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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트인사이트에게
문화예술은 '소통'입니다.

 

 

나는 대부분의 시간에 부끄럽다. 나의 이 부끄러움은 어디에서 오는가? 말하기가 두려움은 어떤 이유에서일까? 그러나 동시에 글을 쓰고자 하는 욕망은 어디서부터 오는가?

   

어느 쪽도 선택하지 않고는 살 수 없다는 것을 이제 받아들일 때가 되지 않았는가? 나는 어떤 인생을 살 것인가? 결단을 내리지 않고는 살 수 없다. 그걸 아는데도, 여전히 결단을 내려야 하는 장면에서 나는 망설인다. 게으른 잠에서 빠져나오지 못하고 늘 졸린 상태로 살고 있다.


어떻게 돈을 벌 것인가? 그런 질문들보다도 실존적인 문제가 더 급하다. 나는 나라는 존재를 어떻게 증명하면서 살아가는가의 문제가 더 급박하다. 게으른 와중에 이 문제를 급박하게 느끼다니, 참 웃기다.

 

 

 

1. 말하기와 글쓰기


 

내 의견을 즉석에서 말하는 것은 너무 경솔하다고 느낀다. 이 느낌이 입을 떼지 못하게 나를 막아선다. 뭐가 그렇게 두려워서 경솔하다는 생각까지 드는 것일까? 아마도 남들의 시선… 나를 판단할 것 같은 시선 때문일 것이다. 그러나 젊음의 패기는 그런 것을 이겨내야 하는 것이 아닌가? 아마도 나는 패기가 부족한 사람일 수도 있다.


즉흥적으로 말하는 것이 두렵다 보니 말보다는 글이 훨씬 편하다. 내 복잡한 머릿속을 정리하는 데는 상당한 시간이 든다는 변명을 내세울 수도 있겠다. 그러나 글 또한 내 목소리를 담아야 한다는 사실은 변하지 않으며, 나는 글에서조차 주저함을 숨길 수 없다. 많은 시간을 들인 후에도, 늘 어딘가 놓친 부분이 있을 것만 같다.

 

그런데 이야기하고 싶다면 무엇을 이야기할 것인가? 무엇에 대해 글을 쓸 것이지? 쓰고 싶다, 읽고 싶다는 욕망만 있다면 결국 그건 활자 중독에 그치는 것이 아닌가? 내용에 대한 고민이 없는 글은 그저 활자의 나열일 뿐이다. 글이 좋다고 할 때 나는 기의가 아닌 기표 그 자체에 집착하고 있는 게 아닐까?

 

 

 

2. 무지의 부끄러움


 

부끄럽다. 평생 공부해야 하는 것을 알지만, 그래도 현재는 부끄럽다. 나의 무지가 부끄러워서 참을 수가 없다는 생각을 자주 한다. 아는 게 많아질수록 모르는 것이 많다는 것 또한 알게 된다. '무지에 대한 앎' 역시 내 앎의 영역에 포함되는 것인가 보다.

 

읽어야 할 책은 너무 많지만, 평생을 걸쳐도 다 읽지 못한다는 것 또한 부끄럽다. 한 번 배운 것을 잊어버리는 것도 부끄럽다. 나에 대해 너무 각박하다고? 그럴 수도 있다. 그렇지만 내가 부끄러움을 느낀 것은 사실인데 어쩔 것인가. 혹자는 이걸 겸손이라고 할 수도 있다. 그러나 내가 느끼는 감정은 겸손을 아득히 뛰어넘은, 말 그대로 부끄럽다는 감정이다.


다행인 것은 이 부끄러움이 결국 계속 공부할, 아니 공부해야만 하는 동력이 되기도 한다. 나는 게으른 천성을 타고났지만 동시에 양심 또한 타고나서, 끊임없는 부끄러움을 견디려면 계속해서 열심히 공부하지 않으면 안 되는 것이다. 그러나 게으름이 촉발하는 여러 가지 문제는 여전히 간과할 수 없다.


나는 왜 쉽사리 질문하지 못할까? 왜 배운 것을 전부 기억하지 못할까? 부끄러움을 이겨낼 각오, 그리고 배운 것을 기억하려는 부지런함이 부족하기 때문일 것이다. 게으름을 이겨내는 용기가 절실하게 필요하다.

 

 

 

3. 예술을 둘러싼 입장들


 

예술을 만드는 입장과 예술에 대해 논하는 입장을 동시에 겪으면서, 이 부끄러움은 증폭되었다.

 

예술에 대해 논할 때 사람들이 얼마나 엄격해지는지 알기에, 예술을 만드는 입장일 때의 나는 과연 얼마큼의 진정성을 담았는가, 그것이 관객에게 얼마나 전해질까 하는 의심이 든다. 반면 나 스스로 어떤 예술에 대해 평가할 때는, 잡히지 않는 것을 잡아보려는 예술가의 그 노력이 얼마나 위대한 것인지 알기에 함부로 말하기가 두려워진다.

 

나는 오늘도 그 양극단을 오가면서 바쁘게 부끄러움을 느끼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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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군가 나에게 인생이란 각자만의 문제를 풀어가는 과정이라고 했다. 비록 인생에는 정답이 없다지만, 각자의 인생에는 여전히 각자가 해결해야 할 문제가 있다. 그렇다면 내 인생의 과제는 내가 느끼는 부끄러움을 해소하는 것이겠다.


이 글에 나타난 물음표의 개수는 내 혼란스러움의 정도를 나타낸다. 글감을 정하는 것은 어렵지 않았다. 너무 부끄러워서 이에 대해 쓰지 않으면 안 되겠다고 생각했을 뿐이니까. 나와 같은 부끄러움을 느끼는 사람이 많을까? 있다면 다들 이 부끄러움을 어떻게 이겨내는 것일까? 잘 모르겠다. 다만 지금 내릴 수 있는 결론은 앞으로 부단히 노력하는 방법밖에는 없겠다는 것이다. 나와 같은 부끄러움을 느끼는 인간들에게 심심한 위로의 말을 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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