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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애정의 온도 [사람]

미적지근한 온도로 사랑하기

by 조현정 에디터
2025.10.24 03: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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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욕망에 관한 책을 읽게 되었다.

 

찬찬히 글을 읽다 보니 내가 가장 욕망하는 것은 무엇일까 하는 의문이 생겨났다.

 

예전부터 관심을 가지던 문학, 영화, 또는 음악을 탐닉하는 일이라고 당당하게 외치고 싶지만, 실은 무언가를 명확하게 뽑기가 어렵다. 아마 내 기준에서는 좋아한다고 말할 수 있는 것들이 남들의 기준에서는 저게 좋아하는 건가? 싶을 정도의 수준이기 때문일 것이다.

 

무언가를 좋아하는 일에 타인의 기준을 내세우면 안 된다는 것쯤은 알고 있지만, 모두가 각자 좋아하는 것을 예쁘게 꾸며 전시하는 시대에 나의 애정과 타인의 애정을 비교하지 않기란 좀처럼 쉬운 일이 아니다.


생각해 보면 나의 이런 성향은 어릴 때부터 이어져온 듯하다. 친구들이 모두 아이돌을 이야기할 때 굳건히 아이돌은커녕 음악방송마저 거의 보지 않던 나였지만, 그렇다고 뚜렷한 취향이 있는 것은 아니었다. 누군가 아이돌을 좋아하냐고 하면 단박에 아니라고 대답할 수 있었지만 정작 무슨 노래를 좋아하냐고 물어보면 선뜻 대답하기가 어려웠던 것이다.

 

말하자면 내 취향은 서술형이 아니라 단답형으로, 그것도 '무언가가 취향이 아님'으로 정의되는 굉장히 이상한 방식으로 이루어져 있던 셈이다.

 

게다가 무언가 관심이 생기면 이것저것 찾아보던 또래 친구들과는 달리 나는 항상 호기심이 실행으로 이어지지 않는 타입의 사람이었다 보니, 무언가에 관심이 생겨도 그것을 잘 알지 못하는 내 스스로의 애정에 의심을 품기도 했다.


그래서일까, 가끔은 무언가를 뜨겁게 좋아하는 사람들이 부러워질 때가 있다.

 

언젠가는 나도 그들과 같은 열정, 같은 온도로 무언가를 사랑하고 싶다고 혼자서 생각하곤 한다. 정작 나와 반대의, 한번 빠지면 끝을 보는 친구가 장난스레 사랑이 고통스럽다고 말하던 것을 떠올려보면 그 사람들은 자신의 애정의 온도가 좀 낮기를 바라고 있을까 궁금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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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가진 애정에 대해 의문이 들 때면 스스로에게 세상에는 애정의 온도가 낮은 사람도 있는 법이라 말하곤 하지만, 솔직히 말해 남들처럼 무언가에 대한 사랑으로 잊지 못할 순간을 만들고 싶다는 욕망을 지울 수가 없다. 어쩌면 이게 나의 가장 큰 욕망이 아닐까 싶다.

 

비슷한 굴레를 10년 넘게 반복하고 있는 것을 보니 이제 그만 애정과 사랑에 대한 고민을 정리할 때가 된 것 같다. 아니다. 어쩌면 내가 아직 사랑할 대상을 만나지 못한 것일지도 모른다.

 

여전히 두 생각을 왔다갔다 하는 걸 보니 역시 해결된 문제가 아닌듯하다.

 

새로운 시도를 무서워하는 나인 만큼 도전할 것이 아주 많이 남아있으니, 언젠가는 뜨겁게 사랑할 수 있는 무언가를 만나기를. 그리고 그때에는 웃으며 그래, 사랑 참 고통스럽더라, 하고 말해볼 수 있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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