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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 시절, 주말이면 꼭 틀어보는 채널이 있었다. 바로 투니버스! 세대를 가리지 않고 다양한 애니메이션을 제공한 투니버스는 아직도 아동 만화의 정수라고 불린다. 오죽하면 '투니버스 세대'라는 말까지 등장했을까. 동심 가득했던 그 시절은 투니버스에서 숨 쉬고 있다.

 

마법소녀의 전성기를 이끌었던 '캐릭캐릭 체인지!' 시리즈 (이하, '캐캐체') 또한 추억으로 사라진 애니메이션이다. 그러던 중 2023년 10월, 새로운 시즌으로 돌아온다는 소식이 들려오면서 많은 사람의 가슴을 뛰게 했다. 원작과 애니메이션이 완결된 지 무려 14년이 지난 시점이었다. 그리고 작년 여름, 드디어 새로운 시즌이 공개되었다. 일본의 잡지에서 연재를 시작한 새 시즌은 '주얼 조커'라는 이름으로 돌아왔다. 한국 팬들도 새 시즌에 대한 기대감을 가득 안은 채 번역본만을 기다렸고, 올해 8월 드디어 한국 정식 발행으로 만날 수 있었다.

 

수많은 소녀의 꿈이자 동심이었던 '캐릭캐릭 체인지', 이번 이야기는 새 시즌을 더 다채롭게 즐기기 위한 일종의 가이드가 될 것이다.


 

 

마음의 알과 수호 캐릭터로 보는 '캐캐체'의 세계관


 

'캐캐체'의 가장 중요한 설정은 수호 캐릭터와 캐릭터 변신이다. 그리고 이 모든 설정은 '마음의 알'을 기반으로 진행된다.

 

 

아이들은 누구나 마음 속에 알을 가지고 있다. 마음의 알, 눈에는 보이지 않는 되고 싶은 나의 모습...

 

 

애니메이션 1기의 오프닝 도입부 내레이션은 마음의 알이 무엇이고 어떻게 생겨났는지, 더 나아가 전반적인 '캐캐체' 세계관을 설명한다. 모든 사람의 마음속에 들어있는 알이자 꿈과 마음 그 자체를 상징하는 알로, '캐캐체'의 전부라고 할 수 있다. 어른이 되어서 자신의 꿈을 이루거나 잃으면 사라지지만 어린아이는 모두 마음의 알을 가지고 있다는 설정으로, 꿈을 향한 열망이 가득하면 수호 알이 되어서 밖으로 나오게 된다. 이 수호 알에서 태어난 존재가 바로 수호 캐릭터이다. 그 반대로 수호 알이 되기 전에 나오거나 본인의 꿈을 부정하면 X표가 그려진 일명 'X알'로 나오게 된다. 주인공 일행이 'X알'을 정화하는 게 주요 임무이다.

 

수호 알에서 탄생한 수호 캐릭터는 '가장 되고 싶은 나 자신'을 의미한다. 보통 한 사람이 한 명의 수호 캐릭터를 갖는 게 일반적이지만, 드물게 두 명의 수호 캐릭터를 가질 수도 있고, 주인공인 아무는 무려 네 명의 수호 캐릭터를 갖고 있다. 그만큼 아무는 되고 싶은 게 많다는 의미이다. 작품 내에서 수호 캐릭터를 보유한 학생은 '가디언'에 들어갈 수 있다. '가디언'은 아무가 다니는 '세이요 초등 학원'의 학생회로, 각 멤버의 직책은 모두 트럼프 카드의 영어에서 따왔다. 입부 조건에서 알 수 있듯 평범한 학생회를 넘어서, 'X알'의 정화를 위해 만들어진 집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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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호 캐릭터를 보유한 사람은 두 가지의 변신을 할 수 있다. 수호 캐릭터의 힘을 일부 빌리는 캐릭터 체인지와, 수호 캐릭터와 일체화해서 변신하는 캐릭터 변신으로 캐릭터 변신은 캐릭터 체인지보다 더 강력하고 다양한 기술을 쓸 수 있다. 마법소녀물답게 화려한 의상 변신은 덤이다. 캐릭터 체인지를 넘어서는 캐릭터 변신을 하게 되면 외양적인 부분뿐만 아니라 각자만의 고유한 무기를 다룰 수도 있고, 아무는 이 상태에서 X알을 정화할 수 있다. 완전한 일체화이기 때문에 수호 캐릭터의 힘을 120% 발휘할 수 있다는 것이 가장 큰 특징이다. 또한, 수호 캐릭터에 따라 같은 사람이라도 공격 방식에도 차이가 생긴다.

 

주인공 아무는 수호 캐릭터가 생긴 초반부터 '험프티 록'이라는 도구의 도움으로 캐릭터 변신을 할 수 있었지만, 그 외의 가디언 멤버들은 모두 변신할 수 없었다는 묘사를 봤을 때, 수호 캐릭터가 있다고 모두 캐릭터 변신을 할 수 있는 건 아닌 걸로 보인다. 가디언 멤버들이 차례로 변신에 성공하는 걸 보는 것도 작품을 즐길 수 있는 요소이다. 등장인물들의 캐릭터 변신은 매우 다양한데, 투니버스의 전성기를 이끌었던 애니메이션답게 매우 화려하고 아기자기하다.

 

 

 

새 시즌, '주얼 조커'에서 다루는 이야기


 

14년 만에 시작된 새로운 시즌은 많은 사람들의 이목을 끌었다. '캐캐체'를 즐겨 봤던 투니버스 세대에게 향수를 불러일으키기도 했고, 아직도 '캐캐체'를 비롯한 일명 '고전 만화'를 좋아하는 사람들의 기대감을 증폭시켰다. 그렇다면 14년 만에 연재하는 새로운 시즌에서는 대체 무슨 이야기를 다루는가?

 

'세이요 초등 학원'을 졸업하는 아무와 타다세(번안명 루이)는 X알의 정화와 관련된 임무로 '성 아르카나 학원'으로 전학을 가게 된다. 그리고 도착한 '성 아르카나 학원'은 평범한 기독교계 학교라는 겉모습과는 달리 상당히 의심스러운 모습들을 보여준다. 아무와 타다세가 가장 당황했던 건 모든 학생이 갖고 있는 수호 알을 갖고 있다는 사실이었다. 심지어 성 아르카나 학원 측에서 입학과 동시에 배급하는 것이었다! 자연스럽게 생겨난다는 수호 알의 원칙을 완전히 깨부순 모습을 시작으로 성 아르카나 학원은 점점 그 수상한 면모가 드러나게 된다. 그리고 아무와 타다세의 뒤를 이어 리마와 나데시코(번안명 시아), 심지어 해외에 있던 이쿠토(번안명 토마)까지 성 아르카나 학원으로 전학을 오게 되는데.... 성 아르카나 학원을 배경으로 벌어지는 수상한 행적을 쫓는 아무 일행이 새로운 시즌의 주요 이야기이다.

 

투니버스 세대에게는 애니메이션의 그림체가 더 익숙하지만, 아직 애니메이션 제작 예정이 없는 새 시즌은 만화책으로 만날 수 있다. 더욱 화려해진 원화와 새로운 캐릭터 변신으로 만화책의 소장 가치도 충분하다. 일본 잡지는 연재가 시작한 지 꽤 되어서 새 시즌을 제대로 즐기고 싶은 독자라면 스포에 주의하길 바란다.

 

중학생이 된 아무와 타다세, 리마, 그리고 나데시코의 모습과 더불어 새롭게 진행될 아무와 이쿠토의 로맨스, 새로운 등장인물까지. 애니메이션을 즐겁게 본 투니버스 세대라면 충분히 만족스러울 새 시즌이다.

 

 

 

그 시절 우리의 심장을 뛰게 했던 마법소녀


 

우리를 설레게 했던 마법 소녀들은 '캐캐체' 뿐만이 아니다. 한때 여러 아이돌의 레퍼런스가 되기도 했던 '슈가슈가룬', 수호 캐릭터와 더불어 꼭 만나고 싶었던 '쥬얼펫' 시리즈, 20년 넘게 꾸준히 새로운 시즌이 방영되는 '프리큐어' 시리즈, 그리고 마법소녀의 시작이라고 할 수도 있는 '세일러 문'까지. 이 외에도 소녀들의 마음을 저격했던 마법소녀는 너무나도 많다. 비단 어린아이들뿐만 아니라 성인이 된 후에도 여전히 마법소녀를 찾는 사람들은 존재한다. 우리는 왜 이렇게 마법소녀에 열광하는 것일까?

 

마법소녀는 기본적으로 평범한 소녀에서 시작한다. 평범하다 못해 소심하기까지 한 소녀는 별 특별한 점이 없어 보인다. 소녀의 마음속에는 그 누구보다도 뜨거운 열정이 자리 잡고 있지만 쉽게 그 마음을 드러내지 못한다. 그랬던 소녀가 마법의 도움을 받아 진정한 나를 찾아가는 과정이 마법소녀물의 주요 흐름이다.

 

마법소녀물의 주인공들은 보통 중학교 진학을 앞둔 초등학생이다. 어린 나이이지만 어느 때보다도 고민이 많을 나이이다. '캐캐체'의 아무처럼 되고 싶은 게 너무 많아서 고민일 수도 있고, '쥬얼펫 트윙클'의 '빛나'처럼 너무 소심해서 새로운 학교에서의 새로운 일상을 걱정할 수도 있다. 그런 소녀들과 비슷한 처지에서 시작하는 마법소녀물은 평범한 소녀의 성장을 보여준다. 화면 너머의 성장을 통해 현실의 소녀는 용기를 얻는다. 단순히 그림체가 예뻐서, 여자아이들이 좋아하는 반짝반짝한 드레스라서 오랫동안 사람들의 기억 속에 자리 잡은 게 아니다. 그 속에 담긴 메시지의 무게는 성인이 된 후에도 여전히 마음속에 남아있는 동심을 울린다. '캐캐체'의 줄거리에서 마법소녀물을 관통하는 주제를 엿 볼 수 있다.

 

 

아무는 쿨하고 스파이시 한 소녀.

하지만, 실은 말주변이 없어서 솔직하지 못하고 소심한 성격이다.

어느 날, '되고 싶은 나 자신으로 다시 태어나고 싶어'라는 소원을 빌게 되고 

다음날 아침, 침대에 세 개의 알이?!

알에서 태어난 것은 란, 미키, 스우라고 하는 아무의 '수호 캐릭터'들이었는데...

 

 

새로운 시즌인 '주얼 조커'에서는 조금 더 진지한 이야기를 다룬다. 일괄적으로 배급받는 수호 알은 정상성과 평범함을 요구하는 현대 사회와 많이 닮았다. 그 수호 알에서도 수호 캐릭터가 태어나긴 하지만, 진정한 수호 캐릭터의 모습이 아니다. 원래의 모습과 이름을 잊어버린 수호 캐릭터는 더 이상 빛나지 않는다. 그러나 수호 캐릭터를 얻은 학생들은 그것이 진정한 나 자신이라 믿는다. 자아를 잃은 수호 캐릭터를 되고 싶은 나 자신이라 칭하는 모습은 안쓰러우면서 기괴하기까지 하다. 이 수호 캐릭터가 어떻게 태어났으며 왜 자신을 잃었는지는 추후 밝혀지는데, 너무 큰 스포일러라 자세히 적지는 못하지만, 비유하자면 타인의 꿈을 강탈한 거였다. 이마저도 현실에 있을 법한 이야기이니. 새 시즌은 조금 더 진중하게 현대 사회를 비판한다.

 

평범함과 정상성을 요구하는 이 사회에서 조금이라도 튀는 모습은 쉽게 용납되지 않는다. 정해진 기준에 맞춰서 살아가는 사람들 속, 누군가는 자기 자신을 잃어버리고 또 누군가는 마음이 텅 빈 채 살아간다. 우리는 어떻게 하면 꿈을 잃지 않을 수 있을까? 진정한 나 자신을 찾아가는 과정을 어디서 찾을 수 있을까? 어쩌면 '캐캐체'의 새로운 시즌, '주얼 조커'에서 해답을 얻을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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