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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lice Phoebe Lou - Pretender

 

 

남아프리카공화국 출신 싱어송라이터 앨리스 피비 루(Alice Phoebe Lou)는 고요한 자기 발견과 내면의 고백을 노래하는 아티스트다.

 

2016년 첫 데뷔 앨범 [Orbit]을 발매한 그녀는 꾸준한 발매와 세계 각지의 거리공연으로 팬덤을 확장해왔다. 특히 레이블 계약 없이 직접 제작한 음악으로 오랜 시간 동안 활동했고, 2023년 발표한 정규 앨범 [Shelter]에서는 그녀만의 가장 정제된 사운드와 보컬이 담긴 앨범으로 좋은 평가를 받았다.


앨리스 피비 루의 음악은 다양한 사운드를 실험하지만, 그 중심에는 항상 가사와 목소리의 힘이 존재한다. 'Witches'의 사이키델릭한 질감부터 'Shelter'의 인디팝 사운드까지, 그녀는 사운드 구성의 여러 형식을 시도해왔다.

 

하지만 곡의 무게중심은 늘 목소리에 있었다. 로파이한 질감에서 드라이한 보컬까지 다양한 색을 입혀도 앨리스의 음색은 또렷이 들리며, 그 목소리가 전하는 고민과 솔직한 이야기는 오랜 시간 변하지 않는 본질을 구성한다.


최근 그녀는 10월 발매 예정인 정규 앨범 『Oblivion』을 앞두고 네 곡의 선공개 싱글을 연달아 발표했다. ‘You and I’, ‘The Surface’, ‘Old Shadows’, 그리고 ‘Pretender’를 엮어 하나의 EP로 선보였다. 각 곡은 전작의 연장선상에 있으면서도 보다 내밀한 감정과 간결한 편곡이 돋보인다. 특히 드럼과 리듬 악기 없이 어쿠스틱 기타와 보컬을 중심으로 전개되는 편곡은 편안하면서도 힘을 잃지 않는다.

 

‘You and I’는 가장 먼저 공개된 곡으로 싱글 시리즈의 서두를 연다. 반복되는 기타 루프와 담백한 멜로디, 절제된 감정선은 아티스트 특유의 미니멀한 미학을 따르고 있다. 관계의 끝자락 혹은 여운을 다룬 듯한 가사와 구조는 포크 발라드의 전형을 따르면서도, 몽환적인 신스 사운드와 넓은 공간감 덕분에 인디팝 트랙에 가까운 인상을 준다.

 

세 번째 싱글 ‘Old Shadows’는 네 곡 중에서 가장 강한 서사를 지닌 트랙이다. 먹먹한 피아노를 중심으로 정리된 사운드는 단순하지만, 보컬의 표현력은 서사를 따라 짙은 호소를 들려준다. 과거의 기억 혹은 상처를 떠올리며 그것을 포용하려는 화자의 태도가 곡 전체에 걸쳐 반복된다. 이 곡에서 앨리스는 감정을 격앙시키거나 고조하지 않는다. 대신 수용하는 방식으로 말하며, 청자는 그 차분함을 통해 감정의 무게를 더 분명하게 느낀다.

 

가장 최근 공개된 ‘Pretender’는 직설적인 메시지를 담고 있다. 앨리스는 곡에서 자신을 ‘가짜’ 또는 ‘연기자’로 묘사하며 자기 보호를 위해 감정을 숨기고 살아왔던 태도를 자각한다. “I pretended to know everything / I am more than my defenses” 같은 가사는 개인의 자아 인식과 감정 정리라는 주제를 담아낸다. 앨리스는 불필요한 악기나 리듬 없이 기타와 목소리만으로 서사를 밀고 나간다. 이런 구조는 그녀가 가진 가장 큰 무기인 목소리를 가장 잘 보여주는 방식이기도 하다.

 

앨리스가 공개한 네 곡은 차분한 정서와 간결하고 정돈된 사운드를 들려준다. 사운드적으로는 초기작들에 비해 곡마다 소리를 최소화하고, 멜로디와 리듬보다 느낌을 중심으로 구성된다. 동시에 이 곡들은 단지 하나의 EP라기보다는 앨범 전체 서사의 예고편처럼 작동한다. 10월에 발표될 [Oblivion]은 일관성 있는 정서와 구조로 설계된 앨범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앨리스 피비 루는 앨범마다 자신만의 언어로 감정을 정리하고 말해온 아티스트다. 그리고 이번 선공개 곡들은 그 언어가 더 정제되고 단단해졌음을 보여준다.

 

대형 레이블이나 화려한 마케팅 없이도 주제의 밀도와 일관성을 유지하는 아티스트는 많지 않다. 그렇기에 앨리스 피비 루의 [Oblivion]은 진솔한 태도가 먼저 느껴지는 앨범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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