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CT WISH의 파도
바다를 떠돌며 새로운 곳으로 여행을 떠나며 고난과 역경에 부딪히지만, 결국 그 넓은 망망대해에서 우리만의 길을 찾는 가사들은 어느새 아이돌의 필수 코스가 된 듯하다.
‘바다’라는 깊고, 끝이 없고, 미지의, 푸른, 시원하기도, 차갑기도, 발이 닿지 않고 어디든 나를 데려갈 수 있으면서도 어디인지 모르게 만드는 아주 여러 가지의 속성들. 물에서 비롯한 다양한 여러 가지의 속성들은 아주 컨셉츄얼해서 오히려 소재로는 평범해진 느낌이다.
이제는 물과 바다로 얼만큼 변주를 줄 수 있느냐가 관건이다.
WOODZ(조승연)에게 물은 더 깊이 빠져 죽어도 좋은, 너에게 잠겨 죽고 싶은 비와 눈물의 속성이었다(Drowning).
JOY의 물은 바다로 해변가에서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 햇살 아래 그을리고, 스친 손에 웃음을 지으며 사랑을 말하는 장소이다(Love splash).
NCT DREAM에게는 아득하고 유일한 나의 바다이자 어딘지 모르고 표류하고 싶은 곳, 안에 깊게 잠겨 살고 싶은 ‘사랑하는 너’로서 기능했다(고래). 또한, 최근에 나온 BTTF, CHILLER를 타이틀로 한 ‘Go Back To The Future’ 앨범의 ‘항해’라는 곡에서의 바다는 사납고 드넓지만 우리가 함께 영원히 꿈을 꿀 수 있는 공간을 의미한다.
모든 낮과 밤에 너와 함께 아름다운 항해를 하고 싶은 곳. 거칠고 어디인지 모르는 망망대해라도 너와 함께 있다면 아름다울 것이라는 확신의 말로 가득하다. 각 아티스트의 컨셉, 추구미와 너무나도 잘 어울리는 가사들이다.
이렇게 물은 여러 가지로 모양을 바꾼다. 비, 눈물, 바다. 잠겨서 죽고 싶은지, 살고 싶은지. 드넓은 파도가 두려워 너와 함께 하고 싶은 건지, 드넓기 때문에 아름답게 나아갈 수 있는 건지.
여러 가지 모양의 물과 바다가 쏟아지는 KPOP 가사들 속에서 NCT WISH는 파도 위에 올라탄다.
SURF라는 제목으로 시작한 노래는 파도를 가르며 질주하는 청춘의 설레임과 자유로움을 나타낸다.
NCT WISH는 의외로 사랑 노래의 경력이 꽤 있는데, (steady – 넌 아름다워 푸르디 푸른 눈빛 그 다정다정 말투 이대로 변하지마 / poppop – 눈만 맞춰도 달아 This love is so sweet, 우리 둘이면 돼 다른 건 필요 없는데, 애니 속의 주인공은 너와 나야) 이번에도 펑키한 리듬과 청량한 사운드 위에 사랑을 담아냈다.
SURF라는 대주제, 파도를 가르는 청춘들의 모습은 두 손을 잡고 파도를 함께 타는 모습이 ‘춤을 춰 나의 dancer’라는 가사로 그려지고, 이미 나는 너라는 섬에 갇혔으니 함께 파도를 타고 수영하자며 계속해서 바다로 달려나간다.
요즘은 대상의 성별이나 주체를 명확하게 하지 않은 채 너와 나로 상대를 지칭하는 것이 대부분인데 NCT WISH 역시 나의 dancer라는 표현을 통해 듣는 모두에게 손을 잡고 파도 위에서 함께 춤을 추자고 말하고 있다. (중간에 Lady라는 표현이 한번 등장하긴 하지만 반복적으로 등장하는 것은 ‘dancer’, ‘우리 둘’, ‘너’라는 표현이다.)
뮤직비디오 역시 멤버들을 제외한 제3의 인물이 등장하지 않고, 멤버들끼리 서핑하는 법에 대해 얘기하고 수영장에서 잠수 대결을 한다. 서핑하는 행위보다는 서핑을 하기 위해서 바다로 떠나 ‘함께’하는 멤버들의 모습이 담겨있다.
결국 함께 손을 잡고 춤을 출 Dancer는 멤버들 ‘서로’라고도 해석할 수 있는 여지가 있다.
너에게 잠기고, 빠지고, 너라는 섬에 갇히는 무겁고 깊은 감정들을 슬쩍 드러내다가도 청량한 사운드 위에서 이어지는 다음 가사들은 ‘we’ll fly, oops! 우리 기분 너무 높아‘, ’jump out right now!‘처럼 계속 위로 상승하고 있다.
잠수를 하다가도 어쨌든 위로 떠오르는, 네게 빠져 파도를 치다가도 어쨌든 surf, 파도 위로 올라타 춤을 추는 산뜻하고 귀여운 컨셉. 파도 위에 올라타는 선택이 신인 그룹의 패기 같아 웃음이 난다.
아직 깊이 빠지기엔 너무 어리니까! NCT WISH의 미니 3집 COLOR는 9/8 오후 6시 공개된다.
세상을 WISH의 색으로 물들이기를 바라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