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RT insight

아트인사이트에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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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굴데굴 쳇바퀴처럼 매일을 보낸 날이 인생에서 절반이 넘는다.

 

아침에 일어나서 학교 갔다 학원 갔다 집. 아침에 일어나서 대학 전공 수업 갔다 집.

 

아침에 일어나서 학원 수업 듣다 서울 고시원. 아침에 일어나서 회사 갔다 집.

 

고등학교 졸업했을 땐 더 이상 학원에 가지 않아도 되어 행복했다. 루틴이 깨져서 행복했다. 매일 데굴데굴 굴러가는 삶이 아니어서 좋았다. 서운하기도 했다. 동네에서 매일 보던 가족들과 친구들을 못 봐서.

 

대학교 졸업했을 땐 더 이상 시간에 구애받지 않아도 되어 행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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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 때문에 못 했던 걸 자유롭게 할 수 있으니까.

 

근데 매일을 굴러서일까. 너무 가만히 있는 것 같아 며칠을 못 참고 학원을 등록했다. 쉬고 있으니 불안해서, 꾸준히 뭐라도 하는 내가 필요했다. 다시 루틴이 생겼다. 9시 30분부터 6시 10분까지 매일매일 6개월 동안 공부를 했다. 그랬더니 뭔가 살아가는 기분이었다.

 

뭔가 놀지 않는 것 같아 좋았다. 시간을 헛되게 보내지 않는 것 같음에 뭐라도 하고 있음에 뿌듯했다. 분명 루틴이 깨져 좋았는데 깨진 루틴 속에서 살다 보니 그게 마음을 더 불편하게 했다. 마치 처음 보는 세상에 발을 쉽게 못 내딛는 아이처럼 매일 똑같은 루틴을 벗어나고 싶어 했지만 벗어나니 다시 돌아가고 싶어졌다. 그리고 학원이 끝나고 나선 취업을 위한 포트폴리오를 만들고 꾸준히 이력서를 넣었다.

 

루틴이 필요했다. 쳇바퀴의 안정감이 편했다. 이력서가 하나둘씩 떨어지니 자유를 즐기지 못했다. 분명 나는 자유로운데 다시 쳇바퀴를 찾으러 돌아다녔다. 그렇게 바삐 돌아다니니 2달 만에 다시 나의 루틴을 찾았다.

 

바늘구멍을 뚫고 내린 빛에 열렬한 환호와 기쁨이 돋는다. 그리고 이상하게 마음 한구석에는 서운함이 생긴다. 무언가 빠진 아쉬움에. 잔뜩 긴장도 하고 설렘도 가지고 뭔가 진짜 사회인이 되는 것 같아 떨리는 마음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주변의 축하도 많이 받고 처음이지만 성장한 것 같고 이리저리 즐거운 하루들을 보냈다.

 

예전에 지하철을 탔을 때 무표정의 사람들이 채도가 낮은 옷을 입고 졸고 있는 게 안쓰러워 보였다. 지하철의 아이들과 나만 채도가 높은 곳을 입고 있어 그 기억이 오래 남았는데, 어느새 지하철 창가에 비친 나는 그들과 자연스레 섞여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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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도는 낮아져도 아직은 매일매일이 너무 행복하다. 반복되는 루틴 속의 편안함이 좋다.

 

매일 똑같은 삶은 아니니, 이런 날도 있고 저런 날도 있고 반복이 될 뿐 중복되는 삶은 아니라서 연차도 써보고 월급도 받아보고 새로운 경험에 무지 기뻐할 날이 오겠지.

 

근데 여전히 어딘가 선선한 느낌이 든다. 표현이 잘 안되는 아쉬움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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