싣지 않는다. 친구가 편지를 받았을 때 그 편지가 러시아에 있는 친구를 더 괴롭게 만들 수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그 때문에 그는 친구가 그의 성공을 짐작하지 못하는 선에서, 그의 행복을 잘 감추어 편지를 써 내려간다.

 

게오르크의 시선에서, 이 모든 행위는 러시아에 있을 친구를 배려하기 위한 행위로 그려진다.

 

그는 러시아에서 사업을 시작한 그 친구가 성공했다고 할 만한 성과를 내지도 못했고 그곳의 이웃들과 교류하지 않으며 총각으로 살아간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게오르크는 그 친구가 불행한 삶을 살고 있다고 여긴다. 그렇기 때문에 자신이 편지를 써 보내는 이 행위가 친구에게 큰 도움은 되지 못하더라도 조금의 행복이나 위안을 줄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 그러므로 게오르크가 러시아로 부치려던 편지에는 그의 선심과 친구를 향한 동정이 어느 정도 깃들어 있다 보아도 무방하다.

 

게오르크는 잘나가는 사업가이다. 그는 가문 좋은 약혼녀를 두고 있기도 하다. 언젠가 돌아가신 어머니의 뒤를 따라 아버지까지 돌아가신다면 약혼한 여자와 결혼할지도 모른다. 혹은 아버지가 돌아가시기 전 이미 결혼한 상태일 수도 있다.

 

이렇게 보았을 때 게오르크의 삶은 사랑하는 부모님이 돌아가신다는 약간의 슬픔이 존재하지만 대체로 평탄하고 행복하게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그는 사회적으로 어느 정도의 지위가 있는 사업가이고 그도 자신을 그렇게 바라보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게오르크는 그의 아버지와 대화하며 갈등에 봉착한다. 그의 아버지는 게오르크가 러시아에 있는 친구에게 편지를 보내는 것을 크게 나무란다.

 

이때, 아버지는 자기 아들, 게오르크의 불행을 들춘다. 아버지의 시선에서, 게오르크는 권위적이고 러시아에 있는 친구를 배려하지 않으며 부자 관계에 있어 아들의 책임을 다하지 못한 이에 불과하다.

 

불행이란 것은 관점에 따라 다르게 비치고 어떨 때는 매우 주관적인 것이어서 아버지가 불행을 언급한 순간, 친구의 것으로만 생각했던 ‘불행’은 게오르크 앞으로 성큼 다가온다. 친구에게 보내는 편지에는 알게 모르게 게오르크의 우월감이 묻어나 있었고 아버지와의 대화에서는 그가 제대로 된 책임을 진 아들이 아니었다는 점만 상기시킨다. 그렇게 그는 한순간에 악마가 된다.

 

그리고 악마가 된 게오르크 앞에 아버지가 내린 선고가 들이닥친다. 죽음을 명하는 아버지의 선고에는 게오르크가 자신의 불행으로부터 달아날 수 없게 만드는 어떤 명령이 깃들어 있었다.

 

그 명령을 받아들일지 말지는 게오르크의 선택이었지만 소설은 그 선고를 게오르크가 받아들이는 것으로 끝이 난다.

 

하지만 이러한 결말이 게오르크가 결국 자신의 불행을 모조리 받아들이고 아버지가 말했던 모든 말을 인정한다는 의미는 아니다. 그는 오히려 아버지가 명하듯 말한 자신의 불행으로부터 벗어나기 위해 선고를 받아들였을 수도 있다.

 

죽음은 게오르크가 불행에서 벗어나기 위해 행할 수 있는 행위였다. 더불어 그는 죽음으로써 아버지와의 관계에서도 벗어날 수 있었다. 불행을 선고한 아버지에, 그것을 죽음으로 답하는 아들의 관계는 두 사람 모두에게 또렷한 불행으로 남을 수밖에 없었을 것이다.

 

 

 

김예은 컬쳐리스트.jp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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