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국민 대다수가 사용한다고 해도 무방한 메신저앱 ‘카카오톡’이 최근 업데이트를 실시하며 큰 논란을 일으켰다. 기존 채팅, 기껏해야 쇼핑 탭 위주였던 기존 버전에서 인스타그램을 모티브한 것인지 숏폼이 자동으로 재생되는 탭이 추가되고, 누군가의 프로필이 게시글처럼 보이게 되는 것이 논란의 중심이 되었다.
기본 연락을 비롯하여 업무 등에서도 문자, 전화보다도 카톡을 많이 사용하고 있는 사회에서 이런 카카오톡의 변화는 낯섦을 넘어 사생활 침해, 과도한 숏폼 노출 등으로 결국 큰 반발을 불러왔다. 이러한 카카오톡의 업데이트로 이런저런 잡음이 많은 와중 포털사이트에 게재된 기사 하나가 매우 인상적이었다. 바로 아이들에게 숏폼을 제한하고 있는데 카카오톡에서 숏폼을 보고 있어 학부모들의 분통이 터진다는 내용의 기사였다.
생각해 보니 유튜브, 인스타그램을 더불어 아이들이 많이 사용하는 틱톡, 그리고 이젠 다양한 커머스에서도 숏폼을 활용하여 제품을 홍보하고 판매할 정도로 인터넷은 숏폼의 세상이 되었다. 몇 초간의 짧은 호흡의 숏폼 콘텐츠는 몰입력이 높았고, 사람들은 부담없이 손가락 스크롤만으로 금방 정말 다양한 장르의 콘텐츠를 소비하고, 시청하게 되었다. 숏폼의 도입이후 대중교통에서 독서하는 사람을 보기 더욱 힘들어진 것만으로도 숏폼의 중독성을 쉽게 실감할 수 있다.
이리 알고 있는 숏폼은 짧은 시간에 정보를 제공하고 몰입력이 높다 등의 장점도 분명 존재한다. 바쁜 사회에서 숏폼만큼 빠르고 직관적으로 정보를 습득하긴 쉽지 않으니 말이다. 그러나, 짧은 시간에 이목을 끌기 위하여 자극적인 경우가 많을뿐더러 장점이었던 직관성은 여느 디지털콘텐츠와 마찬가지로 일방적인 정보제공에 그쳐 시청자의 사고를 방해하게 된다. 어른조차도 잠시 보려다가 30분 이상 숏츠를 보고 자책하는 경우들이 많은데, 통제력이 부족한 어린이들은 어떻겠는가. 부모님들이 아이의 숏폼 콘텐츠에 대한 노출을 막고 싶은 것은 어찌 보면 당연한 일이다.
이러한 숏폼의 위험성 염두, 중독 등 부작용에 관한 피해들은 당연히 우리나라에만 존재하는 것은 아니다. EU를 비롯하여 미국의 일부 주에서는 청소년 미디어 사용을 제한하는 법을 추진하고 있으며, 중국은 청소년 모드 기능을 일반화시켜 시청 시간에 제한을 두고 있기도 하다. 카카오톡은 이미 인증서부터 시작하여 택시, 지도 등 편리한 접근성을 기반으로 국민 다수의 일상생활에 스며들어 있다. 이는 아이들도 마찬가지다. 다행히(?) 카카오톡이 친구목록과 프로필에 대한 버전을 이전의 모습으로 다시 돌이킨다고 선언했으나, 숏폼 도입에 대해서는 여전히 강행하고 있다.
단기적으로는 숏폼으로 수익을 볼 수도 있을 것이다. 적응의 동물인 우리들은 언젠가 이 변화한 카카오톡에 적응될 수 있으며 불만을 가진 상태로도 이 앱을 사용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통제력을 잃기 쉬운 숏폼이 하루 가장 많이 사용하는 카카오톡에 존재하게 되므로 자연스레 숏폼에 노출되며 사용자별 앱 내 체류시간이 길어질 수도 있다.
그러나 이미 홍수인 숏폼의 세상이다. 온갖 곳에서 볼 수 있는 숏폼을 어쩌면 가장 많이 활용하는 앱에서조차 노출하게 된다면? 그 피로도도 무시할 수 없다. 카카오톡이 편리한 앱에서 피곤한 앱으로 전락할 수 있다는 소리다. 무엇보다 선택은 사용자의 몫이겠지만.
이런 저런 말이 많은 이번 카카오톡 업데이트 사태를 통해 명확하게 느낀 바는 스마트폰 온라인 세상도 이젠 우리에게 ‘보지 않을 권리’를 지켜줄 필요가 있지 않은가 라는 생각이다. 물론 카카오톡도 이윤을 추구하는 기업이니 시대의 흐름에 따라 숏폼으로 새로운 기회를 획득하고자 시도한 것이었겠지만, 궁극적으로 이 앱의 주요한 수입원은 사용자라는 점. 그리고 이 사용자들에게도 이런 것들을 보지 않을, 피할 권리가 있다는 것. 온라인 콘텐츠가 발전하는 만큼 이러한 권리도 보장되는 사회가 되어야 하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