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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이 영화의 제목과 포스터를 보았을 때 뭐랄까 미국의 잘 만든 웰메이드 영화 같은 인상을 받았다.

 

지금 당장 그런 영화들의 예를 떠올려보면 졸업, 포레스트 검프 같은 영화들이 떠오른다.

   

‘이 영화 뭐지’ 하는 그런 미친 영화들이 한편에 존재한다면, 다른 편에는 영화가 존재하는 이유, 영화가 필요한 이유를 말해주는 듯한 따스한 영화들이 존재한다. 전자와 같은 영화에 빠져있을 때면 다시금 후자와 같은 영화들이 자꾸만 보고 싶어진다.

 

그래서 이 영화를 본 게 아닐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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니콜라스 케이지. 정말 독특한 페이스에 미친 듯한 연기력을 가진 배우이다.

 

이전에 처음으로 ‘라스베가스를 떠나며’에서 그를 접하고 그의 연기에 감탄했던 기억이 난다. 그때의 그 병약하고 위험해 보였던 그 캐릭터와 달리 이 영화 속 니콜라스 케이지는 아주 강인하며 확신과 자신이 넘쳐난다.

   

물론 그가 다른 시공간 속 잭이 되었을 때 그는 잠시 방황하지만, 그 세상에서 또한 곧바로 적응해 나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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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웰메이드 미국 영화를 볼 때면 시나리오 작법서에서 보았던 그 원칙들이 계속 떠오른다. 눈에 선하게 보이진 않더라도 대략적으로 그런 가이드라인 범주에 들어가 있는 듯한 느낌이다.

   

어떤 연속된 기회, 좌절, 절정, 그리고 이내 잠잠했다가 어떤 일을 계기로 변화를 맞는 엔딩. 똑같진 않아도 무언가 공통되는 부분들이 분명 존재한다. 그런 것들이 결국 좋은 영화가 되는 데 이바지를 하고 우리가 그런 식으로 느끼도록 작용한다는 건 분명한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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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그 원칙들을 어떻게 창의적으로 변용시켜 작품에 대입할지로 그 영화가 웰메이드가 될지 그저 그런 아류작이 될지는 감독의 역량이 아닐까 한다.

   

이 영화는 어쩌면 가장 단순한 메시지를 일관되게 내포하고 관객 또한 결말이 어떨지 정확히는 몰라도 이 영화가 말하고자 하는 바를 영화가 시작하고 케이트가 잭에게 가지 말라고 하는 순간부터 어느 정도 직감할 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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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는 오프닝부터 관객을 강렬히 빨아들인다. 이렇게 왠지 불길해서 가지 말라고 해도 결국 그곳에 주인공이 가게 됨으로써 모든 변화의 시작이 되는 영화가 무수하다.

   

이 영화 역시 아주 빨리 오프닝부터 관객에게 마치 선포하듯 그 둘의 운명이 어떻게 될지 직접적으로 예고한다. 그 뒤 이런 픽션 영화에 등장하는 조력자 혹은 절대자 같은 존재가 마치 주변의 평범한 사람으로 아주 자연스레 등장한다.

   

이 신은 브루스 올마이티 속 절대자였던 모건 프리먼을 떠오르게 한다. 그러고 보니 쇼생크 탈출 속 모건 프리먼이 결국 변화하게 되었다는 점에서 이 영화 속 잭과 유사하다 볼 수 있다.

   

이 영화에서 결국 잭이 그 변화된 삶에 적응했던 결정적 계기가 아내의 생일날 찍었던 비디오를 보면서가 아닐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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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에서 찍힌 비디오를 볼 때면 가끔 이상한 기분이 든다. 온 세상이 멈추고 그 비디오만 재생되고 있는듯한 기분. 이는 마치 아메리칸 뷰티 속 비닐봉지가 바람에 날리던 비디오를 바라보는 장면 혹은 킬빌 2에서 잠든 딸아이 방에 흘러나오던 티비 장면을 떠올리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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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뒤 영화는 한 번 더 오프닝 때와 마찬가지로 둘에게 같은 시련을 제공한다. 기대와 좌절. 결국 같은 상황 속에서 잭은 결국 뉴욕으로 다시 돌아왔던 그 세계 속 잭처럼 이번엔 자신의 결정을 유보하고 다시 가정에 충실해지려 한다.

   

그러나 역시 절대자는 이런 상황에서 주인공에게 친절하지 않다. 그렇게 평안을 되찾을 때쯤 다시금 잭은 원래 세계로 다시 돌아가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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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인공이 마지막을 고하듯 아이와 아내에게 자신을 기억해달라고 작별 인사하는 장면은 마치 고레에다 히로카즈의 ‘어느 가족’ 속 그 아버지가 마지막에 자신의 친자식이 아닌 아이에게 이별을 고했던 장면을 떠올리게 한다.

   

그렇게 다음날 깨어난 뒤 바로 그를 맞이하는 건 그와 초반에 관계를 나눈 여성이다. 정말 강렬히 등장한다. 볼링장에서의 그 추파를 날리던 여성도 그렇고 이런 등장인물들은 영화에서 일종의 야한 포스터와 같은 역할을 하는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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굳이 영화상에서 필요한 요소들은 아니나, 관객의 이목을 잠깐 끌어 영화에 더 잘 집중하도록 하기에는 충분하다. 어떻게 보면 맥거핀과 작동 방식이 유사하다고 볼 수 있을 것이다.

   

그 뒤, 케이트를 곧바로 찾아가지만 이미 그녀는 마음을 완전히 닫은 상태처럼 보이고 공항에서 마주했을 때조차 그는 완전히 좌절한다.

   

그러나 그는 오프닝에서 그녀가 그랬듯 이번엔 그가 예견된 미래가 아닌 이미 경험한 그 찰나의 기억을 토대로 그녀에게 자신들이 만들어 나갈 미래를 이야기하며 그녀를 설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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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시나 성공대로가 보이는 확실한 결론 보다는 미약하지만 따스하게 그려지는 모호한 진심이 통한 걸까. 결국 둘은 커피를 마시며 영화는 막을 내린다.

  

나는 이런 영화를 무척 사랑하는 것 같다. 요란한 기교를 부리는 영화들도 흥미롭긴 하다만 그런 영화에 때로 지쳐있을 때쯤 이런 영화는 마치 크리스마스 선물처럼 예상치 못한 따스함을 선사해 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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