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RT insight

아트인사이트에게
문화예술은 '소통'입니다.

 

 

직업을 선택할 때 무엇이 중요하냐고 물었을 때, 색다른 대답을 내놓기도 쉽지 않다. 우선순위의 높낮이는 있겠지만 대체로 안정성, 높은 연봉, 워라밸 등의 항목들이 반복된다. 이게 우리나라의 보편화된 정서 때문이라기보다는 행복을 추구하는 인간 삶에 실로 당연한 일이라고 생각한다.

 

다만 우선순위를 미세조정하는 과정에서는 크게 두 부류의 유형을 관찰할 수 있다. 좋아하는 일을 하려는 사람과, 일은 일이고 생활은 생활인 사람. 시시비비를 가릴 일은 아니고, 그저 나는 전자에 가까운 사람이다.

 

원체 내 흥미와 적성을 잘 알고 있다고 자부한다. 그래서 아무리 사회적인 선호 직종이 있어도, 내게 맞는 옷이 아니라면 그들의 부와 명예에 크게 개의치 않는 편이다. 동시에 '이거 아니면 안 돼' 하는 것도 없다. 그 정도로 유연하지 못할 만큼 세상이 좁지 않다, 고 말 할 수도 있고 무엇 하나 포기할 용기가 없다고 할 수도 있다. 딱 그 가운데, 여건 되는 일 중 하고 싶은 일을 하고 살아야 한다는 주의다.

 

결국 좋아하는 거 하면서 생활이 되는 게 좋은 직업이라고 생각하고, 그 생각을 펼쳐보면 아래와같이 좋은 직업의 세 가지 기준을 이야기해 볼 수 있다.

 


[포맷변환]krakenimages-Y5bvRlcCx8k-unsplash.jpg

 

 

첫째, 최대한 많은 사람들에게 미미한 영향력이 있을 것.

 

처음 큐레이터를 꿈꾸었을 때, 파편화된 정보를 엮어 사람들이 감성으로 읽어낼 수 있게 만드는 작업이 좋았다. 예술은 질문을 던지지, 답을 주지 않는다는 것이 내 환심을 샀고, 그게 곧 사유의 마중물이 될 수 있다고 믿었다. 전시장에 들어선 관객이 작품 앞에서 멈춰 서서 비일상을 경험하는 그 순간을 만드는 사람이 되고 싶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예술의 대중이 굉장히 한정적임을 느꼈다. 나조차도 이해할 수 없어서 공감할 수 없는 담론들이 어렵게만 전개되니까, 안보이는 장벽이 분명히 존재한다는 것이 그려졌다. 그 계기로 플랫폼에 대해 고민하기 시작했다. 어떻게하면 더 가볍게 더 많은 사람들에게 닿을지 고민하며 스타트업 생태계와 가까워졌다. 거기서 문제를 정의하고 푸는 과정의 진수를 보았고, 예술의 대중화랄 것이 나의 문제이지 고객의 문제가 아니구나 하는 것도 느꼈다. 그래서 지금은 내 바람을 유보하고 '그러면 고객의 문제가 뭘까?' 들여다 보는 과정중에 있다.

 

빠른 판단이 필요하고, 실패를 두려워할 시간이 없고, 작은 변화가 곧바로 숫자로 드러나는 이 생태계에서 일하는 방식이 나와 맞는지는 아직 확신할 수 없다. 하지만 첫 번째 기준, 많은 사람에게 영향력을 미치는 것에 완벽히 부합한다.

 

 

둘째, 애정할 수 있는 조직내에 일할 것.

 

함께 일하는 동료와 조직 문화를 포괄하는 것으로서, 좋은 직장의 조건에 가깝지만 좋은 직업이기 위해서도 간과할 수 없는 부분이다. '저 사람 처럼은 하지 말아야겠다'는 반면교사식의 배움도 좋고 대인관계나 업무 역량에 있어서 내가 보고 따라할 수 있는게 있으면 더욱 좋은데, 어쨌든 협업에서 시너지가 날 수 있는 조직에서 성장하고 싶다.

 

내가 알기로 나는 인간관계에서 스트레스를 잘 받지 않는 편이다. 어느 정도의 유별남 혹은 나와 다른 생각을 가진 게 문제가 되지 않는다는 뜻이다. 그런데도 사람 때문에 매일 아침 출근이 두려운 상황이라면, 매 결정적인 순간 소모적인 논쟁이 반복된다면 업의 만족도를 지켜내기 어려울 것이라 생각한다.

 

또 가까운 사람 몇 명과 깊은 관계를 유지하는 나로서는 특히 주변 사람들에게 받는 자극을 중요시한다. 직장도 마찬가지, 하루의 대부분을 함께 보내는 사람들의 영향력과 내가 그들에게 미치는 영향력을 고루 돌아볼 수 있어야 한다.

 


셋째, 지속할 수 있는 방식으로 성장할 것.

 

가끔은 일상이 사라진 듯 느껴질 만큼 바쁜 시기가 있을 수 있다. 특히 커리어 초반에는 그런 시간을 열정으로 지나보내는게 자산이 되기도 한다고 믿는다. 워라밸을 반드시 사수해야 한다는 강박이 나를 끓는점에 이르지 못하게 만드는 냉각수 역할을 하도록 둘 필요는 없을 것이다. 필요한 만큼 깊이 몰입하며, 주말에는 피곤하지만 새로운 인사이트를 좇아볼 수도 있다.

 

그러나 몰입과 매몰은 다르다. 일에 매몰되는 순간, 생활환경이 정돈되지 않고 수면이 턱없이 부족해지는 등 기반이 흔들리는 느낌이 든다. 그때의 연료를 열심히 태워봤자 소진을 향해 달리는 꼴이 되어버린다. 그렇기에 좋은 직업은 성장을 외치면서도 지속할 수 있는 방식으로 나아갈 수 있어야 한다.


아직 사회에 진입하지 않은 예비 사회인으로서, 결국 내가 원하는 직업을 가지기 위해서는 그만한 역량과 태도를 갖춰야 한다는 사실이 불현듯 스쳐간다. 스스로의 가능성과 쓸모를 다듬어가는데 집중해야할 때가 아닐까.

 

 

 

임지영 (1).jpg

 

 

<저작권자 ⓒ아트인사이트 & www.artinsight.co.kr 무단전재-재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