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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에, 그리고 오랜만에 국립중앙박물관에 다녀왔다.


근래 센스 있는 MD 및 행사 기획으로 주목받은 데에 이어 <케이팝 데몬 헌터스>가 불러온 한류 열풍으로 국립중앙박물관은 이례적인 호황기를 맞이하고 있다. 어렸을 적 방문했을 때는 가족 단위, 혹은 학교 단위로 온 방문객들이 많았다면, 이제 국립중앙박물관은 외국인들과 20대 방문객들이 증가한 일종의 ‘핫플’처럼 자리 잡은 듯하다.


박물관 구경을 애호하는 사람으로서 국립중앙박물관은 학생 시절 자주 방문하던 곳이었다. 성인이 되고 나서는 한 번도 오지는 못했지만, 그래도 국립중앙박물관을 방문했을 때의 기억은 여전히 선명하게 남아있을 정도로 많이 찾아갔었다.

 

그래서 더욱 궁금했다. 국립중앙박물관은 과연 무엇이 달라졌을까? 그 차이점은 왜 현재와 같은 신드롬을 일으키고 있는 것인가?


 

 

1. 선사/고대관의 리뉴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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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초 국립중앙박물관은 ‘선사·고대관’을 새롭게 단장하여 재개관하였다. 우리나라의 역사를 시대별로 전시해 놓은 대표적인 장소이기에, ‘선사·고대관’은 마치 책의 첫 장과도 같은 중요한 역할을 한다. 방문객과 가장 처음 마주하는 공간으로써 국립중앙박물관의 첫인상과도 같은 곳이기에, ‘선사·고대관’의 재탄생에 더욱 많은 관심이 모일 수밖에 없었다.


새로운 모습으로 마주한 ‘선사·고대관’은 훨씬 더 친절한 설명으로 방문객을 환영하였다. 기존의 ‘선사·고대관’은 으레 다른 박물관과 비슷하게 주요 시대의 전환점에만 설명을 기재하고 그 외에는 유물을 나열하는 것에 가까웠다면, 이번에 돌아온 ‘선사·고대관’은 각 유물을 모아놓고 그 유물들에 대한 설명을 각각 적어놓았다. 특히 선사 시대 사람들의 생활상에 집중한 설명으로 인류의 시간/공간별 변화를 살펴볼 수 있는 공간으로 변화한 점이 인상 깊었다.


영상 자료와 실제 유물의 모습을 본뜬 샘플을 통해 더욱 다양한 방식으로 과거를 체험해 볼 수 있게 만든 점도 눈에 띄었다. 우리가 역사 수업을 통해 익숙하게 알고 있는 주먹도끼나 빗살무늬 토기, 비파형 동검 등을 샘플로 함께 제작하여 이를 직접 만져볼 수 있는 새로운 경험을 큐레이팅하였고, 어린이들도 쉽게 볼 수 있는 영상 및 그래픽 자료로 교육적인 효과도 함께 극대화하였다.


 

 

2. 오감으로 체험하는 역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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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국립중앙박물관 방문을 통해 가장 인상 깊게 관찰한 변화는 바로 감각을 극대화할 수 있는 공간으로 변화하였다는 점이었다.


중근세관을 거쳐 가는 과정에서 만나게 된 ‘디지털 실감 영상1관’은 파노라마형 스크린에 프로젝션 매핑 효과를 사용하며 우리나라 풍속도와 민화를 개성 넘치면서도 아름다운 형태로 구현하였다. 요즘 유행하는 형태의 전시를 차용하면서도 한국적인 아름다움을 자랑하는 현명한 공간이다. 각기 다른 주제로 이루어진 10여 분간의 프로그램들을 계속 감상하고 나면 약 30~40분의 시간이 훌쩍 지나가 버린다. 요일별로 최대한 다양한 프로그램을 기획해 두어 다른 날짜에 방문해도 보는 재미가 있을 듯하다.


2층으로 올라가면 두 점의 반가사유상을 나란히 전시한 ‘사유의 방’으로 들어갈 수 있다. 오직 두 개의 유물만을 전시한 이 공간은 말 그대로 ‘사유’를 추구하기 위한 여백의 미가 돋보이고, 대화를 삼가야 하는 그 공간만의 규칙을 따라 조용히 이 공간을 즐기다 보면 명상을 하고 나오는 듯한 상쾌함을 느낄 수 있다.


마지막으로 3층 조각·공예관 중앙에 배치한 ‘감각전시실 공간_사이’는 다양한 감각으로 체험하는 경험을 가장 잘 느낄 수 있는 곳이었다. 성덕대왕신종의 울림을 소리뿐만 아니라 음파를 구현한 그래픽, 심지어는 진동을 느낄 수 있는 의자로 마련하며 청각/시각/촉각에 집중하는 체험을 선사하였다. 박물관에 왔다는 사실을 망각할 정도로, 국립중앙박물관만의 가장 유니크한 공간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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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중앙박물관은 단순히 젊은 층에 맞춘 새로운 기획력뿐만 아니라 우리나라의 역사를 더 이해하기 쉬우면서도 직접 체험해 볼 수 있는 방식으로 공간을 변화시키면서 ‘박물관’이 가지는 다소 고리타분할 수 있는 이미지를 탈피하였다.

 

오히려 방문객들이 입장료를 받았으면 좋겠다고 이야기하고 있지만, 우리나라의 역사를 더 많은 사람에게 소개하려는 의도로 입장료를 받지 않겠다는 국립중앙박물관의 입장은 앞으로도 변하지 않을 듯하다.

 

그럼에도 박물관의 발전을 위한 모금함은 수많은 방문객이 자발적으로 집어넣었을 지폐들로 꽉 차 있으니, 조금은 뿌듯하게도 느껴지던 하루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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