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hat is Britpop?
2025년은 한국의 브릿팝 팬들에게 꽤나 의미가 있는 해이다. 왜냐하면, “The Big 4 of Britpop”에 속하는 오아시스, 블러, 펄프, 스웨이드 중 세 팀이 내한했기 때문이다. 한국만이 아니라 ‘브릿팝’이라는 장르는 부흥기인 90년대 이후에도 꾸준한 인기를 끌고 있다. 해당 장르가 이토록 사랑받는 이유는 무엇인가? 이와 관련한 몇 가지 질문과 함께 브릿팝에 대해 알아보자.
브릿팝은 왜 브릿팝인가?
네 팀 모두 보컬, 기타, 베이스, 드럼 등으로 구성된 밴드의 모습을 하고 있다. 이건 록 밴드에서 쉽게 목격 가능한 모습이기도 하다. 하지만, 그들은 왜 브릿’팝’이라고 불리는가? 그리고 왜 다른 장르가 아니라 ‘브릿팝’으로 묶여서 명명되는가? 다시 말해, 누군가가 “레드 핫 칠리 페퍼스와 오아시스는 왜 다른데?”라고 물어보면 그것에 대답할 수 있어야 한다.
우선적으로 “브릿팝”이라는 단어는 특정 음악 장르를 명명하기 보다는 한 시대의 문화적 흐름을 담아낸 단어에 가깝기에 곡에서 장르적 특성이 명확히 드러나진 않는다. 대신 일반적으로 1. 90년대 위주의 활동, 2. 영국 출신, 3. 밴드라는 특징은 공통적으로 보유하고 있다.
“브릿(British)”이라는 표현에서 알 수 있듯이 여기에 분류되는 그룹들은 모두 영국의 색채가 강조된다. 단순히 영국의 밴드라는 점을 넘어서 가사나 컨셉 이미지에서 영국의 전통이 녹아 있었다. 다만, 브릿팝이 크게 인기를 끌게 된 이후에 국가주의적 색채를 강하게 반영하여 그들의 음악을 홍보하는 것에는 밴드 자체적으로 거부감을 표하기도 했다.
또한, 그들은 록 밴드로 구성된 동시에 팝의 면모를 갖추고 있었다. 공감 가는 가사나 일상적 소재를 통해 대중적 정서를 자극하고, 사운드적으로 거부감 없이 들을 수 있었으며, 따라 부르기에도 쉬웠다. 그래서 대중적 성공을 거두었고, 마니아 층의 음악이 아니라 모두가 즐길 수 있는 음악이 된 것이다.
왜 Big 4가 탄생되고, 그걸로 명명되는가?
네 팀이 Big 4라는 칭호가 붙은 이유를 살펴볼 필요가 있다. 브릿팝에는 매닉 스트리트 프리처스나 슈퍼글래스, 그리고 더 버브 등의 밴드도 있었다. 그리고 그 외에도 수많은 그룹이 있을 것이다. 이 “Big 4”라는 구분은 무엇을 기준으로 만들어진 것인가? 그리고 왜 3팀이나 5팀이 아니라 하필 4팀이었는지도 궁금해진다.
이는 NME 등의 영국 음악 잡지에서 논해진 구분법으로, 앨범 판매량이나 티켓파워 등의 정량적 측면이 아니라 “브릿팝 전설”을 구성하기 위해 만들어진 것에 가깝다. 세 팀을 논하기에는 스펙트럼이 좁아지고, 다섯 팀을 논하려면 이들 간의 결집력이 적어지는 등 균형 면에서 네 팀이 선정됐다고 보는 게 적절하다. 또한, 매닉 스트리트 프리처스는 웨일즈 출신이라는 점에서 “영국”이라는 국가적 색채보다는 지역색이 뚜렷하게 드러났고, 더 버브는 활동시기가 묘하게 빗겨 나가는 등의 차이가 있었다.
실제로 후대에 많은 사람들이 브릿팝을 논할 때 거론하는 네 가지 중요한 장면이 있다. 우선 시초에 1992년에 발표된 스웨이드의 “The Drowners”가 있었고, “Definitely Maybe” 앨범 발표 이후 오아시스의 폭발적 성공. 그에 대한 대립 구도로 영국의 초상을 그려낸 블러의 “Parklife”. 그리고 1995년 글래스톤베리 피라미드 스테이지에서 펄프의 Common People 공연의 성공(참고로, 이는 스톤 로지스의 결원을 채운 공연으로 우연적인 장면이다). 이렇게 네 팀이 연결성을 충분히 갖추고 있었고, 후대에 “Big 4”로 굳어진 것이다.
당시 그들의 인기는 어느 정도였는가?
인터넷에서 정보를 찾다 보면, 네 팀끼리 이성관계나 비즈니스 측면에서 적지 않은 충돌이 있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특히 오아시스와 블러의 1:1 구도는 굉장히 흥미로워 현대까지도 관심을 끌고 있다. 이렇듯 그들은 가십의 중심에 놓여있고, 단지 음악을 넘어 스타로서 인기를 끌었다.
재밌는 일화 중 한 가지로, 1995년 8월에 오아시스 “Roll With It”과 블러 “Country House”가 같은 날 발매되어 NME를 주축으로 한 앨범 판매량 대결구도가 화제가 되기도 했다. 이는 “The Battle of Britpop”이라는 이름으로 불리며, 대중의 관심을 끌었다. 두 곡 모두 훗날 발매될 앨범의 선공개 싱글로, 6일 간의 앨범 판매량을 집계해본 결과 승자는 블러였다. 다만 이후 발매된 정규앨범 오아시스의 “(What's the Story) Morning Glory?”와 블러의 “The Great Escape” 중에서는 전자가 장기적으로 더 큰 성공을 거두었다고 평가된다.
그 중에서도 인기 많은 팀이 어디인지도 궁금해지는데, 이 질문에 대답하기 위해서는 당대의 음반 판매량과 차트 성적 등을 척도로 두는 것이 적절할 것 같다. 이에 대한 답은 오아시스이다. “(What's the Story) Morning Glory?” 는 2천만장 이상의 판매량을 기록했고, 영국에 국한되지 않고 전세계적인 이목을 끌었다. 그 다음 가는 팀은 블러, 그리고 펄프, 스웨이드 순으로 순위를 매길 수 있겠다.
90년대 이후의 브릿팝은 어떻게 사그라들었는가?
분명히 브릿팝은 실체가 있었지만, 지금은 대중음악사 속 한 장면으로 남아있다. 현 시점에 그들을 전설이라고 부를 수는 있겠지만, 현역이라고 명명할 수는 없다. 그들은 언제부터 현역의 자리에서 물러난 것이며, 또 그 주축에 무엇이 있는지도 살펴보자.
대부분은 90년대 후반을 브릿팝이 저무는 시기라고 본다. 그 즈음부터 전자음악과 일렉트로닉 사운드가 유행하기 시작했고, 덩달아 브릿팝 그룹들의 앨범 색채도 많이 바뀌었다. 이후 콜드플레이, 트래비스 등의 밴드가 등장하며, 그들이 포스트 브릿팝이라는 장르의 선두자가 되었다.
한편, 지금 새로운 브릿팝 밴드는 존재하고, 그것은 받아들여지는가? 클래식이 1600년대에도 있지만, 현대에도 있는 것처럼 말이다. 한 마디로 단정짓기에는 어려우나, 브릿팝의 색채에 영향을 받은 밴드는 많이 있다. 하지만, 브릿팝은 단지 장르적인 차원이 아니라 90년대 중반에 나타난 문화적 현상에 가까웠기 때문에 현 시점에 새롭게 “브릿팝 그룹”이라고 불리는 밴드는 없다고 볼 수 있다.
플러스, 2020년도 이후 왜 다시 재결합을? 이는 단지 우연인가?
앞선 소개에서 말했듯이 2025년은 꽤나 의미가 깊은 해이다. 2020년대 이후 여러 브릿팝 밴드의 재결합과 신보 소식을 들을 수 있었는데, 그 시기가 맞물린 게 2020년대 이후라는 건 눈여겨볼 만하다. 2023년 블러의 8년만의 신보. 2025년 발매된 펄프의 새 앨범. 2020년대 이후 몇 개의 앨범을 낸 스웨이드. 마지막으로 형제 갈등의 골을 풀고 2024년 재결합 소식을 알린 이후 활발히 투어를 이어가고 있는 오아시스까지.
이것이 필연임을 주장하기에는 단지 추측에 불과하지만, 코로나19 사태가 일종의 계기가 되었을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 2020년 팬데믹 사태 이후 2-3년간 침체기를 겪던 공연과 페스티벌 산업이 재차 자리를 찾게 되고, 여러 국가에서 공연에 대한 수요가 높아졌다. 또한 90년대에 브릿팝 음악을 소비하던 70-80년대생의 향수와 SNS 등지에 나타난 레트로에 대한 수요도 어느 정도 작용했을 것이다. 사실 무엇보다도 전성기 이후 개인활동을 이어 오다가 중장년의 나이에 접어든 밴드 멤버들의 가치관 변화가 가장 컸을 것이다.
2020년대에 다시 그들의 음악을 즐길 수 있다는 것은 감회가 새로운 일이다. 앞으로도 이런 음악계의 활기가 지속되길 바란다. 이에 대해 올해 발매된 펄프의 신보 “Spike Island”의 가사 중 하나인 “Come Alive”라는 표현을 빌리고 싶다. 번역은 “생기를 얻다”, 혹은 “생기를 되찾다”정도로, 이처럼 현재 다시 한 번 생기를 가지고 큰 인기를 끌고 있는 브릿팝 열풍이 앞으로도 계속되길 희망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